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예전부터 궁금한 게 있었습니다. 왜 아프리카 사람들은 저토록 기아에 시달리는가 하는 것입니다. 알고 보면 아프리카 일부 지역이 한시적으로 굶주리는 것뿐, 아프리카가 기아에 시달리는 생지옥이라는 이미지는 구호단체가 더 많은 기부금을 노리고 만들어낸 허상이라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아프리카가 기아에 시달리는 지역이라는 건 맞는 말인 모양입니다. 특히 제가 궁금했던 건, 사람이 살기에 훨씬 척박한 지역인 사막 지대나 북극 인근 지역에서는 저런 빈곤이 자주 발생하지 않는데, … [Read more...] about 아프리카의 기아는 무엇 때문인가?
빵을 먹으면 배가 쉽게 꺼진다?: 서양식 음식 궁합 이야기
전에 「토르 라그나로크 - 바이킹들의 빵」에서 스칸디나비아 지방에서 주로 먹는 크네케브뢰(knäckebröd, 덴마크어로는 knækbrød, 영어로는 crispbread)라는 빵에 관해서 간단히 적은 바가 있었습니다. 최근 이케아에 갔다가 결국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작은 크네케브뢰 한 팩을 사고야 말았습니다. 이전 글에서는 맛이 없다고 했지만, 아무리 맛이 없다고 해도 먹어보고 욕을 하는 것과 먹어보지도 않고 다른 사람들의 말만 듣고 욕을 하는 것은 분명히 차이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 [Read more...] about 빵을 먹으면 배가 쉽게 꺼진다?: 서양식 음식 궁합 이야기
소매업의 종말: 이발소에서 들은 이야기
저는 서민답게 이발을 동네 나이스가이에서 8,000원 내고 합니다. 추석 직전 휴가 때 한가한 나이스가이에서 이발을 했는데, 이용사 아저씨와 아주머니께서 잡담하시더군요. 아주머니: 아는 백화점 사람이 그러는데 이번 추석이 역대 최악이래. 손님이 아예 없대. 아저씨: 그걸 누구 탓을 해야 하나? 아주머니: 뭐 문재인 탓을 해야지. 아저씨: (웃으며) 그게 그 사람 탓인가? 요즘 누가 백화점에서 사나? 다 온라인에서 사지 않아? 아주머니: (웃으며) 그래도 탓할 사람이 … [Read more...] about 소매업의 종말: 이발소에서 들은 이야기
옵션 투자 대박의 비밀: 영화 〈빅 쇼트〉 속 두 젊은이 이야기
2015년도에 개봉한 〈빅 쇼트(The Big Short)〉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금융위기 때 미국 주택시장 대폭락에 베팅해서 큰돈을 번 사람들에 관한, 반쯤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반쯤 다큐멘터리 영화인 이유는 실존인물의 이야기에 바탕을 두고는 있지만 실명이 아니라 가명을 쓰고, 또 일부 사실은 적절히 각색했기 때문입니다. 큰돈 버는 이야기를 보면서 대리 만족을 느끼는 저처럼 돈 없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죠. 저는 크리스천 베일이나 라이언 고슬링 … [Read more...] about 옵션 투자 대박의 비밀: 영화 〈빅 쇼트〉 속 두 젊은이 이야기
합법 마약? 현대 한국을 능가하는 나폴레옹 시대 영국의 음주 행태
전에 신문에서 읽었는데, 중국의 CCTV에는 중국 각지의 소수 민족을 찾아다니며 각 민족 고유의 풍습과 생활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에서 꼭 나오는 장면이, 그 소수 민족이 모여서 술을 마시고 취해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장면이 꼭 나온다고 하네요. 그 글을 쓴 필자는, 그것이 소수 민족이 흥겹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있지만 대다수를 차지하는 한족들에게, '소수 민족들은 대개 음주가무에 빠져 지내는 열등 민족'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의도도 … [Read more...] about 합법 마약? 현대 한국을 능가하는 나폴레옹 시대 영국의 음주 행태
교황과 무역: 포르투갈의 전운
오스트리아 대사 슈바르첸베르크 대공이 아직 태어나지 않은 나폴레옹의 아들에게 바친 '로마 왕'(Roi de Rome)이라는 칭호는 단지 신성로마제국의 정통성을 나폴레옹에게 공치사로서만 넘긴 것은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이미 로마는 나폴레옹의 손아귀에 넘어온 상태였습니다. 로마 및 그 주변은 원래 세속 군주로서의 로마 교황이 가지는 교황국(the Papal States)에 속하는 영토였습니다. 그러나 유럽의 지배자 나폴레옹 눈앞에는 고양이는커녕 생쥐만도 못한 존재에 불과했습니다. 비오 … [Read more...] about 교황과 무역: 포르투갈의 전운
미국인들도 시부모/장인장모를 모시고 살까?
