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아버지가 퇴근하시는 것을 나는 곧잘 알아채곤 했다. 또각또각 소리는 골목 어귀에서부터 들려왔는데, 좁은 골목의 두 벽면이 그 소리를 좀 더 선명하게 전했다. 그 구두 소리가 반가웠던 건 아버지 손에 들려 있을 무언가에 대한 기대였다. 가족들을 위해 항상 무언가를 사 들고 오셨기 때문이다. 과자부터 치킨, 또는 과일. 월급의 어느 일부와 교환된 그것들은 달고 맛있었고 상큼했다. 그리고 그 기억은 초등학교 1학년에서 멈췄다. 그즈음 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구두는 그렇게, … [Read more...] about 구두: 신는 데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어릴 땐 몰랐다
적는 자가 살아남는다: 매일을 기록하는 습관
기록은 인간의 본성이다 타고 남을 우리는 본성이라 한다. 인간의 본성은 인종과 문화를 초월한다. 기록은 인간의 본성 중 하나다. 무언가를 적어 남기려는 것은 숨 쉬는 존재 중에서도 인간만이 가진, 말 그대로 '종특'이다. 단지 출산과 번식을 통한 생존이 아니라, 문화를 만들어가는 그 모습이 오늘날 인류의 모습을 만들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인류 최초의 기록 흔적은 약 7만 3,000년 전 그려진 그림이다. 스페인 남부에서 발견된 기존 기록보다 최소 3만 3,000년 앞선 돌조각을 … [Read more...] about 적는 자가 살아남는다: 매일을 기록하는 습관
아주 작은 성취 맛보기: 큰 목표일수록 잘게 썰어라
자신을 괴롭히는 가장 쉬운 방법 '자괴감'은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는 마음이다. 내가 밉고, 하찮게 느껴지고. 내가 나에게 실망하는 그 순간. 사실, 하루에도 우리는 얼마나 자주 자괴감을 느끼는가. 때론 그게 아주 당연하고 익숙한 것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내 주제에 무슨', '내가 그렇지 뭐…'라고 읊조리는 마음의 목소리는 언제나 그렇듯 꽤 조곤조곤하다. 그런데 자신을 그렇게 괴롭히는 때를 돌아보면 대개 높은 목표를 세워 놓고 그것을 이루지 못했을 때다. 감정에 욱해서, 누군가에게 … [Read more...] about 아주 작은 성취 맛보기: 큰 목표일수록 잘게 썰어라
일과 일상의 ‘거리 두기’가 필요한 때
왜 이리 아등바등 살았을까? 가끔, 퇴임하신 분들을 사석에서 뵙는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기와 자욱한 연기 속에서 술 한 잔을 기울이면, 그분들은 역시나 왕년을 이야기한다. 나는 그 왕년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내가 존경하던 그분들이, 퇴임 후의 허무함과 의기소침함을 잊고 어린아이와 같이 신나 그 시절을 말하는 모습이 보기 좋기 때문이다. 더불어 그 이야기 속에서 많은 걸 배우고 깨닫는다. 듣고 또 들은 이야기 일지라도 다가오는 의미는 매번 새롭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신나게 말씀하시는 … [Read more...] about 일과 일상의 ‘거리 두기’가 필요한 때
이불 속은 위험해!: ‘컴포트 존’을 벗어나야 하는 이유
전설의 고향과 이불 (나이를 짐작케 하고 싶진 않지만) 초등학교 시절 '전설의 고향'을 즐겨봤던 기억이 난다. 아니, 당시엔 즐기는 게 아니라 무서움에 덜덜 떨며 봤다. 아, 다시 생각해보니 본 것도 아닌 듯하다. 전설의 고향을 하는 내내 나는 이불속에 있었으니까. 마지막 한 남자의 에필로그 내레이션이 나올 즈음에야 빼꼼 고개를 이불 밖으로 내어 올라가는 자막을 봤다. 그게 내가 가진 전설의 고향에 대한 주된 기억이다. 그렇게 이불속은 더없이 포근한 요새였다. 내 다리를 내놓으라던 총각 … [Read more...] about 이불 속은 위험해!: ‘컴포트 존’을 벗어나야 하는 이유
직장인, 불행 프레임을 벗어나야 한다
