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후배이자 제자인 녀석이 회사에서 갑자기 해고 격의 권고사직을 당했다고 이야기를 했다. 사장은 나름 1세대 개발자라고 돈을 좀 벌어서 취미처럼 게임 회사를 해왔던 걸로 들었는데, 최근 모 퍼블리셔에서 투자를 받았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한국의 노동법은 (아직까지는) 해고의 사유에 대해서 서류로 명기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내가 물어본 것은 “사유가 뭐냐?”였다. 그리고 이전에 회사로부터 경고나 징계를 받은 일이 있는지, 대화 내용이 무엇인지 자세하게 물었다. 사장은 명목상, “업무 … [Read more...] about 권고사직에는 동의할 필요가 없다
인권은 의무를 동반하는 것이 아니다
페미니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 ‘여성과 남성은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는 말에, 종종 어떤 사람들은 슬쩍 ‘의무’를 끼워 넣는다. 이를테면 ‘여성은 국방의 의무를 지지 않으면서 권리만 주장한다’라는 식으로. 인간으로서의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권리’는 ‘인권’에 대한 이야기다. 시민으로서나 국민으로서나 혹은 누군가의 엄마로서나 아내로서의 권리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권리다. 이 인간의 권리는 심지어 범죄자든 여성이든 아동이든 노인이든 흑인이든 … [Read more...] about 인권은 의무를 동반하는 것이 아니다
사내정치는 어떻게 발생하는가
아주 오래전부터 게임 업계에는 'X맨'이라느니 '요원 005'라느니 하는 식으로 프로젝트 안에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을 부르는 말이 있었다. 이런 ‘정치’는 비단 한국만이 아니고 전 세계적인, 모든 협업해야 하는 업종에서 관찰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게임 업계에서는 이 ‘정치꾼’들의 특징으로 오랫동안 ‘게임 개발은 쥐뿔도 모르면서 낙하산으로 내려온 팀장’ 같은 경우로 한정하여 특정한 경우에만 경계의 대상으로 생각해왔는데, 알고 보면 팀장급은 최소한 되어야 ‘정치적 영향력’이라는 게 생기기 … [Read more...] about 사내정치는 어떻게 발생하는가
늙은 개발자의 문제
요즘 활동을 하면서 가장 관심 있는 주제 중의 하나가 ‘늙은 개발자들의 상황’에 대한 부분이다. 회사 내에서 진급하지 않고 실무를 하는 개발자의 경우나 정리해고로 회사를 그만두게 됐는데 새로운 회사에는 들어가기 어려워지는 경우, 그렇게 떠밀려서 창업을 할 수밖에 없는 경우, 나이가 들수록 들어가는 돈은 많은데 충분한 소득이 없는 경우 등. 나이 든 실무 개발자의 경우는, 얼마 전 송재경 대표와 이야기에서 힌트를 좀 얻었다. 경영자가 나이 든 개발자들이 관리 업무를 하지 않고 개발에 좀 더 … [Read more...] about 늙은 개발자의 문제
‘게구리 논란’으로 보는 게임계의 성 차별
여성 게이머는 원래 게임 안에서 잘해도 욕을 먹고 못 해도 욕을 먹는다. 아니 플레이를 잘한다 잘 못 한다를 논하기 이전에 여성 게이머는 ‘보호의 대상’이거나 ‘뒤에서 힐이나 해’야하는 존재이고, 또 게임 플레이와 관계없이 ‘누가 봤다는데 존나 예쁘더라’로 소비되는 대상일 뿐이다. 원래 그렇다. 대체로 여성 게이머들은 그래서 게임 안에서 성별을 밝히는 게 좋은 일로 연결되는 경우가 별로 없으므로, 성별을 밝히지 않는다. 통계적으로 전체 MMORPG 플레이어의 3~40%가량은 여성이다. 하지만 … [Read more...] about ‘게구리 논란’으로 보는 게임계의 성 차별
뉴스미디어와 게임의 변화
