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에는 영화 〈토르: 라그나로크〉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어벤저스 원년멤버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 중 유일하게 솔로영화가 아쉬웠던 토르의 세 번째 솔로영화다. ‘라그나로크’라는 무게감 있는 제목을 가져오고 인디영화 씬에서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와 같은 톡톡 튀는 작품들을 만들어온 타이카 와이티티를 영입한 마블의 선택은 적중했다. 〈토르: 라그나로크〉를 잘 짜인 작품이냐, 혹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나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와 같은 … [Read more...] about 어쨌거나 맛있는 잡탕 ‘토르: 라그나로크’
진정한 파국, 악행의 끝 ‘잇 컴스 앳 나잇’
※본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지의 바이러스가 퍼지고, 이것에 걸린 사람들은 피를 토하고 피부에 발진이 일어나며 며칠 만에 사망한다. <잇 컴스 앳 나잇>은 바이러스가 퍼지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시작한다. 영화가 시작하면 폴(조엘 에저튼)과 아내인 사라(카르멘 에조고), 아들인 트래비스(캘빈 해리슨 주니어)가 할아버지에게 작별인사를 건네고 있다. 바이러스 증상이 드러난 그를 죽이고 불태운 뒤 땅에 묻는 것으로 영화가 시작한다. 물과 식량을 … [Read more...] about 진정한 파국, 악행의 끝 ‘잇 컴스 앳 나잇’
거칠고 험악하며 유치한 성경 요약본 ‘마더!’
※본 글은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떤 외딴 지역에 있는 집, 한 여성(제니퍼 로렌스)은 남편(하비에르 바르뎀)과 함께 살고 있다. 여성은 화재로 타버렸던 집을 홀로 수리하고, 시인인 남편은 자신의 작업에만 매진하고 있다. 그렇게 지내던 중 한 남자(에드 해리스)가 찾아온다. 그 집이 민박인 줄 알고 찾아왔다는 그는 남편이 자신이 좋아하는 시인임을 알아차린다. 하룻밤 사이에 남편과 남자는 친밀해지고, 여성은 자신의 집에 낯선 사람을 마음대로 받아들이는 남편이 … [Read more...] about 거칠고 험악하며 유치한 성경 요약본 ‘마더!’
히스 레저의 필모그래피 톺아보기
2008년 1월 22일 히스 레저는 28살의 나이로 사망했다. 자신이 커트 코베인이나 재니스 조플린처럼 27살에 죽을 것 같다는 그의 이야기는 어느 정도 현실이 되었다. 1996년과 1997년 즈음 몇 편의 TV 시리즈에 출연하면서 본격적인 연기를 시작한 그는 1999년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에서 주연을 맡으며 인기를 얻게 된다. 그 후 모두가 알 듯 <패트리어트: 늪 속의 여우>, <기사 윌리엄>, <브로크백 마운틴>, <아임 … [Read more...] about 히스 레저의 필모그래피 톺아보기
드니 빌뇌브와 시퀄의 한계가 뒤섞인 괴작 ‘블레이드 러너 2049’
※ 이 글에는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보자. 197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 사이에 인기를 끌었던, 지금은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캐릭터들은 왜 자꾸 21세기의 스크린에 소환되는 것일까? 〈스타 트렉〉의 레너드 니모이, 〈트론〉의 제프 브리지스, 〈터미네이터〉의 아놀드 슈워제네거. 〈익스펜더블〉의 브루스 윌리스와 실베스터 스탤론을 비롯한 하드 보디 액션 배우들…… 그중 해리슨 포드는 그 흐름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처럼 … [Read more...] about 드니 빌뇌브와 시퀄의 한계가 뒤섞인 괴작 ‘블레이드 러너 2049’
