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에 농촌형 고향을 다녀온 사람들이 나눴을 ‘정치적’ 대화는 대체로 이런 범위였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공과, 동계올림픽, 남북 관계, 6월 지방선거, 노인 문제, 그리고 지방의 쇠퇴. 지역에 따라 특별한 주제도 있었을 것이나 이 정도가 우리가 당면한 사회적 현실이 아닌가 싶다. 그중에서도 고령화와 지역 쇠퇴는 뾰족한 수도 없으니 마냥 답답한 주제였을 터, 무력감과 냉소가 분위기를 압도했을 수도 있다. 설 연휴에 경상북도 지사에 출마하는 한 후보자가 ‘저출산·고령화 컨트롤 타워’를 … [Read more...] about 사라지는 ‘고향’을 되살릴 길은?
‘태움’은 병원에만? 당신 옆자리도 활활 타고 있다
지난 연말, 간호사들이 강요에 의해 집단적으로 선정적 장기자랑을 해야 했던 일이 세간에 알려졌다. 그 후 간호사들이 경험하는 인권 침해, 부당노동행위 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병원장이 사과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설 연휴를 앞두고 서울 대형 종합병원의 신입 간호사가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 사건을 두고 사건의 연유가 소위 ‘태움’이라는 간호사 조직의 고유한 문화 때문인지, 개인의 성향 때문인지, 혹은 다른 구조적 요인 때문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서울 대형병원 … [Read more...] about ‘태움’은 병원에만? 당신 옆자리도 활활 타고 있다
방대한 건강 정보는 우리의 생활 습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흡연, 음주, 과도한 지방과 짠 음식 섭취, 비만, 운동 부족, 과로… 현대인이라면 최소한 하나 이상 가지고 있을 이러한 생활습관들은 만성질환과 암의 주요 원인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건강 정보 덕분이다.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이 사람들의 관심사가 되고 건강증진정책의 중요 의제가 되면서 학교 교육부터 대중매체, SNS까지 건강 정보가 흘러넘친다. 어떤 생활습관이 얼마나 위험하고,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 [Read more...] about 방대한 건강 정보는 우리의 생활 습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입양특례법 개정: ‘아동 최우선의 원칙’ 지켜야
2017년 10월 18일, 보건복지부는 ‘헤이그 국제아동입양협약’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한국이 이 협약에 서명한 것이 2013년 5월이니, 4년 5개월 만이다. 이 협약은 입양을 최후의 수단으로 여길 것을 강조하면서, 불가피하게 입양을 보낼 경우에도 국내 입양을 우선으로 하고, 해외입양의 경우 양국 정부가 나서서 양부모가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있는지 검증하고 입양아 국적 취득을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세계최대의 ‘고아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가진 한국 입장에서는 … [Read more...] about 입양특례법 개정: ‘아동 최우선의 원칙’ 지켜야
청년이 미래? ‘착취’를 멈추자
한국인은 아직 ‘퇴보’에 익숙하지 않다. 1960년대부터 거의 모든 것은 커지고 많아졌으며 좋아졌다. 굶지 않게 된 데서 출발했지만, 삶을 지탱하는 물질은 상전벽해로 바뀌었다. 이제 소득, 재산, 학력은 으레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인 줄 안다. ‘확대’와 ‘팽창’은 삶의 원리로 자리를 잡았다. 1990년대 말 경제위기와 2008년 무렵 세계 금융위기를 겪었지만, 성장과 발전의 ‘멘탈’을 바꾸지는 못한 것 같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그 수많은 창업과 자영업의 기획과 좌절, 사회적으로는 … [Read more...] about 청년이 미래? ‘착취’를 멈추자
‘혼밥’은 공중보건의 문제다
몇 달 전, 법무부 장관이 익명의 제보를 받았다고 밝히면서 ‘밥 총무’의 역할이 세간에 알려지게 되었다. 검찰의 ‘밥 총무’란 식사 시간이 되면 부서 내 부장검사나 선배 검사들의 참석 여부를 확인한 뒤 메뉴를 정해 식당을 예약하고 식사를 마치면 공금이나 갹출로 계산까지 담당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었다. 막내 검사가 맡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 어려움을 법무부 장관에게 호소한 것이다. 기사가 나온 뒤 ‘아니, 그게 왜 갑질이야? 같이 밥을 먹는 게 어때서?’라고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었다. 대화를 … [Read more...] about ‘혼밥’은 공중보건의 문제다
그들은 왜 산업재해에 더 취약한가?
한국의 산업재해(산재) 사망률이 OECD 회원국 중 1~2위를 다툰 지가 벌써 10년이 넘는다. 지난해에도 산재 사망자 숫자가 1,777명이었으니, 하루에 네 명 이상 생을 달리한 셈이다. 이 정도 되면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질 만도 하지만 올해에도 ‘처음이 아닌’, 그래서 더 안타까운 산재가 연이어 발생했다. 우리 사회에서 산재는 지나치게 반복적이고 비슷한 형태로, 그것도 노동시장에서 불안정한 지위에 놓여있는 이들에게 집중적으로 일어난다. 이미 많은 학술논문이 나이가 어린 노동자, 비정규 … [Read more...] about 그들은 왜 산업재해에 더 취약한가?
음주 강권, 생명 끊을 수 있다
탄핵, 대선, 북핵 위기, 지진, 무엇, 그리고 또 무엇. 숨 돌릴 새 없이 사건사고가 일어났던 2017년도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렀다. 날씨는 추워지고 길거리 곳곳에서 연말연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바야흐로 송년회 시즌이다. 지인들과 지난 1년을 돌아보고 서로를 위로하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술과의 전쟁’ 시즌이기도 하다. 과음이 건강에 안 좋다는 말은 어디서나 쉽게 들을 수 있지만, 실천에는 여러 가지 걸림돌이 있다. 만연한 음주문화와 언제 어디서든 술을 구입할 수 있는 환경, 상대적으로 … [Read more...] about 음주 강권, 생명 끊을 수 있다
부동산 정책은 건강 정책이다
집값 상승, 세입자 건강에 해롭다 6.19 부동산 대책, 8.2 부동산 대책,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 새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반년 사이에 부동산 관련 대책이 벌써 3번 발표됐다. 정부가 이토록 부동산 정책에 열을 올리는 것은 현재의 부동산 가격 상승이 사회정의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정된 토지와 주택을 소수가 독점하기 때문에 주택 가격이 상승한다. 그 소수는 불로소득을 향유하고, 서민들은 안정된 주거 공간을 마련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집’으로 인해 소득 … [Read more...] about 부동산 정책은 건강 정책이다
2017년, ‘새 대통령’만으로는 부족하다
2017년,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것 먼저 지난해 2016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자. 촛불을 빼고 2016년을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마지막 날 광장에 나온 누적 인원이 1천만 명을 넘었다니, 2016년 후반은 전체가 하나로 역사적 사건이다. 그것으로 구체제가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면, 촛불은 한 세대를 지속한 1987년 체제의 마지막 장면이 아닐까 싶다. 다른 것보다는 모종의 낙관을 회복한 것이 큰 의의라 해야 하겠다. 시민의 열망에 대해, 또한 시민이 가진 힘에 대해 냉소와 … [Read more...] about 2017년, ‘새 대통령’만으로는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