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은 어떻게 그런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을까?
운용자산 규모가 500조를 넘어가는데, 그리고 정기예금금리가 1%인 상황에서 어떻게 국민연금은 2016년 4.75%의 놀라운 성과를 기록할 수 있었을까요? 수익률만 좋은 게 아닙니다. 안정성은 훨씬 더 뛰어납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수익률은 -0.16%, 그리고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사태 당시에는 +2.31%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대체 이게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요?
달러 자산 배분에 답이 있다!
국민연금이 지난 10년간 연평균 5.36%의 고수익을 기록하면서 최악의 상황에서 손실을 보지 않는 ‘기적’을 실현한 이유는 바로 자산 배분에 답이 있습니다.
위의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죠.
국민연금은 국내주식에 102조4000억 원(18.4%)을 투자하고 있으며 해외주식과 국내채권에는 각각 85조7000억 원(15.4%), 282조6000억 원(50.7%)을 운용하고 있다. 해외채권과 국내대체투자, 해외대체투자에는 각각 23조4000억 원(4.2%), 21조9000억 원(3.9%) 41조7000억원(7.5%)을 투자 중이다.
여기에 답이 있습니다. 즉 전체 자산의 거의 30%를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겁니다.
왜 해외 자산에 투자하면 수익률이 높아지고 또 안정적이 되는가? 그 이유는 바로 채찍 효과에 있습니다. 채찍 효과란 선진국 소비자 시장의 아주 사소한 변화도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아래에 보이는 ‘그림’이 이를 잘 보여주죠.
붉은 선은 한국의 수출(좌축)이며, 파란 선은 미국의 실질 소비지출 증가율(우축)입니다.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한국 경제는 미국 소비자지출의 변화에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2014년이겠죠. 2014년 미국 실질소비지출이 아주 약간 둔화된 것만으로도 한국 수출은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물론 2016년 하반기부터 미국 소비지출이 회복되며, 다시 한국 수출은 회복 중이고요.
채찍 효과가 자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이렇듯 한국 경제가 선진국 소비지출에 민감하다는 사실은 투자에 두 가지 시사점을 줍니다. 첫 번째는 한국의 자산가격 변동성이 엄청 클 수밖에 없다는 것. 다른 하나는 해외 자산에 투자함으로써 아주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
아래 그림은 KOSPI와 달러/원 환율의 추이를 보여줍니다. 두 자산의 가격 변화 방향이 반대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2008년이나 2011년처럼 환율이 급등할 때, 주가는 폭락합니다. 반대로 2009년이나 2012년처럼 환율이 안정될 때 다시 주식시장은 회복됩니다.
따라서 해외투자. 특히 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것만으로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물론, 달러 예금에만 투자한다면 ‘안정성’은 높아지는 대신 수익률이 낮아질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고수익 해외자산(주식, 채권, 리츠 등)에 투자하면 됩니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해외 채권 및 주식 투자비중이 상당히 높습니다.
아래에는 미국 채권과 한국 주식에 자산울 배분했을 때의 성과가 정리되어 있는데…아무튼 한국 주식에 올인하는 것보다, 해외 자산에 자산 배분하는 게 훨씬 더 나은 전략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곧 발간될 책 『인구와 투자의 미래』 혹은 2012년에 발간된 책 『돈 좀 굴려 봅시다』를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원문: 시장을 보는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