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군 인공지능과 이세돌의 역사적인 승부는 결국 인공지능의 승리로 끝났다. 인공지능은 ‘도착한 미래’로 다가왔고 그것이 인간에 도움이 될지 위협이 될지는 인류의 숙제로 남았다. 대국 중 필자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바둑이 끝났을 때였다. 이세돌은 평소처럼 복기하고 싶었지만 상대가 없었다. 알파고가 그 수를 왜 거기 두었는지 알 수 없었다. 이 장면을 보며 더글러스 애덤스의 소설이자 영화로도 친숙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한 … [Read more...] about 영화가 예견하는 인공지능의 미래 ①: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영화
‘옛날’ 영화들이 몰려온다
지난 6월 29일 개봉한 <500일의 썸머>는 역대 재개봉작 중 처음으로 개봉 첫날 관객 1만 명을 돌파했다. 그전까지 기록은 <인생은 아름다워>와 <이터널 선샤인>이 1만 명에 살짝 못 미치는 수치로 갖고 있었다. 재개봉작들은 대개 '다양성 영화'로 분류돼 관객 1만 명 정도를 손익분기점으로 하는데, 이 영화는 평일인 수요일 첫날 이미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것이다. <500일의 썸머>가 선전하며 박스오피스에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 [Read more...] about ‘옛날’ 영화들이 몰려온다
꺼내 먹어요: 이별 이후를 견디고 있는 당신에게
이별 후의 행동들은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구석이 있다. 나는 이별 후의 어느 밤을 클럽에서 보낸 적이 있다. 그가 비보잉을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쪽에 취미가 없는 내가 힙합클럽에 대해 아는 것은 모두 그로부터 들은 것이었다. 사람들 틈에 섞여 몸을 흔들면서 나는 내가 클럽에 온 이유에 대해 생각했다. 그가 그리웠던 것도, 그와 마주치고 싶었던 것도, 새로운 만남을 기대한 것도 아니었다. 시간이 흐른 후에 이해했다. 그건 이미 사라진 말과 시간들 속에 잠겨 있는 한 … [Read more...] about 꺼내 먹어요: 이별 이후를 견디고 있는 당신에게
꺼내 먹어요: 이별 이후를 견디고 있는 당신에게
이별 후의 행동들은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구석이 있다. 나는 이별 후의 어느 밤을 클럽에서 보낸 적이 있다. 그가 비보잉을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쪽에 취미가 없는 내가 힙합클럽에 대해 아는 것은 모두 그로부터 들은 것이었다. 사람들 틈에 섞여 몸을 흔들면서 나는 내가 클럽에 온 이유에 대해 생각했다. 그가 그리웠던 것도, 그와 마주치고 싶었던 것도, 새로운 만남을 기대한 것도 아니었다. 시간이 흐른 후에 이해했다. 그건 이미 사라진 말과 시간들 속에 잠겨 있는 한 … [Read more...] about 꺼내 먹어요: 이별 이후를 견디고 있는 당신에게
박찬욱 ‘아가씨’ 흥행돌풍 비결 셋
※ 이 글은 영화 <아가씨>의 내용 중 일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개봉 일주일 만에 25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아가씨>. 역대 ‘19금’ 영화 중 흥행속도가 가장 빨라 이 추세라면 박찬욱 영화 최고기록인 <공동경비구역 JSA>의 583만 명을 깰 수도 있다. 논란 분분한 소재여서 과연 흥행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지만 오히려 논란이 대중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아가씨>의 흥행 비결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1. … [Read more...] about 박찬욱 ‘아가씨’ 흥행돌풍 비결 셋
영화의 내러티브 장치: 내러티브의 구성요소
※ 이 글은 <진보적 미디어운동 연구 저널 ACT!>에 게재된 조민석 님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우리 곁의 영화’라는 주제로 연재되고 있으며, 강의를 옮긴 글임을 미리 밝혀둡니다. 이전 글: 영화의 내러티브 장치: 영화인가? 내러티브인가? 오늘은 『시나리오 가이드』를 읽기로 했습니다. 왜 『시나리오 가이드』 같은 책을 읽어야하는지는 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시나리오 가이드』는 시나리오 작법 안내서입니다. 자신이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이 되었다 생각하고 … [Read more...] about 영화의 내러티브 장치: 내러티브의 구성요소
영화의 내러티브장치: 영화인가? 내러티브인가?
※ 이 글은 <진보적 미디어운동 연구 저널 ACT!>에 게재된 조민석 님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우리 곁의 영화’라는 주제로 연재되고 있으며, 강의를 옮긴 글임을 미리 밝혀둡니다. 외적요소, 내적요소 지난 시간까지는 제작과정을 중심으로 영화를 둘러싼 외적요소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시간부터는 ‘영화’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영화를 둘러싼 영화 외적요소와 영화 그 자체를 나눌 수 있듯이 ‘영화’도 외적요소와 내적요소로 나눌 수 있습니다. 어렵게 … [Read more...] about 영화의 내러티브장치: 영화인가? 내러티브인가?
쿠엔틴 타란티노가 영화를 만드는 방법
비디오숍 점원 출신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는 등장부터 요란했고 지금도 여전히 뜨거운 영화를 만드는 감독입니다. ‘저수지의 개들’ ‘펄프 픽션’ ‘킬빌’ ‘재키 브라운’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장고: 분노의 추적자’ 등 그의 영화를 보는 것은 아드레날린을 그대로 혈관에 주사하는 것 같은 경험입니다. 타란티노는 8번째 장편 영화 ‘헤이트풀8’을 내놓으며 이젠 거장 칭호가 어색하지 않게 되었는데요. 이 영화 개봉 전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10편의 장편만 만들고 감독에서 은퇴할 … [Read more...] about 쿠엔틴 타란티노가 영화를 만드는 방법
영화의 제작과정: 상품으로서의 영화
※ 이 글은 <진보적 미디어운동 연구 저널 ACT!>에 게재된 조민석 님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우리 곁의 영화'라는 주제로 연재되고 있으며, 강의를 옮긴 글임을 미리 밝혀둡니다. 하나의 작업물이 만들어지는 과정 칸 영화제 포스터가 발주처의 요구를 반영하면서 디자인이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인터넷 게시물이 있습니다. 발주처의 요구를 반영할수록 굳이 전문가의 손을 빌리지 않아도 될 정도로 디자인이 볼품없어집니다. 인터넷 게시물의 그것은 가상의 상황이겠지만, 디자인뿐만 … [Read more...] about 영화의 제작과정: 상품으로서의 영화
한때는 모든 극장들이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 이 글은 <진보적 미디어운동 연구 저널 ACT!>에 게재된 이원우 님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이원우 님은 2006년부터 영화 작업을 시작한 필름메이커이고, 현재 볼티모어에서 영화 작업과 육아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어떤 소식 나에게는 한국의 음력 설인데 여기 미국에서는 중국 설이라고 하고 정작 동네는 슈퍼볼로 떠들썩한 새해를 앞둔 때, 신영극장의 임시휴관 소식을 들었다. 멍한 건 잠시고, 눈물이 났다. 내가 울만 한 자격이 있는가. 스스로 검증을 하며 진정하려 했지만, … [Read more...] about 한때는 모든 극장들이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