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안좋은 추억> 시리즈가 유행한 적이 있다. 개그맨 정준하는 왜 떡국을 기억 못 하는지 설명하기 위해서 떡국에 관한 안 좋은 추억을 이야기하고, 왜 개구리를 싫어하는지 설명하기 위해서 개구리에 얽힌 안 좋은 추억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우리도 모두 좋건 안 좋건 자기만의 추억을 한두 개씩 가지고 있다. 심리학자 데이빗 엘킨드는 이런 자기만의 추억을 '개인적 우화'라고 불렀다. 내가 어떻게 연애에 성공하거나 실패했는지, 내가 어떻게 대학에 입학하거나 낙방했는지, 내가 어떻게 … [Read more...] about 한국에서 ‘박정희 신화’가 가지는 의미
아재의 조건
아재개그는 언제나 있었다 아재개그.... 예전 한 케이블방송의 요리예능 프로에 출연한 전문요리사를 통해 확산되었다고 하지만, 예전부터 비슷한 유머는 있었다. 어딘가 눈치도 부족하고 감도 늦어서 뭐든 반 박자쯤 늦는 사람들은 ‘덩달이 시리즈’ ‘사오정 시리즈’ 같은 유머들의 공통된 소재였다. 그리고 단어의 발음이나 운을 이용하는 말장난도 개그콘서트의 ‘우비삼남매’ 코너에서 지겹도록 울궈 먹은 소재가 아니던가. 사실 그래서 이 주제는 ‘세대차이’라는 문제를 건드린다. 아재개그는 지금 … [Read more...] about 아재의 조건
왜 미국에는 외계인을 봤다는 사람이 많을까?
미국에는 자신이 외계인을 만났거나 외계인에게 납치된 적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 외계인들이 자기를 납치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그냥 친해지고 싶어서, 혹은 과학 실험을 위해서, 혹은 지구 침공을 위한 사전조사를 위해서, 단지 지구인에 대해서 알고 싶어서 등등... 이들이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니다.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해보면 이들은 외계인에게 납치된 순간을 설명할 때 스트레스와 긴장이 가득한 반응을 보인다. 그건 거짓말을 할 때 나타나는 반응과는 전혀 다르며, 끔찍했던 … [Read more...] about 왜 미국에는 외계인을 봤다는 사람이 많을까?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결혼은 무서운 일이다
흔히들 결혼하는 여자들의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두려움이며, 타당한 감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혼은 남자에게도 매우 두려운 일이다. 결혼이 두려운 첫 번째 이유는 선택의 여지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봉건시대의 결혼은 그저 부모님이나 중매쟁이가 정해주는 대로 하면 되는 일이었다. 다른 선택의 여지를 생각해본 적이 없으니 그저 운명이려니 생각하며 같이 살다 보면 정도 든다. 게다가 인생도 짧아서 대부분 60세 이전에 끝나니 더더욱 다른 고민을 할 여지는 … [Read more...] about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결혼은 무서운 일이다
영화를 통해 보는 심리: 의존성 성격장애
나는 영화에 대해서 쓸 때 될 수 있는 대로 등장인물의 성격분석을 피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영화에 대한 심리학적인 분석이라고 하면 보통 바로 그걸 하리라고들 기대하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인물 성격분석 말고도 영화에 적용할 수 있는 심리학의 효용은 많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 유감스럽게도 별로 성공적인 시도는 아니었던 듯 싶다. 지금까지 재미있다는 평을 들은 글은 주로 등장인물의 성격을 건드린 것들이고, 그런 분석이 빠진 글은 사람들에게 심리학의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는 … [Read more...] about 영화를 통해 보는 심리: 의존성 성격장애
‘중독’에 대한 편견과 진실
나도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소풍이랍시고 오른 관악산을 비롯해 설악산, 지리산을 포함 여러 산에 올라가 본 바 있지만, 여전히 왜들 산에 올라가는지는 이해하지 못한다. 같이 오르던 다른 사람들에게 질문해봐도 뾰족한 대답은 없다. 사람들은 왜 산에 오르나 누구는 산이 자신을 깨끗하게 해주고 정신 집중을 하게 만든단다. 몸을 깨끗하게 하려면 목욕을 할 일이며, 생각을 정리하려면 조용히 일기를 쓸 일이지, 왜 하필 산이란 말인가. 누구는 운동을 위해서란다. 산은 오를 때는 … [Read more...] about ‘중독’에 대한 편견과 진실
자기애적 부모로부터 탈출하기
라푼젤만의 고유한 서사 영화 <라푼젤>은 우리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제공한다. 귀여운 동물 조연? 나온다. 끝없는 노래들? 나온다.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풍경이나 장면들? 당연히 나온다. 그것도 이번엔 3D로. 생기발랄하고, 착하고, 아름답고, 순수하고, 용감하고, 현명하기까지 한 여자 주인공? 물론 나온다. 그에 걸맞게 순진해서 주인공에게 장단맞춰주는 사람들? 빠지면 섭하다! 감화해 개심하는 남자? 나온다. 절대 뉘우치지 않아 파멸하는 악역? 두말할 … [Read more...] about 자기애적 부모로부터 탈출하기
열등감: 살리에리 신드롬의 이해
심리학계에서는 잘 쓰지 않지만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용어들 중에 살리에리 신드롬이라는 말이 있다. 1인자를 넘어설 수 없는 2인자의 심리를 의미한다. 영화로도 유명한 희곡 <아마데우스>의 등장인물 안토니오 살리에리의 이름을 붙인 것인데, 누구든 동의할 수 밖에 없는 음악신동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그늘에 가려 늘 2인자로 살아야 했던 그의 모습이 바로 이런 감정을 대표하기 때문이다. 최근 신자유주의와 고용없는 성장이 축적된 결과 경쟁이 끝없이 심화되는 우리 사회에서 많은 … [Read more...] about 열등감: 살리에리 신드롬의 이해
범죄자 신상공개 : 처벌일까, 보상일까?
강력범죄자의 신상정보 특히 그의 이름과 얼굴을 대중에게 공개하자는 주장이 있다. 이 주장의 옳고 그름은 논하지 않겠다. 그보다는 '과연 이런 신상공개가 어떤 효과를 가져올 것이냐'는 점에 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신상공개 주장은 신상을 공개하는 것이 공개적인 비난을 통한 처벌 효과가 있으리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하지만 과연 그렇게 될까? 이미 체포된 강력범죄자들은 분명히 더 오랜 기간 갇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신상공개가 범죄를 더 촉진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영화 … [Read more...] about 범죄자 신상공개 : 처벌일까, 보상일까?
프로이트, 제대로 알고 계십니까?: 우리가 몰랐던 프로이트와 츠바이크의 이야기
시대정신(Zeitgeist)이라는 단어가 있다. 어떤 시대를 살던 사람들이 공유하던 관념, 사고방식, 믿음이나 이론적 전제 같은 것을 말한다. 어떤 사람이나 사건, 혹은 이론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그것이 태어난 시대와 환경의 특성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할 때가 있다. 모든 사건은 맥락 속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맥락을 떼어놓고 사건만 이해하려다 보면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디테일이나 오해마저 생기는 경우가 많다. 프로이트가 살던 시대 이는 프로이트와 정신분석학에 대해서도 … [Read more...] about 프로이트, 제대로 알고 계십니까?: 우리가 몰랐던 프로이트와 츠바이크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