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대학교 4학년 졸업반이 되었다. 졸업을 앞두고 주변에서는 삼·사수 끝에서야 이제 대학을 입학한다는 또래 친구들의 기쁜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또 군에서 제대하여 복학을 준비하는 동기 친구의 소식도 들린다. 대학 졸업을 앞두면 대학 입시를 공부하던 5년 전 시간이 참 많이 떠오른다. 5년의 시간은 순탄치 않았다. 장애로 인한 사춘기를 지독하게 지내는 바람에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고등학교를 자퇴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개월간 공부한 끝에 검정고시를 합격했고 대학입학까지 … [Read more...] about 사춘기 장애인 학생으로 살아온 시간들
3박 4일간의 일본 여행기
장애인이 살기 좋은 국가를 꼽자면 어디가 있을까. 장애인이 거주를 희망하는 곳으로 유럽국가 다수, 캐나다, 일본을 꼽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만이 거의 유일하게 선진적인 장애복지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소문 나있다. 나 역시 지체장애인으로서 일본의 복지시스템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다. 언젠가 직접 일본을 여행하며 그들의 장애복지시스템을 체험하고 싶었다. 결국 계획 끝에 나는 여자친구와 함께 지난 12월, 3박 4일간 오사카를 … [Read more...] about 3박 4일간의 일본 여행기
누구든 사랑할 자유를…
최초의 인류 루시가 처음 발견되었을 때, 학계에서는 루시가 남성인지 여성인지에 대한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대다수의 학자들은 루시가 다른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비교했을 때 그 신장과 몸무게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았기 때문에 루시를 여성으로 추측하기도 했다. 우리는 낯선 상대방의 성별을 파악하는 데 있어 과연 그가 남성인지 여성인지 구분하는 우선적인 기준으로 상대방의 키와 전체적 체격, 그 균형 속에서 뿜어져나오는 분위기를 추측하곤 한다. 그렇다면 키 140cm에 40kg 내외의 몸무게인 나는 … [Read more...] about 누구든 사랑할 자유를…
성인 장애인을 위한 교육공간, “노들야학”의 고군분투기
노들야학은 지난 1993년에 설립되어, 장애인에게 공동체와 연대의 가치를 일깨워주고 주체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교육공간이다. 필자는 8월 23일부터 31일까지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함께 미얀마에 ‘장애인의 빈곤과 국제협력’에 관하여 조사하고 올 예정이다. 미얀마 현지 장애인 교육의 환경을 조사하기에 앞서, 한국 사회에서의 장애인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참고하고자, 노들야학에 방문하여 노들야학 허신행 교사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존 교육과정이 아닌, … [Read more...] about 성인 장애인을 위한 교육공간, “노들야학”의 고군분투기
비장애인과 다를 바 없는, 장애인의 옥타곤 클럽 체험기
우리는 대학생이다. 그러나 대학 졸업을 앞두고도 누구 하나 아직까지 클럽에 가본 적이 없는 대학생이다. 아프니까 청춘이기 전에 아프니까 장애인이기 때문이다. 청각장애인 친구들은 클럽 내에서 의사소통이 어려워 어울리기가 힘들다는 이유로, 시각장애인 누나는 혹시라도 어두운 클럽 환경에서 실수를 할까하는 두려움에. 전동휠체어를 탄 형은 입구로 들어가는 계단으로 인해 클럽 입장이 불가능해서, 그리고 목발을 짚은 나는 키가 작고 걸음걸이가 느려 혹시 무시당하거나 인파에 치일까 걱정이 … [Read more...] about 비장애인과 다를 바 없는, 장애인의 옥타곤 클럽 체험기
지체장애인이 UMF에서 살아남는 법
*사전에 알려드립니다. 장애인 각자의 증세나 그 경중도 제각각이기 때문에, 단순히 비장애인의 반의어로써 장애인을 하나의 상태로 개념화할 수 없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진행될 글이 모든 지체장애인들을 대신할 수는 아니겠지만, 한 사람의 지체장애인으로써 저의 경험을 통해 지체장애인이 대형 페스티벌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즐기는지에 대한 그 체험담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 점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장애의 정도 등급이 뭔 소용일까 싶지만, 일단 등급으로 따지자면 나는 지체 3급 … [Read more...] about 지체장애인이 UMF에서 살아남는 법
장애인에게 서약서를 강요하는 진에어
비엔티안[왓타이]공항에 5월 9일 라오스 비엔티안 -> 인천행 귀국 진에어LJ016편 탑승수속을 진행하던 중 생긴 일입니다. 탑승수속을 밟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던 중 현지 진에어 라오스 직원 중 한명이 목발을 짚고 있는 제게 휠체어 탑승을 권하였고 저는 흔쾌히 응했습니다. 휠체어에 좀 앉아있었는데 현지직원이 갑작스레 이러한 서약서를 가져왔고, 여기에 서명을 하라는 것이였습니다. 처음에는 동승자까지 서약하라는 듯이 이러한 서약서를 2장 가져왔고 별 생각없이 기입해나가다 정말 말도 안되는 … [Read more...] about 장애인에게 서약서를 강요하는 진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