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초, 대학원 졸업을 앞둔 마지막 학기였다. 각자 자신만의 회사를 만들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립하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나는 밥이 맛있는 쌀 브랜드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브랜드 이름을 ‘에씨르(Ecir)’라고 지었다. 글로벌 시대에 맞게 고급스러운 브랜드로 런칭할 의도였다. 왠지 있어 보이는 이름이라 모두들 한눈에 혹했다. 사실은 ‘rice’를 거꾸로 했을 뿐이었는데 말이다. 뭔가 새로운 걸 내놓고 싶은데 좀처럼 생각이 풀리지 않을 때면 일단 뒤집고 본다. … [Read more...] about 일단 뒤집고 본다
외국인 렌즈를 장착하라
점심시간이 끝나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한 외국인이 수십 년간 그 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 평범한 빨간색 우체통을 DSLR로 정성 들여 찍었다. 매일 지나다니는 길이라도 그 길의 가로수가 어떻게 생겼는지 자세히 알지 못하듯, 매일 지나다니던 길에 놓인 우체통에 눈길 한번 준 적이 없었다. 나는 있는지도 몰랐던 우체통을 외국인은 보물이라도 만난 듯 카메라에 담았다. 우리는 같은 길 위를 다른 마음으로 걸었다. 나는 점심을 먹고 남은 일을 하기 위해 사무실로 복귀하는 무거운 마음으로, … [Read more...] about 외국인 렌즈를 장착하라
안드로메다에 다녀왔습니다
CD(Creative Director)님 설마… 이 아이디어를 진짜 가져가실 건 아니죠? 회의 시간에 기획팀에게 자주 듣는 말이다. 이 말을 저렴하게 바꾸면 이렇게 된다. 유 헤드 빙빙? ‘수많은 광고와 확실히 차별되는 광고를 만들자.’ 이것이 우리 팀이 지향하는 크리에이티브의 기본이다. 이미 있는 광고와 비슷하게 접근한 광고를 만들기는 죽기보다 싫다. 실제로 그런 광고는 효과도 미미할 게 뻔하다. 그래서 아이디어 회의 시간에 는 사람들이 공감하면서 동시에 임팩트를 느낄 수 있는 광고를 … [Read more...] about 안드로메다에 다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