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능력의 저하, '한자 교육 중단'에서 찾을 일이 아니다 지난 11월 중순에 인터넷에서 《조선일보》 기사 「‘무운을 빈다’… 이게 뭔 소리? 검색창이 난리 났다」를 읽었다. 부제는 “국어사전 명사 80%가 한자어… 한자 의무교육 중단 20년이 부른 풍경”이다. ‘한자어’니, ‘의무교육’이니 뻔한 레퍼토리여서 어떤 기사인지를 단박에 눈치챘다. 기사는 ‘한자를 모르는 젊은이들이 점차 늘면서 벌어지는 일’ 몇을 소개하면서 그게 다 ‘한글 전용’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일부 젊은이들이 … [Read more...] about 조선일보의 ‘한자 교육’ 타령, 이제 그만 좀 합시다
‘475세대’의 퇴장,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9월 말께부터 여러 일간지에서 ‘베이비부머(Babyboomer)’를 다룬 기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베이비부머라면 물론 한국 전쟁 후 급격한 출산 붐을 타고 태어나 세대를 이른다. 이들은 산업화와 민주화, 외환위기 등 격동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어 온 전후세대다. 베이비붐 세대는 6·25전쟁(1950~1953) 종전 2년 후인 1955년부터 산아제한 정책이 도입되기 직전인 1963년까지 9년에 걸쳐 태어난 이들이다. 이들은 너무 어려서 4·19 혁명이나 5·16 쿠데타를 알지 … [Read more...] about ‘475세대’의 퇴장,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1910년 12월, 첫 노벨상 시상이 이루어지다
노벨상, 그리고 노벨문학상 이야기 1910년 12월 10일 오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노벨상 첫 시상식이 열렸다. 알프레트 노벨(1833~1896)의 5주기를 맞아 3,150만 스위스 크로네(약 920만 달러)에 이르는 거액의 상금은 5개 부문 6명의 수상자에게 돌아갔다. 5개 부문 6명의 수상자 중 알 만한 사람은 물리학상을 받은 엑스(X)선을 발견한 뢴트겐((Wilhelm Conrad Röntgen)과 평화상을 수상한 프레데리크 파시(Frederic Passy, 국제평화연맹 … [Read more...] about 1910년 12월, 첫 노벨상 시상이 이루어지다
1872년 11월, 수잔 앤서니 자매들이 첫 대통령선거 투표를 하다
1872년 오늘은 미합중국 제18대 대통령 선거일이었다. 수잔 B. 앤서니(Susan Brownell Anthony, 1820~1906)는 세 명의 여동생과 함께 투표소로 가서 역사적인 투표를 했다. 때는 여성참정권이 없던 시대, 어렵사리 유권자 등록을 할 수 있었던 그녀는 이날 투표에 성공(!)한 뒤 동지이자 친구인 엘리자베스 캐디 스탠턴(Elizabeth Cady Stanton, 1815~1902)에게 승전보를 보냈다. 이 문제 때문에 올해 겨우내 골치가 아프게 되더라도 옳은 일을 … [Read more...] about 1872년 11월, 수잔 앤서니 자매들이 첫 대통령선거 투표를 하다
세벌식 글자판, 그리고 한글 이야기
세벌식 글자판과 한글 입력 타자기를 처음 만지게 된 것은 군대에서였다. 먹지를 대고 공문서를 쓰고, 등사기로 주번 명령지를 밀던, 특전대대 행정서기병 시절이다. 어느 날, 중고 레밍턴 타자기 1대가 대대 인사과로 내려왔다. 비록 중고이긴 했지만, 그 작고도 선명한 인자(印字)가 선사하던 감격을 잊을 수 없다. 한 이태 가까이 그놈을 벗하며 살았다. 이른바 ‘독수리 타법’을 벗지 못하였지만, 일정한 속도를 확보할 무렵, 나는 만기 전역했고 이내 대학으로 돌아갔다. 이듬해, 월부로 … [Read more...] about 세벌식 글자판, 그리고 한글 이야기
1944년 7월, 작가 생텍쥐페리가 정찰 비행 중 실종되다
1944년 7월 31일, 생텍쥐페리, 정찰 비행 중 실종 1944년 7월 31일 오전 8시 25분, 정찰기 P38 라이트닝을 타고 출격한 『어린 왕자』의 소설가이자, ‘야간 비행’의 선구자 앙투안 마리 장 밥티스트 로제 드 생텍쥐페리(Antoine Marie Jean-Baptiste Roger de Saint-Exupéry, 1900~1944)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비무장으로 6시간분의 연료를 싣고 이륙했으나 6시간이 지나도록 기지로 귀환하지 않았다. 8시간 반 뒤에 실종 … [Read more...] about 1944년 7월, 작가 생텍쥐페리가 정찰 비행 중 실종되다
2000년 12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다
2000년 12월, 고 김대중(1924–2009) 전 대통령은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 메인 홀에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홀은 그가 추진해 온, 남북 화해를 위한 햇볕정책을 상징하는 노란 꽃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김대중은 같은 해 6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6·15선언’을 끌어낸 바 있었다. 두 달 전인 10월 13일,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서는 '한국과 동아시아의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 및 북한과의 화해와 평화에 기여'한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을 200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 [Read more...] about 2000년 12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다
1934년 12월, 국민시인 김소월 서른둘에 지다
1934년 12월 24일 아침 8시, 평안북도 곽산(郭山)의 집에서 소월(素月) 김정식(金廷湜, 1902~1934)이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그는 전날, 곽산 장(場)에서 사 온 아편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었다. 그의 돌연한 죽음을 짤막하게 전한 매체는 《동아일보》였다. 한가히 향촌 생활을 하는 소월 김정식이 평안북도 구성군 서산면 평지동 자택에서 24일 오전 8시에 돌연 별세했는데 그가 최근까지 무슨 저술에 착수 중이었다 한다. 당시 신문 기사는 그가 임종한 곳이 평북 구성이라고 … [Read more...] about 1934년 12월, 국민시인 김소월 서른둘에 지다
김동인, 혹은 ‘문필보국’의 전범
김동인은 우리 소설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춘원 이광수와 함께 초기 현대소설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소설 문장을 과거형 시제로, 영문의 ‘he’와 ‘she’에 대응하는 ‘그’와 ‘그녀’라는 삼인칭 대명사를 정착시킨 게 이들 작가인 것이다. 김동인의 아버지는 평양의 대부호인 기독교 장로 김대윤, 일제 강점기 때 각종 친일 단체에서 활동하고 제헌국회 부의장을 지낸 김동원이 이복형이다. 동인은 일본 유학 중이던 1919년 2월, 도쿄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순문예 동인지 … [Read more...] about 김동인, 혹은 ‘문필보국’의 전범
1916년 10월, 나운규의 무성영화 〈아리랑〉이 개봉하다
1926년 10월 1일-나운규의 영화 <아리랑> 개봉 1926년 10월 1일, 나운규(羅雲奎, 1902~1937)가 시나리오를 쓰고 주연·감독한 영화 <아리랑>이 서울의 극장 단성사에서 개봉되었다. 흑백 화면의 무성영화였지만 이 영화는 이 땅의 민중들에게 일대 충격을 안겨준 혁명적 영화였다. 영화가 끝나면 감동한 관객들은 목 놓아 울며 아리랑을 따라 부르곤 했다고 한다. 영화 <아리랑>의 주제가와 함께 제1권이 시작되면 ‘개와 고양이’라는 … [Read more...] about 1916년 10월, 나운규의 무성영화 〈아리랑〉이 개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