요즘 일 때문에 고등학생들과 많은 시간을 보낸다. 전혀 알 수 없던 그 세계에 발을 들인 후, 그들을 찬찬히 지켜보며 많은 생각에 잠긴다. 누군가는 취업으로, 또 누군가는 대학으로 하루라도 빨리 교복을 벗고 고등학교라는 울타리 벗어날 날을 손꼽던 모습은 그 시절의 나와 다르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는 미성년자라는 타이틀을 벗어나는 20대가 되면 뭐든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어른들도 말했다. “대학 가면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태생이 쫄보라 방탕하고 문란한 … [Read more...] about 20대, 나를 함부로 대했던 시간들
여행지의 아침을 열어준 식사들
눈을 뜨면 시작되는 하루. 매일 똑같은 그 아침이 유독 기다려지는 날이 있다. 바로 여행지에서 맞이하는 아침. 그것은 늘 설렘으로 가득 차 있다. 보통 여행지에서는 일찍부터 눈이 떠지는 편이다. 또한 종일 밖에서 에너지를 쓰기 때문인지 아침 식사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평소보다 크다. 여행지의 아침을 더 즐겁게 만들어 준 아침 식사를 되짚어 본다. 저렴한 가격과 최고의 위치를 겸비한 호스텔이나 게스트 하우스는 늘 세계 각국에서 온 가난한 여행자들로 북적인다. 다양한 개성만큼 여행 … [Read more...] about 여행지의 아침을 열어준 식사들
분노와 화를 잠재워 주는 마법 같은 그 한 마디
몇 해전, 중국에서 일할 때였다. 한국과 중국 합작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8개월간 중국 생활을 했다. 숙소인 호텔과 사무실만 오가는 단조로운 생활. 가끔 해외로 출장을 가거나, 숙소 근처의 마트가 있는 대형 쇼핑몰을 가는 정도가 유일한 외출이었다. 낯선 땅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일한다는 건 상상 이상의 어려움이 있었다. 모두가 ‘프로젝트의 성공’이라는 목표 하나를 향해 달려가는 8개월간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언어도, 환경도, 문화도 다른 사람들과 얼굴 맞대고 일을 하는 것에는 예상치 못한 … [Read more...] about 분노와 화를 잠재워 주는 마법 같은 그 한 마디
‘사는 여행’을 위해 현지에서 해봐야 할 3가지
한때는 여행을 할 때면 늘 그런 욕심에 사로잡혔다. 현지인처럼 사는 여행. 단 며칠 머무는 여행자 주제에 감히 현지인처럼 사는 여행을 꿈꿨다. 관광객이 차고 넘치는 여행지, 맛집을 가는 것은 “씅“에 안 찼다.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다는 숨은 명소, 현지인들이 북적인다는 맛집에 가는 것에 묘한 성취감+우월감에 도취했다. 하지만 뜨내기 여행자의 태생적인 한계 앞에 늘 좌절했다. 여행이 해내야 할 숙제가 아닌 그저 시간과 공간을 누리는 행복이라는 걸 깨닫게 된 후 ‘현지인처럼 사는 여행’에 대한 … [Read more...] about ‘사는 여행’을 위해 현지에서 해봐야 할 3가지
당신이 꼭 알았으면 하는 포르투갈의 매력
우리는 포르투갈을 얼마나 알까? 스페인의 옆 나라? 와인이 많이 나는 곳? 우리형 호날두의 조국? 내가 아는 사전 정보는 딱 그 정도였다. 역사가 어떻고 산업이 어떻고 하는 학문적인 얘기는 교과서를 덮은 이후로 업데이트된 게 없다. 종종 뉴스에서 경제 문제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넘쳐나는 저성장 나라라는 정도만 알았다. 아는 것이 없으면 기대하는 바도 없다. 10년 만의 유럽 여행을 준비하며 1순위로 가고 싶었던 곳은 스페인이었다. 스페인 옆에 붙은 덕에 별 기대 없이, 별 준비 없이 … [Read more...] about 당신이 꼭 알았으면 하는 포르투갈의 매력
나의 팬케이크 유랑기