제가 고딩, 아니 대딩 때만 해도 서양의 모든 것은 다 우수한 것이라는 환상이 온 사회에 팽배했습니다. 실은 여전히 그런 경향이 있지요. 가령 우리는 굉장히 좋은 경치를 보면 '꼭 외국 같다'는 말을 하지요. 잘생긴 사람을 보면 '꼭 외국인처럼 생겼다'고 하고요. 그에 비해서 영국인은 잘생긴 외국인을 보면 '꼭 영국인처럼 생겼다'고 말한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제가 근 50년 가까이 천하를 주유하며 (닭살 돋지만 꼭 써먹어 보고 싶은 표현이었습니다…) 느낀 바는, 어떤 … [Read more...] about 미국인들도 시부모/장인장모를 모시고 살까?
성공한 30대 후반 어느 미국인의 조언
※ 저는 FIRE 운동의 추종자입니다. FIRE라는 것은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한마디로 젊었을 때 열심히 벌고 모아서 생계에 급급한 삶에서 탈출하자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FIRE를 꿈꾸는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나누는 이야기를 주로 레딧(reddit)을 통해서 가끔 읽습니다. 최근에 꽤 인상적인 글 「Am couple years away from 40. Time for some reflection and asking for advice」를 찾아서, 아래에 … [Read more...] about 성공한 30대 후반 어느 미국인의 조언
여왕과 마멀레이드: 협상과 껍질과 아침 식사 이야기
저는 신입사원 기본 교육을 싱가포르에서 싱가포르 강사에게서 받았습니다. 그중에는 협상에 대한 내용도 있었는데, 거기서 당시로서는 굉장히 인상적인 강의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 강사분이 가르치려던 것은 협상을 위해서는 상대방이 진짜 원하는 것이 뭔지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그 스토리 라인을 아래와 전개하더라고요. 내가 학생 시절에 내 동생과 냉장고에 하나밖에 안 남아 있던 오렌지를 두고 서로 다툰 적이 있었다. 한참을 싸우고 난 뒤에야 알았는데, 내가 원하는 것은 오렌지로 주스를 만들어 … [Read more...] about 여왕과 마멀레이드: 협상과 껍질과 아침 식사 이야기
하루 일당으로 몇 인분의 빵을 살 수 있었나: 예수님과 영국군의 경우
제 블로그를 오래 출입하신 분들께서는 눈치를 채신 분들이 꽤 있겠습니다만 저는 원래 역덕이나 밀덕이라기 보다는 돈덕, 먹덕에 가깝습니다. 즉 역사 속의 돈 이야기와 먹을 것 이야기에 굉장히 관심이 많습니다. 군인 연금 편이나 사탕무 설탕 제조법의 선구자 아카르트 편에서도 탈러(thaler)니 펜스(pence)니 하는 먼 나라 옛 나라의 돈 단위를 적었지요. 저는 그런 옛 화폐 단위를 적을 때 화폐 속의 금이나 은의 함량을 기준으로 저 나름대로 환산을 합니다. 물론 현대의 금값이나 은값도 … [Read more...] about 하루 일당으로 몇 인분의 빵을 살 수 있었나: 예수님과 영국군의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