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포늪 그믐날 밤 산책 밤길을 걸었다. 우포늪에서였다. 우포늪 어떤 부분은 밤이 되면 칠흑같이 깜깜하다. 사람 불빛이 사방 어디에서도 새어나지 않는다. 5월 25일, 그믐날이었다. 날씨는 아침부터 청명해서 그야말로 구름 한 점 없었다. 술판을 접고 산책을 나선 것은 밤 10시 30분 즈음이었다. 벌레들 소리가 요란했고 나무들 바람에 쓸리는 소리가 들려왔으며 풀냄새가 짙었다. 7,000원을 주고 장만한 손전등은 조그마했다. 필요할 때만 최소 범위에서 밝혔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 [Read more...] about 달이 너무 밝으면 별도 은하수도 빛을 잃는다
‘한겨레21’을 통해 보는 언론계 엘리트주의
1. 길윤형 편집장은 제정신으로 썼을까? 5월 15일 자로 발매된 《한겨레21》을 받아보았다. ‘대선 특집 9호’, 1161호였다. 표지 위쪽에 적힌 글자가 ‘‘박정희 세대’가 바라본 촛불 대선’이었다. 표지 아래쪽에는 이보다 더 큰 글자로 ‘촛불이 대통령에게’라고 적혀 있었다. 길윤형 편집장은 ‘만리재에서’에 이렇게 적었다. 또 하나는 386세대의 맏형인 ‘80학번’ 대담입니다. 김현대 선임기자는 2009년부터 대학 동기들이 만든 산행 모임 ‘정담80’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제는 … [Read more...] about ‘한겨레21’을 통해 보는 언론계 엘리트주의
어제 TV 못 본 나는 오늘 신문 보며 울었다
*본 글은 19일에 쓰여진 글입니다. 오늘 아침에 <한겨레> 1면을 보는데 눈물이 울컥 솟아올랐다. 민주주의운동을 진정 온몸과 온 마음으로 해온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표현이 담겨 있었다. 민주주의운동을 함께한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할 수 없는 표현이 담겨 있었다. 지금 이 시대를 함께 살아내는 인간들에 대한 존중이 없으면 할 수 없는 표현이 담겨 있었다. 말하자면 그것은 인간의 문장이었다. 1. 해결되지 않은 비극의 역사와 동시대 <문 대통령 … [Read more...] about 어제 TV 못 본 나는 오늘 신문 보며 울었다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대선후보 4명의 확연한 입장 차이
우리는 모두 세월호에 빚지고 있다. 박근혜 파면과 구속도 어쩌면 세월호로부터 시작되었을지 모른다. 그 결과로 대한민국은 지금 촛불대선을 치르고 있다. 2017년 4월 16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안철수 국민의당, 유승민 바른정당, 심상정 정의당 후보 4명이 안산 합동분향소 앞에서 열린 세월호 3년 기억식에 참석해 각각의 세월호 관련 공약을 밝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3년 우려먹었으면 됐다"며 불참했다. 참석했다 하더라도 그에게 세월호 관련 공약을 기대하긴 어려울 듯하다. 참석한 … [Read more...] about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대선후보 4명의 확연한 입장 차이
안철수는 노조 부정 발언 왜 해명 안 할까?
1. 가장 손쉬운 공약 '노동3권 보장' 대통령 후보가 볼 때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공약이 ‘노동3권 보장’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헌법이 노동3권을 보장하고 있기도 하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을 비롯한 관련 법률 전반이 제대로 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른 공약은 이런저런 계산을 해야 하고 새롭게 근거를 만들어야 하고 예산 규모도 함께 차악해야 한다. 하지만 노동3권 보장은 헌법정신을 어기지 않고 이와 같은 법률을 원칙대로 집행하기만 하면 되는 일이다. 물론 지금 노동법은 … [Read more...] about 안철수는 노조 부정 발언 왜 해명 안 할까?
경남신문의 베껴 쓰기 넘은 훔쳐 쓰기
나는 경남도민일보 기자다. 경남신문 기자들과 같은 업계에 종사한다는 말이며, 나름 사정도 짐작이 되고 여러 어려움도 같이 느낀다는 얘기다. 어쨌거나 3월 26일 일요일 사람 만날 일이 있어 마산 창동 한 카페에 갔다. 시간이 남았기에 거기 있는 경남신문(3월 24일 금요일 치)을 뒤적이다가 4면에 눈이 머물렀다. 이런저런 기사들이 나열되어 있었고 모두 아홉 꼭지였다. 한 기자가 그 가운데 네 꼭지를 썼다고 되어 있었다. 비중이 높은 머리기사와 두 번째 기사와 세 번째 기사 그리고 조그만 기사 … [Read more...] about 경남신문의 베껴 쓰기 넘은 훔쳐 쓰기
홍준표 막말에 대한 일부 미러링
1. 즐겁지 않은 홍준표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입에 올리는 건 즐거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한 번은 필요하지 싶고 지금이 적기인 것 같다. 그의 수많은 막말을 미러링 해보자. 그가 숨기고 싶은 진면목이 제대로 드러날 수도 있다. "민주당 1등 후보는 자기 대장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 했다. 이를 홍 지사에 맞추어 재구성하면? ‘자유한국당 1등 후보는 불법 정치자금 먹고 유죄판결 나면 자살을 검토할 사람’이다. 이번 서울고법 항소심 무죄 판결 취지는 '받은 적이 없다'가 아니라 … [Read more...] about 홍준표 막말에 대한 일부 미러링
박정희·박근혜에 부역한 언론인들 심판하자
나도 회원으로 있는 자유언론실천재단과 새언론포럼 등이 동아투위 결성 42주년을 맞아 구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기자회견했다. 기록으로 남긴다. 박정희·박근혜에 부역한 언론인들 심판하자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결성 42주년을 맞아 지금부터 42년 전인 1975년 3월 17일, 이슬비가 내리던 새벽에 몽둥이와 쇠파이프를 든 폭도 2백여명이 대량 부당해직에 항의하는 뜻으로 농성과 단식을 통해 제작을 거부하던 동아일보사의 기자들과 동아방송의 피디, … [Read more...] about 박정희·박근혜에 부역한 언론인들 심판하자
‘박 전 대통령 사저’가 불편한 까닭
1. 박 전 대통령을 존대하다니 박근혜가 현직 대통령에서 전직 대통령으로 처지가 바뀌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청와대의 대통령 관저에 머물 자격이 없어졌다.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고 자연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박근혜는 관저를 즉각 떠나야 했으나 하루 이상 미적거렸다. 박근혜가 돌아간 서울 삼성동 그 집을 두고 보도 매체에서는 '사저(私邸)'라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저'라는 낱말이 나는 불편하다. 왜일까 생각해 보니 거기에 분명한 존대의 뜻이 들어 있는 것이 첫째 이유였다. 우리는 … [Read more...] about ‘박 전 대통령 사저’가 불편한 까닭
가난함과 정직하게 마주한 이계삼의 실력
1. 학교 교사를 그만둔 이계삼 '이계삼'이라 하면 나는 가장 먼저 정직이 떠오른다. 1973년생인 그는 2000년대 초반 수도권에서 중등교사로 임용되어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고향인 경남 밀양으로 돌아왔고 여기서 10년 정도 선생님 노릇을 하다가 2012년에 그만두었다. 그가 교사를 그만둔 까닭은 학교가 교육 불가능 상태인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총선을 앞둔 2016년 2월 그가 펴낸 『고르게 가난한 사회』를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온다. KTX … [Read more...] about 가난함과 정직하게 마주한 이계삼의 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