ZDNet korea의 기사를 읽는 중에 제프 베조스의 이런 발언 이야기가 나왔다. “그동안 우린 상대적으로 소수 독자를 확보한 뒤 독자 한 명당 많은 돈을 버는 방식으로 해왔다. 하지만 앞으론 많은 독자를 기반으로 독자 1인당 적은 돈을 벌어들이는 방식을 택할 필요가 있다.” – 제프 베조스(Jeffrey Preston “Jeff” Bezos) 게임으로 돌아와서 생각해 보면 어떤가. ‘그동안 우린 상대적으로 소수 게이머를 확보한 뒤 게이머 한 명당 많은 돈을 버는 방식으로 해왔다’라고 … [Read more...] about 뉴스미디어와 게임의 변화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을 때 남성들의 반응은 변하지 않았다
이 내용은 넷플릭스의 <She’s Beautiful when she’s angry>라는 다큐멘터리 중 발췌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60년대 형성하기 시작한 당시 페미니즘 운동에 대해 당시 활동가들이 직접 구술로 회상하고 있다. Fran Beal: 그 당시에 있었던 모든 사회적 변화 운동은 결국 여성 운동으로 귀결됐어요. 그들은 여성의 의식화를 높이고자 했죠. 동등한 환경에서 활동하기 위한 필요성이요. Ruth Rosen: 시민권 운동의 일원으로 반전 운동의 큰 부분을 맡았어요. … [Read more...] about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을 때 남성들의 반응은 변하지 않았다
조직과 상명하복
한국에서 보이는 많은 IT 관련 문제들이 그 밑바닥을 파고 들어가다가 보면 '시대 적응'의 문제라는 생각을 하고는 하는데, 금태섭 변호사의 신간에서 발췌했다는 이 사진이 페이스북에 돌면서 또 하나를 확인했다. 요약하면 "(금태섭 변호사가 어떤 일이 있어) 최시중 방통위원장에게 이메일을 보내려고 했더니 이메일을 안 쓴다"는 것인데, 방통위(방송통신위원회)가 우리나라 방송과 정보통신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곳이라는 걸 생각하면 정말 어처구니가 없을 수밖에. (관련 내용이 기사로 추가됐다.) 사실 … [Read more...] about 조직과 상명하복
한국 게임산업은 왜 안 되는가
전자신문에 재밌는 기사가 났더랬다. '문화융성, 게임을 앞장세우자'라는 제목의 기사로, 한국이 중국에 뒤처지기 시작했는데 이걸 되돌리기 위해 게임산업을 중흥해야지 않겠냐는 취지의 기사다. 기사 중 특별히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다. 요즘 국내 게임사의 가장 큰 고민은 쓸 만한 인재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새로운 활력이 돼야 할 신입 개발자를 구하는 데 애를 먹는다. 능력 있는 젊은 개발자들이 게임업계를 취업 후순위에 두기 때문이다. 10여 년 만에 닥친 이 같은 변화는 게임업계가 예전만큼 … [Read more...] about 한국 게임산업은 왜 안 되는가
45세 정년 개념, 바뀌어야 한다
얼마 전에 왜 45세 정년이 될 수 밖에 없는가 (기술기업의 관점에서)라는 글이 널리 회자되었다.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 중 하나는 한국은 원천기술, 기반기술이 취약하고 응용기술만 발달했다는 것이다. 특히 공학 쪽에서는 상당히 많은 부분의 기술이 미국와 일본의 발달된 인프라에 의존하고 있다. 반도체를 예로 들자면, 생산에 관련한 다수의 장치는 일본과 미국의 전문업체에 의존하고 있고, 설계에 관련한 툴들도 모두 미국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반도체 시장의 규모의 경제 때문에 이런 식으로 분업이 … [Read more...] about 45세 정년 개념, 바뀌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