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새 오리지널 영화 <데스노트>가 공개됐다. 오바타 다케시와 오바 츠구미의 소년 점프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이미 일본에서 TVA와 2부작 영화(그 외 스핀오프 두 편)로 제작됐었고, 국내에서 뮤지컬로 공연되기도 한 작품이다. TVA를 제외하면 『데스노트』를 영상화한 대부분의 작품은 그리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 때문에 넷플릭스가 <블레어 윗치>의 애덤 윙가드를 기용해 제작하는 <데스노트>에 대한 기대는 굉장했고, … [Read more...] about 두뇌싸움을 포기한 데스노트
기준 없이 인간성을 논하는 실책, ‘몬 몬 몬 몬스터’
※ 이 글은 영화 <몬 몬 몬 몬스터>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대만의 한 고등학교, 주인공은 학급의 왕따이며 학급비를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 담임과 학생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있다. 주인공은 이를 주도한 일진 패거리를 찾아가 따지지만 돌아오는 것은 폭력과 조롱일 뿐이다. 이를 몰래 녹음해 담임에게 들려주지만, 담임은 그저 불경을 외우며 진정하라고 한다. 그러던 중 일진 패거리에게 이끌려 어느 낡은 아파트에 있다는 보물을 훔치러 간다. 보물상자로 보이는 … [Read more...] about 기준 없이 인간성을 논하는 실책, ‘몬 몬 몬 몬스터’
신선하지만 영화를 지탱하지 못한 아이디어 ‘데이브 미로 만들다’
<데이브 미로 만들다>는 신선한 시놉시스와 직접 골판지 상자를 자르고 붙여 만든 거대한 세트, 미셸 공드리의 영화를 연상시키는 아날로그 특수효과 등을 동원해 만들어진 독특한 비주얼의 작품이다. 여행에서 돌아온 애니(미라 로힛 쿰브하니)는 집 거실에서 박스로 만들어진 미궁을 발견한다. 남자친구인 데이브(닉 순)가 주말 동안 만들어낸 골판지 박스 미궁 속에서 스스로 길을 잃고 말아버린 것.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던 애니는 어렵사리 만들어낸 미궁을 부수지 말아 달라는 데이브의 … [Read more...] about 신선하지만 영화를 지탱하지 못한 아이디어 ‘데이브 미로 만들다’
컬트는 유희적 정신으로 충만한 무심함에서 나온다
가장 성공한 영화 마니아의 이름을 말하라면 쿠엔틴 타란티노의 이름이 제일 처음 떠오른다. 〈킬 빌〉 〈재키 브라운〉 〈펄프 픽션〉 등 그의 영화를 보고 있자면 취향의 범주에 속한 모든 영화를 뒤섞어 만들어낸 결과물처럼 느껴진다. 그의 영화는 언제나 마이너 장르의 변주이자 자신이 사랑하는 영화들의 모자이크와 같았다. 타란티노의 다섯 번째 장편영화이자 그라인드하우스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던 〈데쓰 프루프〉는 한 영화에 바치는 그의 고백이자 한 작품을 경배하는 최고의 방식이다. 그가 〈데쓰 프루프〉를 … [Read more...] about 컬트는 유희적 정신으로 충만한 무심함에서 나온다
목격의 시선으로 담아낸 80년 광주
※ 이 글은 영화 <택시운전사>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택시를 모는 김만섭(송강호)은 아내와 사별하고 어린 딸과 단 둘이 생활을 이어간다. 사글세 10만원이 밀려 집주인에게 구박받던 그는 우연히 광주까지 장거리를 뛰면 10만 원을 주겠다는 외국인이 있다는 이야기를 주워듣는다. 그 외국인은 바로 일본에서 온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 동료 기자에게 광주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서둘러 가기 위해 택시를 부른 것이다. … [Read more...] about 목격의 시선으로 담아낸 80년 광주
