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12일, 에일리언의 디자이너로 잘 알려진 H. R. 기거(Hans Rudolf “Ruedi” Giger)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로테스크하고 묵직한 이미지들을 좋아하던 저의 취향을 직격하던 작가라 더욱 충격이었죠. 기거는 1940년 2월 5일 스위스 그라우뷘덴주에 있는 쿠어라는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약사였고 집안 살림은 어렵지 않았지요. 기거가 아직 어렸던 시절의 어느 날, 기거의 아버지는 제약회사로부터 판촉물(?)이라고 인간의 두개골을 받아왔어요. 기거는 … [Read more...] about H. R. 기거, 외계인 창조자에 대한 모든 것
괴벨
당신의 상사는 어떤 유형입니까?
페이스북에서 개발자 A군이 "암 걸릴 것 같다…"며 한 동영상을 공유했습니다. ‘전문가(The Expert)’라는 제목의, 비유가 넘치는 짧은 코미디 필름이었죠. 내용은 프로그래머를 괴롭히는 제작 회의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개발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프로그래머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불가능한 것들을 요구합니다. 그것이 왜 기술적으로 불가능한지 설명하려 들면, ‘가능하다고 말하셔야죠. 당신은 전문가잖아요.’ 라고 반복합니다. 거칠게 요약했는데도 벌써부터 혈압이 … [Read more...] about 당신의 상사는 어떤 유형입니까?
현대미술에 반감을 가지는 분들이 알아야 할 점: “예술은 더 이상 장식에 종사하지 않는다”
1. 사람들이 현대미술에 느끼는 당혹감 지금이야 디지털아트, 미디어아트, 컴퓨터아트란 말이 흔하고 그것들을 예술로 받아들이는 데에도 일반적으로는 무리가 없지만, 분명히 아직까지도 내심 거부감을 갖는 분들도 역시 존재합니다. 백남준의 비디오아트가 대단하다지만 실제로 기대하고 봤을 때 그것이 아름답다고 느껴지지 않아 곤란했던 경험도 있을 수 있고요. 이런 분들은 예술을 스탕달 신드롬이라도 일으킬 만한 압도적인 아우라를 가져야 하는 것, 아니면 무척 아름답게 그리거나 연주하여서 감각적으로 무척 … [Read more...] about 현대미술에 반감을 가지는 분들이 알아야 할 점: “예술은 더 이상 장식에 종사하지 않는다”
촌스럽지만 그게 멋있다! 1950년대 록큰롤
로큰롤의 탄생을 말하기 위해 대략 1950년대로 돌아가겠습니다. 남북전쟁이 끝나고, 노예가 해방된지 대략 100년 정도 지난 때였죠. 인종차별이 대놓고 심했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재즈와 블루스 등의 흑인 음악은 하위 문화였죠. 지금부터 말하고자 하는 로큰롤(rock and roll) 역시 흑인 문화에 빚지고 있습니다. 당시 블루스 음악이 나오는 조금 질펀(?)한 파티에서 인기를 끈 춤의 이름이 로큰롤이었죠. 이미 아시겠지만 블루스란 흑인 노예들의 노동요나 민요로부터 시작된 … [Read more...] about 촌스럽지만 그게 멋있다! 1950년대 록큰롤
오감과 학습으로 기호를 읽어봅시다
0. 섬집 아기 저는 오늘 트위터에서 섬집 아기에 대한 트윗을 했습니다. 요약하자면 대략 섬집 아기 동요가 불안감을 준다는 걸 증명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원인으로는 음악적인 부분에도 있고, 당시 사회 분위기에도 있을 것 같았지요. 여기까지는 가설이었습니다. 곧이어 그 동요를 무섭거나 슬픈 내용으로 생각했다는 멘션들이 들어왔지요. 섬집 아기가 죽는 것으로 믿고 있는 분들도 있었고요. 엄마가 죽어서 아이를 데려간다는 것으로 아는 분들도 있었고요, 이것을 무섭게 여긴 분들은 … [Read more...] about 오감과 학습으로 기호를 읽어봅시다
정의란 무엇인가, 연극이 우리에게 묻다
들어가면서 딱 봐도 강렬한 포스터다. 포스터 안의 저 잔뜩 구겨진 배우-실제 출연 배우다-의 인상하며, 그걸 콘트라스트 강하게 처리한 흑백 이미지하며, 붉은 산세리프체로 저스티스라고 써 놓은 것 하며... 아, 저게 저스티스가 아니라 데피니션이었으면 얼마나 마음 편했을까. 고백하자면 편집자는 이 연극이 '정의란 이런 것이다' 결론 내리고 관객에게 가르쳐주려는 것은 아닌가, 그러면 어떻게 기사를 써야 할지 걱정하고 있었다. 게다가 예전에 그랬듯이 연출자님을 탈탈 … [Read more...] about 정의란 무엇인가, 연극이 우리에게 묻다
나는 왜 밀양 송전탑 사건을 연극으로 만들었나?
