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대학원생 조지프 브라운과 대학생 미켈 졸렛은 저명한 사회심리학자 클로드 M. 스틸 교수의 지도 아래 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에 관한 내용은 클로드 M. 스틸의 『고정관념은 세상을 어떻게 위협하는가』(2014)를 바탕으로 발췌·요약하였다. 3년 전 미켈이 졸업한 로스앤젤레스의 저소득층 거주 지역의 고등학교에서 실시한, 학생들의 시험 성적에 미치는 '인종적 고정관념의 영향'에 관한 실험이었다. 그들은 빈 교실에 백인과 흑인 … [Read more...] about 열등생과 문제아는 없다
교실이 국가주의 단련장이 되었다
1 2015년 5월 21일, 청와대가 당시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국무총리 내정자로 발표하였다. 그의 맹목적으로 보이는 기독교 편향성과 국가주의 신념을 우려하고 있던 나는 “황교안 총리 후보자는 ‘국가종교주의자’?”라는 제목의 글을 써 인터넷 언론 <오마이뉴스>에 올렸다. 아래는 그 중 일부다. “황 후보자는 총리 지명 직후 일성 중 하나로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쳤다. 무엇이 ‘정상’과 ‘비정상’일까. 누가 어떤 기준으로 그것들을 가르나. 황 … [Read more...] about 교실이 국가주의 단련장이 되었다
해직은 ‘그들의’ 일이었다!
1 1989년 5월 28일, 민족‧ 민주‧ 인간화교육을 기치로 한 교사‧ 직원들의 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출범했다. 전국적으로 2만여 명의 교사들이 600개 분회를 만들어 참교육을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의 뒤를 이어 출범한 노태우 정권은 1,527명의 교사들을 강제로 해직시켰다. 2 정부의 폭압에 항거하는 교사‧ 학생들이 전국에 물결쳤다. 농성, 단식, 시위, 삭발, 모금운동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이 동원되었다. [아래 학생들의 여러 … [Read more...] about 해직은 ‘그들의’ 일이었다!
학생들은 똑똑하지 않아도 된다
1 우리나라 학교와 교육의 과거 역사를 통해 현재를 비추어볼 수 있지 않을까. 일반적으로 한국교육사 교과서들은 19세기 말 개화기 즈음의 신교육 체제에 대비되는 교육을 ‘구교육’이라고 부른다. 구교육 시스템은 삼국시대 이래 고려와 조선을 거쳐 구한말에 이르기까지 별다른 변동 없이 주요 골격을 그대로 유지해왔다. 소중화(小中華) 사상을 기반으로 형식과 내용 공히 중국적인 것에 기반했다. 국가는 소수 엘리트 양성에만 관심을 기울였다. 구교육 시스템은 근대 이후 교육 시스템의 특징이랄 … [Read more...] about 학생들은 똑똑하지 않아도 된다
100인 교사 100색 수업
1. 7년 전, 학교 선생 노릇 10년을 지나고 있을 때 ‘수업 혁신’이라는 화두를 처음 스스로 진지하게 안아보았다. 학습연구년제가 도입된 첫해 대상자로 선정되어 한 학기를 학교 밖에서 여유 있게 지내게 되면서였다. 이런저런 책을 읽고 공부를 하면서 그간 내가 ‘학교’에서 해온 ‘수업’을 돌아보았다. 학교(교육) 밖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경험과 생각을 들으면서 내 수업을 스스로 평가해 보았다. 문제가 많았다. 자괴감을 안은 채 내가 가르치는 방식, 교실에서 학생들과 관계를 맺을 때 … [Read more...] about 100인 교사 100색 수업
학교 수업 시종 시스템의 정치사회학
1 “○○고등학교에서는 수업 시작종이 울리기 전에 선생님들이 교실로 들어간대요.” 박 선생님(가명)의 목소리는 살짝 부러움에 차 있는 것 같았다. 김 선생님(가명)이 끼어들었다. “어머, 수업 시간을 그렇게 빡빡하게 챙기면 학생들이 숨 막혀 하지 않을까요?” “그럴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수업 종이 울려도 떠들고 장난치는 학생들 때문에 교실이 어수선해지는 것보다 낫지 않겠어요?” 몇 년 전 교무실에서 들은 이야기다. 수업 시종(始終) 문제로 학교가 조금 어수선해져 있을 때였다. 수업 … [Read more...] about 학교 수업 시종 시스템의 정치사회학
아이들은 스스로 읽는다
1.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2014, 갈라파고스)는 미국 언론인 밀턴 마이어(1908~1986)가 썼다. 마이어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1년간 독일에 거주하면서 나치에 가담했던 ‘평범한’ 독일인 열 명과 심층적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재단사, 목사, 고등학생, 빵집 주인, 교사, 경찰관 들이 마이어가 만난 ‘나치 친구들’이었다. 마이어가 인터뷰를 통해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내가 만난 사람은 독일인이 아니라 인간 그 자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는 단지 특정한 조건 … [Read more...] about 아이들은 스스로 읽는다
누가 고문자의 스위치를 누르는가
몇 년 전 만난 영우(가명)는 상·벌점에 유난히 민감했다. 학기 중에 몇 번이나 교무실을 찾아와 상·벌점을 확인했다. 상·벌점을 선생님들과 부모님에게 잘 보이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듯했다. 학생으로서 그 스스로 느끼는 자존감이나 인간적인 존엄감의 증표로 보는 것 같았다. 나는 언젠가 자신의 많은 상점과 ‘0점’으로 찍힌 벌점을 보면서 득의에 찬 표정을 짓던 영우를 잊을 수 없다. 상·벌점제의 실효성 학교 안팎으로 상·벌점제 시스템을 찬성하는 이가 많다. 교사들은 상·벌점제의 구실을 … [Read more...] about 누가 고문자의 스위치를 누르는가
핀란드 30년 교육개혁에서 배우는 교훈
1 2010년을 전후로 ‘핀란드 교육’ 열풍이 불었다. 일종의 ‘교육 유람단’을 꾸려 핀란드 교육 현장을 탐사하러 다니는 이들이 많았다. 함께 배우고 더불어 살아가는 협력과 공동체의 학교 문화에도 불구하고(!)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탁월한 성적을 내는 핀란드 교육이 경쟁 일변도의 시스템 아래서 신음하는 한국 공교육에 돌파구를 마련해 줄 수 있으리라 여겼다. 아쉬운 점이 있다. 핀란드 교육 열풍 이후 핀란드 교육의 특장점이라 할 수 있는, 학생의 배움을 중심으로 하는 협력적인 교실 … [Read more...] about 핀란드 30년 교육개혁에서 배우는 교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