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일지 모르지만, 나는 일본 메이지가쿠인대학의 대학교수다. 현재는 캠퍼스를 보지도 못하고, 학생들의 숨결을 느끼지도 못하고, 그들의 환한 얼굴과 시끄러운 재잘거림을 듣지도 못하는 온라인 교수다. 이 글은 일본의 코비드 긴급조치 발령으로 일시적이나마 캠퍼스의 영토를 잃어버린 허전함에 되돌아보고 쓴 소회다. 나의 인문학적 깨우침에는 공간이 지닌 잠재적 교육 작용, 간접적 소통 구조를 누구보다 높이 치는 방향성이 있다. 그래서 조금 다른 의견이 있을 친구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내게는 대학 … [Read more...] about 캠퍼스를 잃고 사는 교수 생활
4·15 총선 결과와 4·16 세월호 사건
언젠가 하도 깊은 충격 때문에, 한국 현대사는 4·16 세월호 사건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야 할 것이라고 한 적이 있다. 일본 현대를 3·11 동일본 대지진 이전 이후로 나누어 보아야 한다는 맥락과도 궤를 같이한다. 세월호는 우리가 겪었던 한국 현대사의 질곡과는 상당히 다른 특징이 있다. 긴 역사는 차치하더라도 식민지 압제와 분단, 전쟁, 민중 학살, 군사 독재, 민주 항쟁 등 우리가 겪어 온 비탄의 역사, 그 트라우마는 어느 하나 쉽게 치부할 수 없는 한으로 쌓였다. 그러나 대부분 우리에게 … [Read more...] about 4·15 총선 결과와 4·16 세월호 사건
집단적 자위권에 대해 알아야 할 몇 가지 사실
집단적 자위권과 평화헌법의 의미 요즘 일본 자민당(自民党) 정권이 입만 열면, ‘집단적 자위권’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한국의 몇몇 친구들이 이것이 도대체 무어냐고 자꾸 나에게 묻는다. 그리고 이것이 지닌 근본적 문제가 도무지 무어냐고 추궁한다. 그러나 이 또한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오늘은 장황하게 그것을 조목조목 잘 설명하기 보다는 되도록 간단하고 명료하게, 내가 아는 대로만 전해둘까 한다. 일본은 현재 자위대(自衛隊)라는 비교적 강한 ‘수비형’ 군대가 있다. 그러나 최소한 자국에 … [Read more...] about 집단적 자위권에 대해 알아야 할 몇 가지 사실
장애는 꼭 불편함만은 아니다
갑자기 찾아온 인터뷰 지난 금요일은 무척 바빴다. 우선 동료 교수 클래스의 학생들이 과제로 ‘장애인 삶의 나라별 차이’를 주제로 한 그룹이 공동으로 탐구하여, 조사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presentation)을 준비하는데, 나를 인터뷰하러 온 것이다. 학생들 네 사람이 내 연구실로 찾아 와 1시간 반 이상을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어 오후에는 <아사히신문>(朝日新聞)의 바티칸까지 커버하는 로마 지국장인 기자가 교황의 한국방문을 앞두고 기획한 특집기사 취재를 위해 내 … [Read more...] about 장애는 꼭 불편함만은 아니다
일본에서 장애인으로 산다는 것: 당당하게 요구하기
요즘 좀 바쁘게 지냈는지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 처는 한국에서 하던 수영을 일본에서 중단한 것이 컨디션 조절에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한다. 며칠 전 내가 출근한 후 후쿠오카(福岡)에 사는 큰 딸과 상의하여 우리 동네 가까운 스포츠센터를 검색하여, 몇 곳 다녔으면 하는 수영장 후보를 자료로 정리해 놓았다. 나 역시 당장은 아니어도 머지않은 시일 내에 일본에서도 수영을 다시 시작해 볼까 하는 마음에서 전화로 몇 군데 문의를 해 보았다. 스포츠센터 상담담당자들의 대부분의 반응은 ‘풀’이 … [Read more...] about 일본에서 장애인으로 산다는 것: 당당하게 요구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