그들도 평범한 사람이었다 편 : 이번에 밀양에 내려가셨었지요? 가서 그분들을 만나고 무엇을 느끼셨나요? 이 : 평범하다는 것이었어요. 편 : 평범하다고요? 옷을 벗고 몸을 쇠사슬로 묶어서 시위하는 할머니들을 말씀하시는 거죠? 이 : 네, 그분들을 말하는 게 맞습니다. 밀양에 갔을 때, 걸어가시는 할매들을 태워주면, 집이 아직도 한참 남았는데도 일찍부터 계속 ‘여기 내려 주이소, 여기 내려 주이소.’ 하며 사양하시는 거예요. 편 : 차를 그냥 얻어 타는 게 미안하셨던 … [Read more...] about 나는 왜 밀양 송전탑 사건을 연극으로 만들었나?
연극인이 밀양 송전탑에 던지는 질문 “민중은 항상 옳은가?”
※ 밀양은 우리의 이야기다에서 이어집니다. (피처 이미지 출처: 민중의 소리) 다수이거나 소수여서 옳은 게 아니다. 옳은 것이 옳다. 편 : 주인 의식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사람, 그것이 민중이란 말씀이시군요. 그런데 말씀하신 것들을 죽 들어보니, 교수님은 엘리트 지식인으로서 약자의 편에 서고 있다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조금 민감하겠지만, 이 연극의 내용에 대해 묻지 않을 수가 없어요. 원작에서 스토크만 박사는 엘리트 지식인이에요. 그리고 다수의 민중을 ‘옳지 않다’고 … [Read more...] about 연극인이 밀양 송전탑에 던지는 질문 “민중은 항상 옳은가?”
밀양은 우리의 이야기다. “민중의 적 :2014” 극단 인터뷰(1)
9월, 가을로 접어들었지만 햇살은 아직 뜨겁다. 극단 ‘C 바이러스’의 지하 연습실에서는 배우들의 막바지 연습이 한창이었다. 이 더운데 고생일 것 같아 에어컨은 없는지 여쭤보았더니, ‘더우세요?’ 하시며 업소용 선풍기를 편집자의 바로 앞에 정면으로 세팅해주셨다(...) 현장감을 느끼고 싶다면 굉음을 내며 돌아가는 선풍기 소리를 배경으로 깔고 들으면 좋을 것 같다. 이번 <민중의 적 : 2014>의 극본을 쓴 이문원 연출은 … [Read more...] about 밀양은 우리의 이야기다. “민중의 적 :2014” 극단 인터뷰(1)
거장이 보던 진짜 색채, 과학이 미스터리를 풀다
최근에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습니다 ((http://www.nytimes.com/2014/04/22/science/renoir-shows-his-true-colors.html?_r=1)). 시카고의 아트 인스티튜트의 관리자들이 르누아르의 <레옹 클라피송 부인 (Madame Léon Clapisson), 1883> 그림에서, 액자 밑에 가려져 있던 부분을 실마리로 유실된 안료의 미스터리를 풀었다는 내용이었죠. 일단 액자 밑에 감춰져 있었다는 부분을 보시겠습니다. 붉은 가장자리가 … [Read more...] about 거장이 보던 진짜 색채, 과학이 미스터리를 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