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응급의료센터 윤한덕 센터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해서는 말을 더 보태지 않는다. 이 논평이 그가 어떻게 일해 왔는지, 어떤 조건에서 무슨 책임을 졌는지, 추가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거의 모든 언론이 경쟁하다시피 보도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또 한 명의 의사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들린다. 인천 한 병원의 전공의가 오랜 시간 계속 근무하다 죽음에 이르렀다고 한다. 법을 어긴 것은 아니라고 하나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전날 오전 7시 일을 시작해 사망 당일 오전 7시까지 … [Read more...] about 더 이상 ‘영웅’이 필요 없는 사회로
‘혼밥’ 먹어도 외롭지 않은 공동체를 위해
민족 대명절 설날 연휴가 지났다. 오랜만에 만난 친지,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이들이 많았겠지만 모두가 한결같이 즐겁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편에서는 지긋지긋한 성차별, 친근함을 가장한 무례함과 강압적 관계 때문에 괴로운 이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관계의 부재 때문에 괴로운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전자의 문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는 데 비해 후자의 문제는 이제 점차 ‘자연스러운 모습’이 되는 것 같다. 매년 명절 기간에 고립감 속에서 목숨을 끊는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은 … [Read more...] about ‘혼밥’ 먹어도 외롭지 않은 공동체를 위해
‘폭염 시 작업 중지’는 법제화해야 한다
믿을 수 없는 폭염이 지속되었다 에어컨 냉방이 되는 시원한 사무실에 있으면 애사심이 절로 생긴다는 ‘여름 한정’ 우스갯소리마저 유행했다. 하지만 모든 노동자에게 여름철 일터가 천국인 것은 아니다. 아파트 건설 현장, 보도블럭 공사 현장, 학교 급식실, 농촌 비닐하우스의 노동자들은 35도가 넘는 현장에서 그야말로 ‘구슬땀’을 흘려야 했다. 땀범벅이 된 채 초인종을 누르는 배달노동자와 눈이라도 마주치면 배달 음식을 건네받은 두 손이 민망하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질병관리본부의 온열질환 감시체계에 … [Read more...] about ‘폭염 시 작업 중지’는 법제화해야 한다
낙태죄 폐지 논란과 계획되지 않은 출산의 부작용
지난 5일, 이번 정부 첫 ‘저출산’ 대책이 나왔다. 기존의 출산율 위주의 정책에서 ‘2040세대 삶의 질 개선’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했다는 설명과 함께. 그러나 구체적 내용은 기존 제도에서 범위나 금액을 확대·보완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지원’을 더 하면 낳을 것이라는 전제다. 정부 대책이 발표된 주말, 서울 광화문에서는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덮어놓고 낳다 보면 내 인생은 폭망한다”, “출산율만 중요하냐 내 생명도 소중하다”고 외쳤다. 여성을 출산의 … [Read more...] about 낙태죄 폐지 논란과 계획되지 않은 출산의 부작용
지방선거 이후 지방은 어떻게 바뀔까?
6월 13일 지방선거는 여당이 크게 이긴 것으로 결말이 났다. 진보가 무엇을 이루었느니 보수가 어떻게 되었으니 관전평이 요란하지만, 우리는 가능성에 대한 판단을 미룬다. 정확하게 말하면 제도 정당을 기준으로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프레임에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겉으로는 집권 여당이 대부분 지방 정부와 의회를 장악하고 정권 교체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광역과 기초를 가리지 않고 자치단체장과 의회의 정치적 균형이 바뀌었으니, 여느 외국 같으면 ‘무혈혁명’이라고 불렀을지도 … [Read more...] about 지방선거 이후 지방은 어떻게 바뀔까?
노인 빈곤을 그냥 두고 소득 불평등을 해결한다?
정부 경제팀이 경제 정책을 둘러싸고 주도권을 경쟁한다고 말이 많다. 팩트인지 경제 관료의 바람 잡기인지, 또는 언론의 소설인지 모르겠지만, 예상 못 한 놀라운 소식은 아니다. ‘소득주도 성장’ 이야기가 나올 때부터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시나리오가 아닌가? (실체가 모호한 점이 많지만) 소득주도 성장이 이른바 주류 경제정책을 완전히 뒤집은 것도 아닌데도 그렇다. 시장이고 경제고 간에 소득이 있어야 구매력도 생기고, 그래야 산업이든 기업이든 성장할 발판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 소득주도 … [Read more...] about 노인 빈곤을 그냥 두고 소득 불평등을 해결한다?
지방 소멸은 건강 문제다
지난 2016년 한국 고용정보원에서 ‘한국의 지방 소멸에 관한 7가지 분석’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인구 구조를 고려하였을 때 226개 시군구 중 약 35%인 79개 지역이 30년 이내 소멸할 위기에 놓였다고 한다. 우리보다 먼저 이 문제에 직면했던 일본의 선행 연구에 기초한 이 연구보고서가 발표된 이래, 한국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벌어졌다. 일각에서는 지방 소멸에 대한 걱정이 과도하다는 반응도 있지만, 현재 지방 소멸은 저출산/고령화 이슈의 … [Read more...] about 지방 소멸은 건강 문제다
손석희의 푸념은 옳았을까?
한반도의 미세먼지가 언제부터 이렇게 심각한 수준이었는지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어느덧 미세먼지 예보와 그 건강 피해는 매우 중요한 일상 뉴스가 되었다. 이런저런 대책도 많이 제시된다. 안타깝게도 지금까지는 그 어떤 대책도 흡족하지 않다. 많은 사람이 한국은 전 세계적 환경 오염의 피해자, 특히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이 배출하는 대기오염의 가장 큰 피해자라고 인식한다. 그러던 중 ‘비닐 대란’이 벌어졌다. 중국이 재활용품 수입량을 줄이자 국내의 재활용품 수거 업체들이 비닐을 수거하지 않겠다고 … [Read more...] about 손석희의 푸념은 옳았을까?
‘문재인 케어’의 성공과 정치
여기서 성공은 정부가 발표한 일정에 따라 미리 정한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진행 과정에서 아무 말썽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정책이 성공한다는 말이 뜻하는 바는 본래 단순하고 명료하다. 문재인 케어가 성공한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부담과 고통을 덜도록 건강보장과 건강 보호의 양과 질이 크게 좋아지는 것을 가리킨다. 그 누구도 아닌 사람과 시민의 시각에서, 이들의 좋은 삶을 위해, 문재인 케어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굳이 시기를 나누자면 지금까지는 준비 … [Read more...] about ‘문재인 케어’의 성공과 정치
남자는 왜 여자보다 일찍 죽을까?: 유해한 남성성의 건강 비용
“남자들은 별로 잘 살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죽이고 죽으라면서 그들을 전쟁터에 보냅니다. 그들은 영화의 한 장면을 흉내 내면서 자신의 남자다움을 증명하기 위해 고속도로 한가운데 누워 있습니다. 그들은 중년의 나이가 되고 얼마 안 있어 심장 마비로 죽고, 남자답게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다가 간과 폐의 질병으로 죽고, 대략 여성들보다 네 배 많은 비율로 자살을 하고, 대개 여성들보다 세 배 많은 비율로 살인의 희생자가 되며(주로 다른 남자들의 손에), 그 결과 여성들보다 약 8년 덜 … [Read more...] about 남자는 왜 여자보다 일찍 죽을까?: 유해한 남성성의 건강 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