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데이터 체크한 다음 이야기하자." 명색이 증권시장에서 이코노미스트 일을 하는 터라 누군가의 흥분된 주장을 들으면 이렇게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잘못된 주장에 홀라당 넘어가면 그 뒷감당은 온전히 저 혹은 다른 투자자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미세먼지 이슈도 마찬가지예요. ‘미세먼지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거 동의합니다. 먼지 많이 마셔서 건강에 좋을 리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게 다른 모든 문제보다 우선할 만큼 시급하며, 더 나아가 심각한 이슈인가에 관해서는 확인해볼 필요가 … [Read more...] about 미세먼지 유해성 논란: 그래, 데이터 체크하고 이야기하자
대학 교육이 ‘인종 간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 최근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준에서 발간된 흥미로운 보고서 한편을 소개할까 합니다. 제목(「College Inadvertently Increases Racial and Ethnic Disparity in Income and Wealth」)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대학교육이 인종(혹은 민족)간 불평등을 확대시키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으며, 원문 내용을 보고 싶은 분은 여기서 보시면 됩니다. 보고서 번역하느라 수고한 RA, 신희연 양에게 감사하다는 말씀도 … [Read more...] about 대학 교육이 ‘인종 간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무디스, “한국 대통령 탄핵”에 대한 평가를 내리다
한국 대통령 탄핵에 대한 무디스의 흥미로운 보고서 한편을 번역해봤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대통령 탄핵은 한국경제의 국가신용등급에 긍정적이라는 것. 더 나아가 GDP 대비 45% 수준의 국가부채 및 GDP 대비 연 3% 내외의 재정적자를 용인하는 '재정정책'은 한국 정부의 건전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즉, 차기 정부가 기업구조조정을 촉진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돈을 팍팍 쓰라는 권고를 담고 있었습니다. Korean President’s Ouster … [Read more...] about 무디스, “한국 대통령 탄핵”에 대한 평가를 내리다
국민연금은 어떻게 그런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을까?
국민연금은 어떻게 그런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을까? 운용자산 규모가 500조를 넘어가는데, 그리고 정기예금금리가 1%인 상황에서 어떻게 국민연금은 2016년 4.75%의 놀라운 성과를 기록할 수 있었을까요? 수익률만 좋은 게 아닙니다. 안정성은 훨씬 더 뛰어납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수익률은 -0.16%, 그리고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사태 당시에는 +2.31%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대체 이게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요? 달러 자산 배분에 … [Read more...] about 국민연금은 어떻게 그런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을까?
‘교육특구’의 학생들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서울대학교에 가장 많은 합격생을 낸 고등학교 리스트가 올해도 어김없이 떴습니다. 그리고 상위권에는 낯익은 학교들이 주르륵 포진하고 있습니다. 원래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들어가는 '특목고'는 그렇다 쳐도, 일반고의 지리적 위치를 보면 목동이나 강남 같은 이른바 '교육특구'에 자리 잡은 학교가 압도적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거듭될까요? 학생들이 똑똑해서? 학교가 잘 가르쳐서? 그것도 아니면 부모의 재력이 가져온 플러스알파 효과? 오직 지능의 … [Read more...] about ‘교육특구’의 학생들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한국의 고학력 여성들은 왜 결혼하지 않을까?
한국의 고학력 여성들은 왜 결혼하지 않을까?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는 대단히 흥미로운 결과를 담고 있다. 종교인구의 급감이라던가, 대학 졸업인구의 비중이 2010년 32%에서 2015년 38%로 증가하는 등 재미있는 통계가 많았지만, 필자의 관심을 가장 집중시킨 것은 '미혼인구' 비중의 비약적인 증가였다. 35~39세 인구의 26.2%가 미혼 상태, 그리고 3.3%가 이혼했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인 뉴스였다. 즉 한국 30대 후반 남녀 10명 중 … [Read more...] about 한국의 고학력 여성들은 왜 결혼하지 않을까?
남자의 종말 : 왜 백인 남자는 트럼프를 찍었을까?
지난 11월 8일, 미 대통령 선거는 저 같은 경제분석가들에게 많은 고민거리를 던져주었습니다. 트럼프 당선자의 경제정책 관련 공약을 살펴보면, 그의 정책이 불평등을 완화하기는커녕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으니까요. 예를 들어 감세정책이 대표적입니다. 금리가 역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고, 더 나아가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감세를 단행한다? 감세가 경기에 모든 면에 부정적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2001년 부시 행정부에 의해 시행된 감세정책 … [Read more...] about 남자의 종말 : 왜 백인 남자는 트럼프를 찍었을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회고①: 왜 그렇게 금리가 낮았을까?
2008년 위기의 원인을 회고하는 시리즈 글을 총 6회에 걸쳐 올릴 계획입니다. 오늘은 그 1편으로, "왜 그렇게 금리가 낮았을까?"입니다. 참고로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왜 그렇게 금리가 낮았을까? 2) 중국이 미국 부동산 버블을 유발했다고? 3) 미국은 왜 그렇게 부동산 규제를 완화했나? 4) 규제완화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태도는? 5) 부동산 시장 붕괴의 원인은? 6) 부동산 시장 붕괴가 긴 불황으로 이어진 이유는? 마이너스 금리 … [Read more...] about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회고①: 왜 그렇게 금리가 낮았을까?
한국 노동시장에서 여성은 어떤 지위에 놓여 있나?
전에 올렸던 포스팅에서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정리해보겠습니다. 한국 여성들이 의지력과 능력 부족으로 연봉이 높은 STEM 일자리에 가지 않는다는 주장이 있다. 실제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10년간 2% 포인트 남짓 STEM 부문의 여성 비율이 올라가는 데 그쳤다. 그렇다면 한국 여성은 의지 부족에 또 무능력자인가? 그렇게 결론 내리기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여성은 수학을 못 한다는 편견 속에 STEM 부문 여성의 취업은 어려우며, 이 과정에서 여성들은 … [Read more...] about 한국 노동시장에서 여성은 어떤 지위에 놓여 있나?
스트레스 테스트, 미국을 금융위기에서 살려낸 교훈
지난 40년의 독서 이력을 돌이켜보면, 대략 1만 여권 이상의 책을 읽은 것 같습니다. 워낙 책 읽기를 좋아하는 데다, 속독하기 때문에 앉은 자리에서 소설책 한두 권 읽은 것은 여반장이거든요. 매년 제 블로그에 서평을 올리는 글만 50편 이상이니 그 몇 배에 이르는 책을 읽는다고 봐야겠죠. 이렇게 장황하게 제 독서 이력을 설명하는 이유는 오늘 소개하는 책 <스트레스 테스트>를 읽고 받은 감동을 어떻게든 세세하게 전달하고 싶은 맘 때문입니다. 즉, 1만권 넘게 읽은 책 중에서 거의 … [Read more...] about 스트레스 테스트, 미국을 금융위기에서 살려낸 교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