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법원 앞을 비롯해 미 전역에서 수만 명이 시위 중이다. 미 현지 시간으로 6월 25일, 미 대법원이 여성의 임신 중단 권리를 규정한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을 뒤집어 버렸다. 무려 1973년에 내려진 판결인데 말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임신중단권이 ‘헌법에 쓰여있지 않으므로’ 각 주 정부에서 자체적으로 법적 규제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헌법에 나온 대로 해석'하는 문언주의(textualism) 성향의 보수 판사들이 대법원 다수를 차지하게 되며 19세기식 … [Read more...] about 미 대법원이 인권의 시계를 거꾸로 되돌리기 시작했다
푸틴과 젤렌스키와 트럼프, 그리고 한국의 대선: 반동의 정치는 에너지 소진이 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푸틴과 젤렌스키에 대해 많은 글을 읽었다. 두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사회 혼란이 가져오는 '반동적(reactionary)' 경향이 낳은 리더다. 1. 푸틴은 소련 붕괴 후 정치·경제적 혼란의 반동으로 나온 리더다. 그의 집권은 소비에트에 승리를 거둔 서방세계 정치체계에 대한 그의 반감의 결과이기도 하다. 푸틴은 소비에트 연방이 무너지고 찾아온 혼란의 시기에 나타났다. 러시아가 과두 엘리트(oligarchy)들에게 휘둘리며 … [Read more...] about 푸틴과 젤렌스키와 트럼프, 그리고 한국의 대선: 반동의 정치는 에너지 소진이 크다
왜 젊은이들은 “윤여정”에 열광하는가
윤여정 배우에 대해 엄청나게 많은 포스팅이 쏟아진다. 예전 예능 출연 클립을 훑어보고 왜 사람들, 특히 여성-젊은이들이 윤여정에게 열광하는지 나름의 결론을 내렸다. 1. '충조평판(충고·조언·평가·판단)'을 하지 않는다. 예능프로 <택시>에서 “선생님의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이영자에게 “아우 무슨, 나는 교황이 아니야”라며 손사래를 친다. 본인의 말이 사실보다 더 멋지게 보이는 걸 경계한다. 멋져 보이는 크고 거창한 단어 사용을 일부러 피한다. 오늘 … [Read more...] about 왜 젊은이들은 “윤여정”에 열광하는가
백인 남성의 아시아 여성 살인사건, 우리의 인종주의를 돌아보자
애틀랜타에서 한국계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이 살해된 사건을 두고 미국에서 아시아계의 분노가 들불처럼 퍼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애틀랜타에서 기자회견을 했을 정도... 아시아계를 향한 인종혐오 범죄인 이 사건에 대한 각종 기사를 보다 보니 한국은 다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시아계는 미국인 중에서도 '모범적인 소수자(model minority)'란 이미지에 말 그대로 ‘가스라이팅’되어 왔다. 즉 "다른 유색인종보다 더 잘 살지 않냐? 똑똑하지 않냐? 당신들은 차별받지 않는다" 이런 … [Read more...] about 백인 남성의 아시아 여성 살인사건, 우리의 인종주의를 돌아보자
트럼프의 미국, 이제 바이든의 미국
바이든의 대통령 선출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다가 뒤집을 수 없게 되었다. 트럼프가 불복하며 '대법원에서 보자'고 하지만, 이미 백악관에 나와서 '우편투표로 민주당 표가 나오는 건 불법 표'라고 말한 것 자체가 패배 중임을 시인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2016년에 힐러리가 대선 총투표에서 이겼다는 것도 트럼프는 시인하지 않았음을 기억하자. 그래서 과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미국 언론은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트럼프는 2000년 부시-고어 때 대법원이 부시 손을 들어줬던 것처럼 이번에도 … [Read more...] about 트럼프의 미국, 이제 바이든의 미국
