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에 있었던 일이다. 나는 일 때문에 미국에 체류하고 있었는데 그동안 미국 동부에 전시된 전함을 모두 구경해 보자는 계획을 세웠다. 유감스럽게도 예산과 시간 때문에 실패했지만, 어쨌건 동부에 전시된 전함 여섯 척 중 네 척을 구경할 수 있었다. 아쉽게도 텍사스 주의 전함 텍사스(BB-35) 앨라배마 주의 전함 앨라배마(BB-60)를 구경하지 못했지만… 어쨌든 이 이야기는 내가 네 번째로 구경한 전함 노스캐롤라이나(BB-55)에 관한 이야기이다. 노스캐롤라이나급 네임쉽인 … [Read more...] about 귀신 들린 전함 노스캐롤라이나와 10달러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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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장에서의 48일 : 인수위원회 출입기자의 너절한 뒷이야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출입기자로 48일을 버텼다. 인수위를 둘러싼 거대 이슈는 언론에서 다룰 만큼 다뤘다. 하지만 현장의 기록을 글로 남기는 일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다. 쫓는 자와 쫓기는 자 : 애타게 불러도 말 없는 인수위원들 인수위원들은 입을 닫았다. 해단식을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서야 말문이 트였다. 그들의 브리핑을 보며 ‘아. 저렇게 말 잘하는 사람이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을 정도였다. 그만큼 입단속이 철저하게 이뤄졌다. 한마디라도 … [Read more...] about 닭장에서의 48일 : 인수위원회 출입기자의 너절한 뒷이야기
[사망유희] 아닌 [사망적유희] 복원판 보강 삽질기
A. 이소룡의 사망과 [사망적유희] 1973년 7월 20일 리얼리티 액션 영화의 선구자이자 영원한 액션 영화의 아이콘 이소룡(李小龍, Bruce Lee)이 사망했다. 지금은 액션 영화의 트렌드가 되어버린 제이슨 본의 리얼리티 액션도, 아마 이소룡이 없었으면 탄생하지 못했을 거라는데 500원을 건다. 그의 사망과 동시에 그가 만들고 있던 궁극의 쿵후 영화인 [사망적유희] 역시 혼수상태에 빠져버렸다. 이후 남아있는 필름과 대역을 기용한 재촬영 등을 통해 1978년이 되어야 영화는 어영부영 … [Read more...] about [사망유희] 아닌 [사망적유희] 복원판 보강 삽질기
본격 호러 대작 – 윈드러너
나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채 일 초가 되지 않는 찰나의 실수로 발을 헛디딘 스스로의 부주의를 한탄해야 하는 것일까. 방금까지만 해도 현실이 될 거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이 극도로 비현실적인 현실 앞에서 짓이겨지는 고통과 함께 땅으로 낙하한다. 그리고 이윽고 온 몸의 뼈가 울리는 둔탁한 충격음과 함께, 나는, 죽었다. 그러나 그 순간, 내 앞에는 다시 숲이 보이기 시작했다. 깜빡 잠이 들었던 것일까? 혹 흔한 기시감이었던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혹 순간 망상 속에 빠졌던 … [Read more...] about 본격 호러 대작 – 윈드러너
마광수의 책 강매가 던지는 근원적 질문 : 민주주의와 자유
지난주 마광수 교수 논란이 있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렇다. 마교수가 자신의 강의에서 교재를 산 영수증을 제출하지 않으면 학점을 주지 않겠다고 공지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에 세연넷(연세대 인터넷)에서 항의와 반발의 의견이 줄을 이었고, 이를 일간지가 기사로 띄우면서 논란으로 떠오른 것이다. 마교수의 방침에 반발한 쪽은 '자기가 쓴 책을 교재로 강매하다니 어이가 없다' '도서관에서 빌리거나 물려받을 수 있는데, 그것까지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학생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동', '마교수가 … [Read more...] about 마광수의 책 강매가 던지는 근원적 질문 : 민주주의와 자유
