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에는 글쓴이의 체취가 묻어있다. 그래서 간혹 글과 사람을 등치시키는 위험한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나 글이 글쓴이의 인격을 완연히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글쓰기도 테크닉이기 때문이다. 노래를 잘 하는 것과 그 사람의 인격이 무관하듯이, 그림을 잘 그린다고 해서 꼭 심성이 선한 것은 아니듯이, 글도 그 글을 쓰는 사람의 성정과는 별로 관계가 없다. 바른 말을 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공명정의한 문장을 쓴다고 하더라도 인간은 바닥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고, 반대로 허접한 … [Read more...] about 자기 글에 도취되는 것을 경계하라
우리에겐 인민재판장이 아니라 공론장이 필요하다
폭로가 일어나는 때 최근 인터넷 상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각종 폭로가 터진다. 데이트 폭력, 단체 채팅방에서의 성희롱, 임금체불 등. 모종의 폭로가 터질 때마다 꼭 따라붙는 말이 있다. 바로, ‘공론화’다. 이를테면, 폭로라는 지점을 선택하는 이유는 대개 은폐되어 있는 어떤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그 탓인지, 뭔가를 공공에 폭로하는 것이 그 자체로 ‘공론화’라고 여겨지는 착시효과가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실 폭로가 곧 공론화라는 등식은 참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 [Read more...] about 우리에겐 인민재판장이 아니라 공론장이 필요하다
애플뮤직 한국 런칭에 붙여
1. 스티브 잡스는 증명했다. 사람들은 여전히 음악에 비용을 지불할 의사와 능력이 충분히 있음을. 다만 사람들은 이제 LP와 카세트 테이프와 CD가 너무 불편했을 뿐이었다. MP3와 P2P가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1)더이상 직접 매장에 갈 필요없이 집에서 검색을 통해 음악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 2)또 그렇게 얻은 음악을 듣기 위해 기존처럼 음반과 플레이어를 따로 소지할 필요가 없어져서 휴대성이 대폭 증대되었다. 3) 게다가 P2P에는 계산대가 없어서 듣고 싶은 음악을 그냥 들고 나올 … [Read more...] about 애플뮤직 한국 런칭에 붙여
반려동물을 들이려는 이들을 위한 실천적 지침
1. 고양이가 위독했다. 급성 폐수종으로 호흡곤란이 온 것이었다. 지금은 약 일주일 정도 인큐베이터에서 집중 치료한 결과 다행히 폐에 찬 물이 많이 빠졌다. 내일이나 모레쯤 퇴원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리 늦어도 3일 정도 뒤면 곁에 돌아온다. 폐수종의 원인은 HCM(비대성 심근증)이었다. 퇴원하고도 심장병 약을 평생 먹여야 한다. '평생'이라고 적어는 놨지만 기대 수명은 길면 2년, 짧으면 6개월 정도다. 함께 보낼 수 있는 남은 시간이 저렇다. 2. 치료비가 많이 나왔다. … [Read more...] about 반려동물을 들이려는 이들을 위한 실천적 지침
여전히 ‘여성혐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고, 해야 한다
표창원씨가 “피의자의 정신질환 경력 등 '여성혐오 범죄'로 단정짓기 어려운 것은 분명합니다”라는 워딩이 포함된 발언을 하여 많은 이들이 항의하고 있다. 항의의 내용은 일반론의 측면에서 봤을때 타당한 내용이다. “여성에 대한 분노를 갖고 1시간 동안 기다리며, 살해할 대상을 선택해 여성을 살해한 것이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면 무엇이 여성혐오 범죄냐"는 것. 일단 맞는 말이다. 그럼에도 프로파일러씩이나 되는 사람이 왜 저런 워딩을 삽입하는지, 도저히 답답하면 이 사회에 ‘혐오범죄에 관한 … [Read more...] about 여전히 ‘여성혐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고,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