#살인예고남_여혐유투버 #토일렛_상영_반대
한 남성이 유투브 BJ의 방송을 보고 여성 혼자 일하는 왁싱샵을 찾아가 살해한 사건이 얼마 전 검찰에 기소되면서 공론화되었다. 왁싱샵을 비롯한 미용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대상화하는 저열한 방송들이 판을 치고, 홀로 일하는 여성의 신상정보를 방송을 통해 서슴없이 공개한 것의 결과이다. 해당 방송을 내보낸 BJ는 “사건이 벌어진 것은 유감이지만, 자신의 방송에 책임이 있지는 않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책임을 회피했다. 해당 사건이 공론화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신태일, 김윤태 등 ‘느금마 … [Read more...] about #살인예고남_여혐유투버 #토일렛_상영_반대
공간에 삶을 그려내어 흔적을 남긴 여성의 이야기
개인적으로 어두운 톤의 화면과 새하얗게 밝은 톤의 화면이 연이어 붙은 쇼트로 등장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갑자기 눈앞에 카메라 플래시를 들이댄 것처럼 눈이 아프다는 것이 그 단순하고 유치하지만 확고한 이유이다. 이유 같지 않은 이유지만 종종 몰입을 깰 정도로 거슬리는 경우도 있었다. 아이슬링 윌시가 화가 모드 루이스의 이야기를 영화화한 <내 사랑>은 이러한 화면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사계절이 끝없이 회전하며 등장하고, 어두운 집에서 새하얀 눈이 덮인 겨울로, 새하얗게 밝은 … [Read more...] about 공간에 삶을 그려내어 흔적을 남긴 여성의 이야기
여성 복수극의 원조 ‘701호 여죄수 사소리’
연인에게 배신당하고 감옥에 들어간 사소리(카지 메이코)는 강간과 구타를 당하는 등 지옥과도 같은 고통을 겪는다. 남자밖에 없는 간수들은 죄수들을 폭력적으로 대하고, 소장의 총애를 받는 몇몇 죄수들은 다른 이들과 구별되는 주황색 죄수복을 입고 감옥 일을 도우며 권력을 얻는다. 감방 동료와 탈옥을 시도한 사소리는 다시 잡혀 들어와 고통받는다. 그러던 중 교도소 안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사소리는 그 틈을 타 탈옥해 배신한 연인과 그의 동료들을 죽일 계획을 세운다. 이토 슌야의 〈여죄수 … [Read more...] about 여성 복수극의 원조 ‘701호 여죄수 사소리’
기이하고 충격적인 성장영화 ‘로우’
※ 이 글은 영화 <로우Raw>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성장영화, 카니발리즘을 소재로 삼다 쥐스틴(가렌스 마릴러)의 가족은 채식주의자이다. 뷔페식 식당의 고기 메뉴들을 쭉 지나쳐 매쉬드 포테이토만 받아가는 쥐스틴과, 그 속에 섞여있는 고기 한 조각에 불같이 화를 내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가 시작된다. 쥐스틴은 친언니인 알렉스(엘라 룸프)가 다니는 대학 수의학과에 입학한다. 혹독한 신고식으로 유명한 수의학과에서 신입생들은 영화 <캐리>처럼 … [Read more...] about 기이하고 충격적인 성장영화 ‘로우’
밀실과 미스터리의 숨 막히는 조합 ‘오텁시 오브 제인 도’
어느 젊은 여성의 시체가 부검소에 실려 온다. 부검의인 토미(브라이언 콕스)와 그의 보조이자 아들인 오스틴(에밀 허쉬)은 시체 부검을 의뢰받는다. 꽤 오래된 시체임에도 지나치게 깨끗한 외형에 의문을 품은 부자는 본격적으로 부검을 시작한다. 신원미상이기에 제인 도(Jane Doe)라고 이름 붙여진 시체는 부검할수록 사인이 드러나는 것이 아닌 미스터리만을 더해간다. 영화 <제인 도>는 86분의 짧은 러닝타임 동안 호흡곤란이 올 정도로 관객을 몰아간다. 시체 부검이라는 … [Read more...] about 밀실과 미스터리의 숨 막히는 조합 ‘오텁시 오브 제인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