통제에 대한 인간의 메스꺼운 믿음
아프리카 등의 사냥터에서 사냥한 동물들을 박제한 것. 트로피는 북미의 사냥꾼들에게 이런 의미로 인식된다. 그들은 사자, 기린 등의 동물들을 빅5라 부르며 가장 중요한 트로피로 여긴다.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매년 세계 최대의 사냥-사파리 박람회가 열린다. 이곳에선 북미의 최상위 소득자, 가령 치과의사나 변호사, 석유회사 중역 등의 사람들이 원활한 사냥 및 트로피 수집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업체들이 각자의 부스를 차리고 홍보한다. 그들은 사자, 기린 등의 동물 사냥을 돕는데 값을 매기고 상품화하여 … [Read more...] about 통제에 대한 인간의 메스꺼운 믿음
철저히 무가치한 속편 ‘킹스맨: 골든 서클’
※ 이 글에는 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그러니 글을 읽고 영화를 안 보시면 더 좋을 듯합니다. 킹스맨이 돌아왔다. 돌아오지 말지 그랬어…… 〈킹스맨: 골든 서클〉은 박수 칠 때 떠나지 못해 탄생한 실패작이다. 해리(콜린 퍼스 分)가 죽고, 에그시(테런 에저튼 分)이 발렌타인(사무엘 L. 잭슨 分)으로부터 세상을 구한 뒤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영화는 시작한다. 표면적으로는 킹스맨 양복점에서 일하는 에그시는 시작하자마자 킹스맨 시험에서 탈락한 … [Read more...] about 철저히 무가치한 속편 ‘킹스맨: 골든 서클’
시멘트 맛이 깃든 물웅덩이 속에 갇힌 사람들
시리아의 난민들은 레바논 베이루트의 건설현장의 노동자이다. 그들은 타워 크레인의 불안한 사다리와 흔들리는 엘리베이터, 난간 없는 계단과 흔들리는 발 받침대 위에서 일한다. 바다에 비친 노을이 해변을 거쳐 마천루를 뒤덮는 아름다운 풍경이 보이지만, 한창 시멘트를 붓고 철근을 고정시키는 고공의 노동자들의 생활은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그들은 공사장 밑의 지하에서 적당히 담요들을 깔아 몸을 뉘이며 생활한다. <시멘트의 맛>은 작은 브라운관 TV와 핸드폰이 유일한 낙인 시리아 난민 … [Read more...] about 시멘트 맛이 깃든 물웅덩이 속에 갇힌 사람들
당신은 미지의 환영에 대해 확신을 품을 수 있는가: 잃어버린 도시Z
※본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환영의 매체다. 초당 24프레임씩 흐르는 이미지들은 스크린 위에 영사되며 카메라는 도달했지만, 관객들은 도착할 수 없는 시공간을 전달한다. 영화가 끝나면, 영사기가 멈추면 환영은 사라지고 암전된 화면이나 새하얀 은막이 관객의 눈에 들어온다. 동시에 영화는 믿음과 확신의 매체다. 관객은 카메라가 복제해 전달하는 이미지들을 진실이라고 믿는다. 정지된 시공간을 정지된 이미지에 담아내는 사진이 초당 24장씩 흐르기에 영화를 활동사진이라 … [Read more...] about 당신은 미지의 환영에 대해 확신을 품을 수 있는가: 잃어버린 도시Z
스티븐 킹의 영화 Choice 5
1947년 9월 21일, 미국 메인 주에서 스티븐 킹이 태어났다. 어렸을 적 형이 만들던 동네 신문의 짧은 창작 작품들을 실은 것을 시작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스티븐 킹은 십 대 시절 러브크래프트, 리처드 매드슨 등 장르 소설가들의 영향을 받아 단편들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글쓰기를 통해 스티븐 킹이 얻는 수익은 극히 적었다. 1974년,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집필한 첫 장편소설 『캐리』를 발표한 스티븐 킹은 단숨에 스타 작가로 발돋움하게 된다. 이후 『그것』 『다크타워』 『샤이닝』 … [Read more...] about 스티븐 킹의 영화 Choice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