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에는 폭발하는 원자폭탄, 왼쪽에는 '해방'을 기뻐하는 한국인이 그려진 티셔츠. 방탄소년단 지민이 입은 이 티셔츠를 어떻게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지 궁금하다. 먼저 당시 두 번의 원폭 투하로 20만 명이 넘는 일본인뿐 아니라 재일한국인 4만 명이 사망했다(한국인원폭피해자협회 추산, 일본 정부 추산은 한국인 6,500~1만 명 사망). 일본에서 일하다가 그렇게 많은 한국인 또한 죽었는데, 그게 그리도 기쁜 일인가. 생존자들은 피폭돼 한국으로 돌아왔다. 지금은 전국에 2,300여 … [Read more...] about 원폭 투하가 해방 상징? 재일한국인 4만 명 죽었다
남성들이 함께 부끄러워했으면 좋겠습니다
1 2015년부터 일어난 거대한 페미니즘 물결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한참을 고민하던 때가 있었다. 예전부터 젠더감수성 떨어지는 '진보 남성'들을 비판해오긴 했지만, 그간 여성들의 고통과 분노에 대해서는 피상적으로만 접근한 것도 사실이다. 나의 페미니즘도 '업데이트'가 필요했다. 일상에서도 페미니즘이 쟁점이 되면서, 나의 실천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예전처럼 점잖게 당위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오히려 주제넘은 일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안티페미나 성범죄자 등에 대한 분노도 … [Read more...] about 남성들이 함께 부끄러워했으면 좋겠습니다
디지털 성범죄 영상 보는 남자들
최 씨의 동영상 유포 협박 사건에서 다시 한번 실감한 두 가지 사실. 첫 번째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 성범죄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를 이야기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위험부담을 지닌다는 점이다. 피해 여성 연예인은 처음부터 자신이 유포 협박 피해를 받았다고 이야기하면서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어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첫 인터뷰 후 20일이 지나서야 뒤늦게 자신의 피해를 밝혔다. 그가 주저한 이유는 지금 우리가 보는 광경이 증명해주지 않나. 언론에 의한, 누리꾼들에 의한 … [Read more...] about 디지털 성범죄 영상 보는 남자들
‘저년’과 ‘화냥기’라는 말 없으면 예술 못합니까?
요새 너무 경색되고 '미투'다, 이런 것들이 있다 보니까 서로가 움츠러들어서 뭐 개그라든가 유머라든가 조크를 하려도 […] 사회가 무서워졌어요. 코미디언 심형래(19금 버라이어티 심형래 쇼 기자간담회 발언 중) 문학이 버려야 할 말이 너무 많아졌어요 형님 시인 류근, 11일 이외수의 「단풍」에 대한 페이스북 댓글 '아 옛날이여'를 외치는 올드보이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생각하는 그 좋았던 '옛날'은 무엇인가. 그들이 마음껏 '혐오'하고도 존경의 … [Read more...] about ‘저년’과 ‘화냥기’라는 말 없으면 예술 못합니까?
‘유흥탐정’이 성 구매 남성들에게 미치는 영향
특정 번호의 유흥업소 출입기록을 알려준다는 '유흥탐정'이라는 사이트가 지난주 큰 화제가 됐다. 이 사이트는 기존에 손님을 위장한 경찰이나 진상을 걸러내기 위해 업소에서 사용하던 앱의 DB를 이용해서 만든 것으로 추측된다. 비록 사이트는 폐쇄되고 경찰 조사 대상에 들어갔지만, 유흥탐정이 성매매 시장에 일시적이나마 위협적인 존재였던 것은 확실한 듯하다. 남초 카페에 올라온 '현직 업소 종사자가 밝힌 유흥탐정 현황'이라는 글을 보자. 유흥탐정이 논란이 되면서 갑자기 단속이 심해졌고, 업소 실장들이 … [Read more...] about ‘유흥탐정’이 성 구매 남성들에게 미치는 영향
남자들은 가해자고, 분노할 자격이 없다
본인의 사생활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사과드린다. 2000년대 초 불법 촬영 피해자였던 연예인이 기자회견을 열고 한 말이었다. 심지어 이를 전한 연합뉴스 기자는 “최근 ‘섹스 비디오’로 물의를 일으킨 ○○○은”이라고 리드를 썼다. 여성 피해자가 '물의'를 일으키는 사람이라는 인식 아래서 '몰카 문화'는 성장했다. 지금도 당시에 남자 어른들이 모여서 "누구 비디오 봤냐"며 껄껄거리던 장면이 눈에 선하다. 죄의식이 없던 어른들 밑에서 자식 세대가 제대로 자랄 리가 없었다. 각 집에 … [Read more...] about 남자들은 가해자고, 분노할 자격이 없다
한남은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을까
지난여름, 한 여성이 내 블로그에 찾아와서 댓글로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했다. 페미니즘이나 여성인권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된 지 얼마 안 됐는데, 이로 인해 자신의 남자친구와 자주 부딪혀서 고민이라는 내용이었다. 남자친구를 잘 설득해보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메일을 통해 ‘페미니즘에 대한 남자친구의 반발 혹은 성차별을 당연시 여기는 반응’을 10가지 정도 사례별로 정리해서, 이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하면 좋겠냐고 내게 물어왔다. 최대한 성의껏 답변을 해주었다. 따로 페미니즘을 … [Read more...] about 한남은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을까
한 맛집 매니아의 주관적 평가: 수요미식회에 나왔지만 실망한 식당 목록
나는 수요미식회가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혹자는 "좋은 식당을 가지 못하게 만든다"면서 분통을 터트리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미식의 경험은 많은 사람들이 공유해야한다. 뭐가 맛있고 뭐가 맛없는지 대중이 알게 되어야, 전체적인 한국의 음식점 수준을 높일 수 있다. 좋은 식당을 경험하는 건 일종의 '기준점'을 만들어준다. 방화동 고성막국수, 합정 교다이야, 강릉 할머니두부 같은, 상당한 수준의 식당에 가면 그 다음부터 맛에 대한 평가는 수월해진다. 비교 대상이 … [Read more...] about 한 맛집 매니아의 주관적 평가: 수요미식회에 나왔지만 실망한 식당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