스스로를 행복하다 말할 사람 과연 몇이나 될까? 사람은 기본적으로 행복을 추구한다. 왜 태어나 무엇 때문에 사는지,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존재지만 분명한 건 우리는 기분 좋은 것을 추구하고 그 끝엔 행복이 있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과거 철학파 중에는 '쾌락주의'도 있다. 이 직설적이고 노골적인 이름은, 인생의 목적은 '쾌락'이고 이것은 최고의 선이라고까지 칭했다. 쾌락주의는 행복을 추구하는 공리주의에 영향을 미쳤고, 제러미 벤담과 존 스튜어트 밀은 쾌락의 양과 … [Read more...] about 직장인, 불행 프레임을 벗어나야 한다
월급은 ‘꼬박꼬박’하지 않다
꼬박꼬박 월급 나올 때가 좋았지… 우연히 어떤 글과 그림을 마주했다. 퇴사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글쓴이는 상점 앞에 우두커니 서 있는 자신을 그려 내었다. 그리곤 아래에 '꼬박꼬박 월급 나올 때가 좋았지.'라고 써놓았다. 뭔가 대단한 것도 아니었는데, 그것 하나 바로 살 수 없는 자신의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해낸 것이다. 이런 말은 사업을 하는 지인으로부터도 들을 수 있다. 월급쟁이 땐 그렇게 안 오던 월급날이, 사업을 하니까 미친 듯이 빨리 오더라. 그러니까, 꼬박꼬박 월급 나올 … [Read more...] about 월급은 ‘꼬박꼬박’하지 않다
“라떼는 말이야…” 리더는 꼰대인가?
나 때는 말이야… 최근 주가를 올리는 한 중년 남자 배우가 말이 그려진 커피잔을 들고 말했다. ‘라떼’는 ‘말’이야… 나는 분명 그것을 "나 때는 말이야"로 들었다. 물론 광고는 그걸 노린 것이다. 많은 사람이 나와 같이 그 광고에 몰입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 중 십중팔구는 월급을 받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머릿속으론 누군가를 선명히 떠올리며. 꼰대는 어디에나 있지만, 또 어디에도 없다. 어느 조직에나 또라이가 있지만, 스스로를 또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듯이 … [Read more...] about “라떼는 말이야…” 리더는 꼰대인가?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라고?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라더니…! 옆 팀 리더가 씩씩거리며 자리에 앉았다. 아마도 말을 제대로 듣지 않는 팀원을 혼내다 분을 못 이겨 회의실을 갓 뛰쳐나온 듯했다. 무자비하게 지나가는 소나기가 그칠 때까지의 시간 정도를 기다렸다, 그 팀 리더에게 가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아, 내가 몇 번을 주의를 주고 가르쳐줬는데도 말을 참 안 듣네요. 역시 사람은 안 변하나 봐요. 해당 팀원에게 어떤 일을 진행할 땐 분명 중간중간 보고를 하고 진행하라고 했는데, 아무런 말도 없다가 막판에 가서 … [Read more...] about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라고?
업무 요청은 ‘어떻게’가 아니라 ‘왜’
우리는 살면서 '왜'보다는 '어떻게'에 집착을 한다. 대학생 때도 토익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그건 순전히 '어떻게'에 대한 기억이다. 학원을 가면 정답을 골라내는 스킬을 알려준다. 그러니 토익 점수는 높은데 말은 못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다. 어찌 되었건 좋은 점수를 가져야 취업을 위한 응시라도 할 수 있으니, '왜' 하는지에 대한 것보단 '어떻게'에 더 목을 맨다. 시간이 없고 여유가 없는 자들에겐 더 그렇다. 하지만 우리는 '왜'에 더 집중해야 한다. 조급하고 여유가 없을수록. … [Read more...] about 업무 요청은 ‘어떻게’가 아니라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