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까지 온 조짐인지, 이제는 이해하기 힘든 말들이 난무하기에 이르렀다. 통칭 ‘제약바이오’ 산업이라는 곳에서 벌어지는 일. 우연인지 필연인지 한꺼번에 이러기도 쉽지 않은데 비슷한 일이 쏟아진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보사 품목허가취소로 환자, 투자자, 의료계에 심려와 혼란을 끼친 데 대해 회사 대표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미국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과 협력해 현재 중단한 미국 임상 3상을 이른 시일 내 다시 진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 [Read more...] about 자본의 탐욕이 생명을 위협할 때
정부의 영리제약사 규제 발상은 순진했다
“인보사 사태는 ‘스캔들’이고 ‘제2의 황우석 사태'”라는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에 어깃장을 놓을 사람은 더 이상 없다. “전혀 몰랐다”던 코오롱생명과학(이하 코오롱)의 주장은 거짓이었고,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는 허위로 작성한 것이었다. 미적대던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비로소 인보사 허가를 취소하고 코오롱을 검찰에 고발했다. 시민사회단체는 코오롱과 식약처 모두를 검찰에 고소·고발한 상태다. 지난 6월 5일 식약처는 인보사 투여 환자에 대한 안전관리대책을 발표했다. “안전성에는 큰 … [Read more...] about 정부의 영리제약사 규제 발상은 순진했다
큰 병원으로만 몰리는 환자들, 무엇이 문제인가
큰 병원으로 환자가 더 몰린다고 의료계가 시끄럽다. ‘문재인 케어’ 때문에 그렇다는 주장부터 터질 것이 터졌다는 의견까지 분석과 진단은 다양하지만,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진다는 상황 인식은 같다.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 한 가지는 환자와 일반인은 ‘의료전달체계’에 놀랍도록 관심이 적다는 사실이다. 정기적으로 병원에 다니는 환자들조차 잘 모른다. 혹시 ‘그들만의 문제’는 아닐까, 사회적 중요성에 대한 현실 인식부터 중요하다. 의료전달체계 문제의 … [Read more...] about 큰 병원으로만 몰리는 환자들, 무엇이 문제인가
트라우마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인 미투 운동에서 성폭력 생존자들의 용기, 이들을 지지하는 목소리들 사이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생존자의 ‘트라우마’라는 정신의학적 진단이다. 생존자의 고통이 알려지지 않고 정당한 것으로 인정받지 못할 때, 이러한 진단은 그간 생존자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알리는 증거이자 젠더 불평등의 현실을 고발하는 무기가 되었다. 그런데 트라우마 개념이 쓰이는 맥락이 반드시 정의로운 것일까? 국제 학술지 《영국 사회복지 저널(British Journal of Social … [Read more...] about 트라우마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더 오래 일하고, 더 적게 받고, 더 아픈데 이게 공정한 걸까?
‘새벽배송’이 한동안 소셜미디어의 타임라인을 메웠다. 소비자의 편리함과 노동자의 안전보건 사이의 균형이 어디인지를 둘러싼 논쟁이었다. 택배 노동의 과중함, ‘30분 배달제’ 같은 빠른 배송 압박이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한다는 사실이 어느 정도 알려져 있기 때문에 가능한 논쟁이었다. 사람 잡는 ‘피자 30분 배달제’, 한국에만 있는 비극 빨리빨리 고객님^^ 죽더라도 갈게요ㅠㅠ 인공지능 기술과 소비자 선호의 최적 조합이라는 미사여구로 포장된 긱 이코노미(Gig Economy) … [Read more...] about 더 오래 일하고, 더 적게 받고, 더 아픈데 이게 공정한 걸까?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헌법재판소가 현행 낙태죄가 헌법불합치라 결정했다(‘헌법불합치’가 결론이라고 하지만 ‘위헌’과 같은 뜻이라 생각한다). 2020년까지 낙태와 관계된 법을 개정해야 하니 약 일 년 반이 남았다. 애초에 법에서 출발한 일, 이제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낙태죄 폐지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떤 논점이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헌법재판소 판결을 전후해 이미 여러 단체와 언론이 짚은 내용을 되풀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좋으나 싫으나 우리 사회가, 아니 국가(정부와 다르다!)가 많은 문제를 … [Read more...] about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끝나지 않는 고통 ‘트라우마’, 이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예기치 못한 사건에서 비롯되는 강한 정신적 충격 혹은 상처”로 정의되는 트라우마는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선 단어가 아니다. 트라우마는 여러 모습으로 나타난다. 대인관계에서 비롯된 마음의 상처가 트라우마로 자리 잡기도 하고, 자연재해에 노출된 뒤 심각한 수준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기도 한다. 참고자료: 자연재해의 트라우마, 물질남용으로 이어져 트라우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 차원에서도 이에 대한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 재난으로 인한 피해자의 … [Read more...] about 끝나지 않는 고통 ‘트라우마’, 이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사법 권력은 ‘신성불가침’인가?
재판을 통한 사법적 판단은 우리 곁에 있으면서 일상에 영향을 미친다. 고발해야 할 일이 있거나 고소를 당할 때, 법을 어겼을 때만 그런 것이 아니다. 직접 개인의 운명을 가를 때는 말할 것도 없고, 눈에 보이지 않게 우리를 규율하는 것이 또한 사법이다. 사법은 법의 적용과 해석을 통해 삶의 양식과 사회적 제도, 공동체의 규범에 개입한다. 예를 들어 삼성반도체 노동자들에게 산재를 인정할지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은 (좌충우돌하는) 재판을 통해 노동자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기업의 행동에 영향을 … [Read more...] about 사법 권력은 ‘신성불가침’인가?
대학생들의 정신건강이 위태롭다
대학생들의 정신건강이 위험한 수준이다. 2018년 3월 전국 대학생 2,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대학생의 불안 정도는 고위험 수준이 40%, 잠재적 위험 수준이 30%로 나타났다. 합치면 70%의 학생이 불안을 호소한다는 것이다. 조사에 참여한 학생 중에서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학생도 1.6%에 달했다. 이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나타난 자살 시도율 0.8%의 두 배에 달하는 숫자다. 청년층의 정신건강 악화는 다른 나라들에서도 공통적으로 지적된다. 선행 … [Read more...] about 대학생들의 정신건강이 위태롭다
‘건강식’의 지나친 도덕화, 저소득층 청소년의 정신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건강한 식사’에 대한 청소년들의 신념 차이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건강한 식사’(healthy eating)를 하는 것이 좋다. ‘건강한 식사’란, 패스트푸드나 탄산음료 같은 몸에 해로운 음식을 삼가고 대신에 과일과 채소, 유기농 식품 등을 위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청소년 시기의 건강은 남은 생애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 시기에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학교와 보건소에서 학생들의 식사 행태 개선을 … [Read more...] about ‘건강식’의 지나친 도덕화, 저소득층 청소년의 정신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