1만 번의 거짓말을 한 트럼프의 심리
이 글을 쓰던 11월 1일 밤에 들려온 소식. 트럼프가 자신이 조금이라도 앞서는 듯하면 서둘러 우편투표 집계를 못 하도록 막을 계획이라는 보도. 이렇듯 트럼프는 지난 4년 동안 대통령으로서 믿어지지 않는 기행을 보였다. 내가 뉴욕 5번가 한복판에서 누군가를 총으로 쏘더라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 중에 실제로 했던 말이다. 트럼프는 재임 기간 무려 1만 1,000번의 거짓말을 했다고 한다. 이렇게 거짓말을 많이 하면 일일이 팩트체크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 [Read more...] about 1만 번의 거짓말을 한 트럼프의 심리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나올 가능성이 우리에게 던지는 의미
민주당 부통령 후보 카말라 해리스는 표정이 풍부하다. 어제 토론회를 보니 이렇게 표정이 풍부한 건 정치에서 불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펜스 부통령이 트럼프와 똑같이 거짓말을 표정 하나 안 바뀌고 하는 것을 보며 기가 막힌 듯한 표정을 짓는데, 이걸 보고 "표정은 숨길 수 없다" "잘난체한다(smug)" 하는 식의 트위터 반응이 넘쳐났다. 반면 펜스는 시종일관 표정에 거의 변화가 없다. 이걸 본 평가는 주로 "대통령답다(presidential)"하다는 … [Read more...] about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나올 가능성이 우리에게 던지는 의미
미움 없이도 정치할 수 있다는 희망, 앤드루 양
내 팟캐스트 목록에는 팟캐스트가 50개 정도 있는데, 이 중 미국 정치 주제가 10여 개 정도 된다. 정치와 전혀 관계없는 내가 이렇게 미국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건, 굳이 따지자면 트럼프 때문이다. 저렇게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말을 싸지르는 사람이 미국 대통령까지 됐다는 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서였다. 나의 분노를 최고로 자극했던 트럼프 발언은 그가 2015년 대선 캠페인에서 뉴욕타임즈의 장애인 기자(뇌병변으로 몸이 뒤틀려 있는)의 말투와 몸 뒤틀림을 조롱하며 흉내 낸 … [Read more...] about 미움 없이도 정치할 수 있다는 희망, 앤드루 양
왜 ‘최강대국’ 미국에서는 마스크와 인공호흡기를 구하지 못하는가?
나는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소아암 치료를 받으면서 의료 공공성에 대해 고민할 기회가 남들에 비해 많았다. 아이가 장애를 갖게 되고 내가 일하는 회사인 옥션 장애용품 코너인 '케어플러스'를 열면서 한국 장애용품 시장이 좁고 용품이 수입 위주라는 점도 알게 됐다. 미국에서 코로나 대비 의료용품이 부족한 상황에 대해 많은 미국 언론이 보도 중이다. 강대국 미국에서 마스크가 없어 의사가 죽는다는 상황이 의아하면서도, 그동안 내가 고민했던 내용과 일맥상통할 듯하여 읽어보았다. 1. … [Read more...] about 왜 ‘최강대국’ 미국에서는 마스크와 인공호흡기를 구하지 못하는가?
외신에서 전하는 코로나19: 한국에 대한 호평, 미국의 정치적 분열, 기본소득
요즘 여러 이유에서 코로나 대처에 대해선 영어 미디어를 더 많이 본다. 첫 번째 이유는 한국 미디어에 노이즈(팩트 오류, 정파적 프레이밍. 결론 이미 내고 몰아가기)가 '아직도' 너무 많이 끼어 있어서, 그런 편견 없는 외신이 심지어 한국 상황에 대한 팩트 인지에 더 낫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이제 막 코로나의 전염병 위험과 경제위기를 느끼기 시작한 곳, 특히 미국처럼 정치적으로 극명하게 갈려 있으면서도 대선을 앞둔 곳에서는 어떤 방역과 경제 정책을 펼치는지 … [Read more...] about 외신에서 전하는 코로나19: 한국에 대한 호평, 미국의 정치적 분열, 기본소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