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사업 안 해봤다면" 혹은 "매출 얼마 이상 안 내봤다면" 경영 컨설팅할 자격 없다는 분이 간혹 계시다. 자기 사업 5년 정도 해봤다는 이유로 내 컨설팅을 신뢰해주신 분도 계셨다. 어느 쪽이든 간에 큰 착각을 하고 있다. 어떤 착각인지 축구를 비유로 설명해보겠다. 슈팅 명장면을 보면 마치 공격수가 완벽하게 준비된 단 한번의 기회를 자력으로 성공시킨 것처럼 보인다. 물론 골키퍼와 1:1 상황에서 골을 성공시킨 것은 그의 실력이다. 그러나 실력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골키퍼의 컨디션도 있고, … [Read more...] about “니가 경영해 봤어?”: 경영 컨설팅의 큰 착각
“52시간이나 일한다고요? 한국은 선진국 아니었습니까?”
노동자부터 노동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애써야 한다. 노예근성으로 공짜로 일해서는 안 된다. 2018년 전경련 행사에 폴 크루그먼이 초청된 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전경련 부회장은 폴 크루그먼에게 "정부가 강제로 주당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했다"고 고자질(?)을 했다. 그러자 폴 크루그먼은 전경련의 기대와 달리 이렇게 말했다. 52시간이나 일한다고요? 한국은 선진국 아니었습니까? 폴 크루그먼의 말은 여러 의미를 내포한다. 그중 핵심은 한국 경영의 후진성이다. HR, 시스템, … [Read more...] about “52시간이나 일한다고요? 한국은 선진국 아니었습니까?”
브랜드가 장수하는 방법, 아이덴티티 제스처
“호라티우스는 벽에 걸려있던 세 자루의 보검을 내렸다. 로마의 적 알바롱가 왕국과 싸울 아들들을 위해서였다. 갑옷으로 무장한 삼형제가 호라티우스 앞에 섰다. 집안의 여인들은 서로에게 기댄 채 흐느끼고 있었다. 호라티우스는 아들들에게 검을 건넸다. 삼형제는 오른손 주먹을 왼쪽 가슴에 가볍게 대었다가 손을 펴며 팔을 뻗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아버지를 향한 인사였다.” 명화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에 대한 묘사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실물을 본 적이 있는데 삼형제가 로마식 … [Read more...] about 브랜드가 장수하는 방법, 아이덴티티 제스처
광고와 홍보의 차이
경영 컨설팅을 인연으로 친해진 사장님이 있다. 오랜만에 그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다른 것보다 광고 쪽으로 도움받은 게 참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다. 컨설팅은 비공개가 원칙이다. 그러나 내 브런치에 광고 쪽 핵심 원리만 공개하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않겠냐는 사장님의 말씀에 그러겠노라 대답했다. 지금 그 약속을 지키려 한다. 당시 사장님의 고민은 광고는 아주 완벽히 잘하고 있는데 그에 비해 구매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운영 중인 커뮤니티는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었고, … [Read more...] about 광고와 홍보의 차이
설득당하는 스티브 잡스
미국 마운틴 뷰의 한가로운 어느 날. 아빠와 아들이 뜰에서 울타리를 만들고 있다. 능숙한 솜씨로 척척 울타리를 만들어가던 아빠는 잠시 쉬면서 아들의 모습을 바라본다. 아들은 못을 박으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작은 손은 망치를 드는 것조차 버거워 보였다. 아빠는 좀 더 작은 망치를 아들에게 쥐여주었다. 그리고 아들과 함께 간격을 맞추어 꼼꼼하게 못을 박았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울타리의 귀퉁이를 마무리하며 아빠는 입을 열었다. 스티브, 무엇을 만들든지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신경 써야 하는 … [Read more...] about 설득당하는 스티브 잡스
대표님들의 흔한 착각 5가지
대표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빠르게 성장한 회사. 그런 회사에 흔하게 닥치는 위기가 있다. 그 위기는 직원 수가 한자리 단위를 넘어설 때 슬며시 찾아온다. 바로 경영 부재로 인한 성장 한계다. 규모가 작을 때는 대표가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히 챙기는 마이크로 매니징으로 고속 성장이 가능하다. 그러나 규모가 커지면 마이크로 매니징은 회사에 독이 된다. 사람 수가 늘어나면 대표가 모든 것을 챙기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놓치는 부분이 발생하고 직원들이 이것에 … [Read more...] about 대표님들의 흔한 착각 5가지
부회장님 없으면 회사가 망할까?
2017년 1월 12일,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이야기가 나오던 시기. 삼성전자 주가는 190만 원을 돌파했다. 오너 구속설에 주가가 오르는 현상은 기이한 느낌을 준다. 삼성전자 사내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돌았다. 깨끗한 경영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매입한다는 이야기였다. 2017년 2월 17일,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됐다. 언론은 곧 한국 경제가 무너질 것처럼 나팔을 불어댔다. 심지어 이재용 부회장을 스티브 잡스와 비교하는 기사도 있었다. 1985년 잡스가 … [Read more...] about 부회장님 없으면 회사가 망할까?
순실을 밟고 굿슈머가 온다
콜롬비아의 마약왕 이야기 파블로 에스코바르(Pablo Escobar)를 아는가? 그는 콜롬비아 메데인 카르텔의 보스로 전무후무한 마약왕이었다. 그의 비즈니스 무대는 콜롬비아와 미국이었고, 비즈니스 규모는 전 세계 코카인 유통량의 80%에 달했다. 1993년 12월 2일, 미국은 특수부대를 파견하여 에스코바르를 사살했다. 미국은 왜 타국인 콜롬비아까지 특수부대를 파견해서 그를 죽여야 했을까? 이유는 간단했다. 마약이 사회에 끼치는 해악 때문이었다. 당신은 아마 주변에서 알콜 중독자를 … [Read more...] about 순실을 밟고 굿슈머가 온다
니즈를 파악하는 힘, 관찰력
‘드디어 여기까지 왔구나. 만동 묘지기가 되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뇌물을 바쳐왔던가.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이다. 화양동 서원의 권세라면 세금도 병역도 면제니까! 흐흐흐… 잠깐만, 저것들은 뭐지? 뭔 건달 같은 새끼들이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가운데 놈이 두목인가? 꼴에 부축까지 받고 올라오는구먼. 잘됐다. 오래간만에 기분이나 풀어보자.’ 만동 묘지기는 순식간에 달음질치더니 건달 두목으로 보이는 사내의 가슴팍을 힘껏 밀어 차 버렸다. 그 바람에 계단을 오르던 건달들은 서로 엉켜 나뒹굴며 … [Read more...] about 니즈를 파악하는 힘, 관찰력
이름을 뭘로 할까?
사자왕 리처드 이야기 1192년 8월 1일, 항구도시 야파 Jaffa의 수평선 너머에는 수십 개의 그림자가 일렁이고 있었다. 그림자는 뭍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함선의 모양을 갖추더니 어느새 15척의 갤리선과 35척의 코그선이 되었다. 선두의 갤리선 뱃머리에 황갈색 머리를 한 근육질의 사내가 서있었다. 사내의 눈은 야파의 성채를 매섭게 바라보았다. 야파는 이미 함락된 듯 보였다. 도시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올랐고 적의 깃발이 나부끼고 있었다. 승리에 도취된 적군의 함성 소리는 함대를 밀어내듯 … [Read more...] about 이름을 뭘로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