그것을 처음 먹은 것은 아마 초등학교 저학년 때쯤이었을 거다. 이제 막 중학교에 들어간 큰언니가 가정 실습을 마치고 돌아온 그즈음이었을 것이다. 큰언니는 어린 동생들에게 문익점 같은 존재였다. 본인이 보고 배우고 느낀 신문물을 동생들에게 끊임없이 전파했다. 엄마 아빠는 빠듯한 살림에 4남매를 키우느라 밤낮없이 일해야 했다. 그래서 집에 있는 시간보다 일하느라 밖에 있는 시간이 더 많은 분들이었다. 줄줄이 딸린 동생들에게 큰언니는 엄마이고 또 아빠였다. 부모님이 없는 집에서 아래로 2살, … [Read more...] about 나의 팬케이크 유랑기
20대의 여행엔 없지만, 30대의 여행엔 있는 3가지
여행의 경험은 짐을 싸는 것으로 집약된다. 내가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은 오직 경험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 짐을 싸고 캐리어를 잠그기 전, 뭔가 빠지지 않았나 하면서 제일 먼저 꼽아 보는 것은 손톱깎이다. 손톱이 얇아 쉽게 부러지는 나는 긴 손톱을 싫어한다. 그래서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손톱을 잘라야 하기 때문에 여행 시 꼭 챙겨 넣는다. 부러진 긴 손톱이 거치적거려 신경 쓰다 보면 여행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 같은 여행지에 갈 때는 샴푸나 트리트먼트를 굳이 챙겨 … [Read more...] about 20대의 여행엔 없지만, 30대의 여행엔 있는 3가지
20대의 여행엔 있지만, 30대의 여행엔 없는 3가지
글에 앞서 20대의 여행과 30대의 여행. 어떤 쪽이 더 옳다거나 어떤 쪽이 진화한, 혹은 상위의 여행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강요할 수도 없다. 모두의 20대가 그러하지 않고, 모두의 30대가 그러하지 않으니 편협한 단정은 금물! 그저 개인적으로 경험하고 느낀 바를 기준으로 작성했다는 점을 기억해주시길 바란다. 타고나기를 내성적인 성격의 끝판왕으로 태어났던 나는 환경을 바뀌는 걸 무척이나 두려워했다. 낯가림은 늘 신생아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고, 낯선 사람과 말 … [Read more...] about 20대의 여행엔 있지만, 30대의 여행엔 없는 3가지
더 이상 여의도에 벚꽃을 보러 가지 않는 이유
이맘때면 뉴스고 신문이고 어디나 활짝 핀 벚꽃 얘기가 넘쳐난다. 진해에 얼마나 많은 인파가 모이고, 여의도가 언제부터 축제고, 잠실 석촌 호수엔 언제 가야 절정에 이른 벚꽃을 볼 수 있다고… 나도 그랬다. 그 무수한 벚꽃 놀이를 하러 온 군중 속 한 사람이었다. 벚꽃 필 때가 되면 손꼽아 갈 날을 기다렸다. 여의도 근방에서 일할 때는 밤늦게 야근을 마치고 지인들과 작당 모의를 했다. 축제 기간이라 차량 통제를 한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도로 위에서 돗자리도 없이 와인을 땄다. 잔도 마땅한 게 … [Read more...] about 더 이상 여의도에 벚꽃을 보러 가지 않는 이유
먹부림으로 기억하는 6일간의 홋카이도
나의 여행이 늘 그렇지만 이번 여행 역시 즉흥적이었다. 일반 직장인처럼 장기 플랜을 짤 수 없는 프리랜서의 삶이 늘 그러하다. 여행을 가기 위해 시간을 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있을 때 여행을 가지 않으면 평생 갈 수가 없다. 가고 싶은 여행지 리스트 상위권에 늘 랭크되어 있는 홋카이도를 가기로 하고 불과 약 일주일 안에 모든 걸 결정하고 정리하고 떠났다. 겨울이고 여름이고 늘 비싸기만 했던 비행기 표도 저렴했고, 숙소도 성수기에 비해 반값에도 못 미쳤다. 기회는 이때였다. 블로그도, … [Read more...] about 먹부림으로 기억하는 6일간의 홋카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