포털과 언론사, 첨예한 공생과 경쟁에 관하여
이 글은 capcold 님이 에스콰이어지(2013년 1월호)에 기고했던 것을 저자의 허락 하에 다시 실은 것입니다. “OO 씨, 그 소식 들었어?” “응. 네이버 뉴스에서 봤는데, 그 둘이 사귈 줄 몰랐는데 충격적이더라고.” 그냥 흔한 일상적 대화 장면이다. 오늘날 우리는 어떤 뉴스 보도를 포털사이트의 뉴스 섹션으로 접하는 것이 평범하게 익숙해진 지 오래되어, 이 말이 “OO일보에서 봤다”는 식의 말이 아니라 “지하철가판대에서 봤다”는 뜻에 가깝다는 것을 거의 잊고 지낸다. … [Read more...] about 포털과 언론사, 첨예한 공생과 경쟁에 관하여
17초동안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들
17초, 희망의 시간 3억 도 이상, 300초 이상. 이 초현실적인 숫자는 한국의 핵융합로, KSTAR가 목표로 하고 있는 숫자다. 저 환경 속에서 얻을 수 있는 엄청난 에너지를 위해서, 궁극적으로 그로부터 핵융합 발전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서다. 고체, 액체, 기체. 모든 물질은 으레 이 세 가지 형태로 존재한다고 여겨지지만, 사실은 한 가지 형태가 더 있다. '플라즈마'라고 불리는, 천 단위를 넘어가는 아주 높은 온도에서 비로소 볼 수 있는 상태. 물질이 이온이나 전자까지 … [Read more...] about 17초동안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들
차베스 바로 읽기 – 차베스는 천사인가, 악마인가?
“정부를 타도하라, 차베스 만세” - ‘2011년’ 등장한 베네수엘라의 그래피티 1. 알로 프레지덴테 (안녕하세요, 대통령) 지난 3월 5일, 베네수엘라의 대통령 우고 차베스가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생전에도 그랬으나, 차베스 사후 인물평은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차베스가 21세기 사회주의 혁명가였다는 칭송과, 포퓰리즘 독재자였을 뿐이라는 비판이 갈렸다. 차베스는 천사인가, 악마인가? 필자 또한 나름 좌파로서, 차베스의 이른바 ‘볼리바르 혁명’에 솔깃했던 … [Read more...] about 차베스 바로 읽기 – 차베스는 천사인가, 악마인가?
[논평] 박근혜 대통령을 안 지지합니다
박정희 대통령 가카의 치세는 실로 대한민국의 태평성대였다. 굶주렸던 신민들은 가카가 내려주는 만나와 젖과 꿀을 먹고 그를 찬양하였으며, 나아가 가카께서는 세계에 공산주의라는 돼지나 따를 법한 나태가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오직 민주주의의 확산을 향한 일념 하나만으로 월남에 자유의 수호자들을 보내어 위대한 전쟁을 치르셨다. 신민을 위해 영구히 봉사하고자 유신을 선포하고 나라에 그 평생을 바치셨으며, 구국의 반공 일념으로 거두 김대중을 납치하셨다. 대통령께서 신민들에게 내리신 만나의 … [Read more...] about [논평] 박근혜 대통령을 안 지지합니다
박근혜 – 문재인 – 이정희, 100일만의 솔직담백한 이야기
대통령 선거를 치른지도 100일이 됐다. 그간 박근혜, 문재인, 이정희, 세 후보는 서로 얼굴조차 보지 못했다. 하지만 가까운 친구보다, 가까운 적이 더 가깝다는 말처럼 그들은 내심 서로가 그리웠으리라. 사실 같은 대선 후보라는 점에서 그들만큼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사람이 있겠는가? 이에 ㅍㅍㅅㅅ는 극비리에 세 후보를 모시고 그들의 간담회를 가졌다. 다소 민감한 표현이 있겠지만 이들의 솔직한 인간미를 느끼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 박근혜 : 이 종북 빨갱이 년아. 나한테 뭐라 … [Read more...] about 박근혜 – 문재인 – 이정희, 100일만의 솔직담백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