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FIRE 운동의 추종자입니다. FIRE라는 것은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한마디로 젊었을 때 열심히 벌고 모아서 생계에 급급한 삶에서 탈출하자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FIRE를 꿈꾸는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나누는 이야기를 주로 레딧(reddit)을 통해서 가끔 읽습니다. 최근에 꽤 인상적인 글 「Am couple years away from 40. Time for some reflection and asking for advice」를 찾아서, 아래에 간단히 주요 내용만 옮겨 보았습니다.
40세까지 2년, 뒤돌아보며 정리도 좀 하고 조언도 받고 싶네
내 20~30대를 돌아보며 든 생각. 얻은 교훈과 저지른 실수. 나보다 젊은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나보다 나이 든 양반들에게 조언도 받고 싶어.
1. 투자를 더 일찍 시작했더라면. 난 2011년 이후에야 크게 투자하기 시작했어. 큰 실수였지. 저축은행에서 0.05% 이자 받으며 그냥 앉아 있던 내 돈을 마지막 1달러까지 모조리 투자해야 했어. 0.05%라는 낮은 이자가 놀랍다고? 그땐 온라인 저축계좌가 없었고 예금증서(CD) 같은 거 이해하지도 못했어.
2. 식생활과 건강. 진짜 중요한 거야.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이 끝장이야. 설탕, 탄수화물, 고기 같은 거에 탐닉하지 마. 네 몸에 맞는 균형 잡힌 식단을 먹으라고. 잠도 충분히 자. 난 보통 5~6시간 자지만, 요즘은 7시간은 자려고 노력 중이야.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 중에 네가 좋아하는 것을 습관적으로 하라고.
3. 20–30대엔 스킬 극대화, 그러니까 평생 써먹을 재주 배우는 데 집중해야 해. 나도 밤늦게까지 진짜 열심히 일하고 공부했어. 일하는 동안에도 내 경력과 스킬에 초점을 맞춰서 일했어. 정당한 보상은 당장 다음 달 월급이 아니라 긴 시간에 걸쳐서 받을 거라고 생각했지. 대신 여행이라든가 사회 생활이라든가 하는 것이 전혀 없었어. 게다가 가족 관계도 나빠졌지.
그래, 이런 그늘은 진짜 심각했고 난 그런 부분을 알면서도 그렇게 했어. 그런데 내 회사 주변에서 보는 신세대 젊은 애들은 그거 진짜 진짜 관리 잘하더라. 걔들은 여행/가족 등 워라밸 균형 맞추는 걸 기가 막히게 잘해내는 데다, 회사 측과 연봉 협상하는 것도 무자비할 정도로 멋지게 해내더라고. 이 부분에 있어서는 젊은 세대에게 뭐라고 해줄 조언이 없는 것 같아.
4. 제대로 된 배우자를 고르는 데 있어서 서두르지 말고 신중하라고. 이건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 말 같아. 절대 “이보다 더 좋은 상대는 못 찾을 것 같아”라는 웃기지도 않는 마음가짐은 갖지 말라고. 배우자를 고르는 것은 절대 ‘정착한다’는 느낌이 들어서는 안 돼. 물론 외모는 중요하지 않아. 금전 관리, 가족, 친절함, 속궁합(sexual chemistry) 등에 있어서 가치관이 같아야 한다는 점이 훠얼씬 더 중요해.
5. 저점 매수 타이밍을 맞추고 뜰 주식을 고르는 거… 불가능해. 만약 넌 할 줄 안다고 생각하면 말이지, 정식 계약 맺고 내 돈 가져가서 시장 평균치 이상의 수익만 내게 주고 나머지는 다 너 가져도 돼. 못 하겠다고? 그럼 닥쳐 (STFU). 내가 말이 좀 심하다고? 내 경험이 그래.
난 무지개를 좇느라고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했어. 난 지금은 그냥 인덱스펀드 같은 거에 투자해. 여전히 주식질을 하느라고 따로 투자금 계정을 가지고는 있는데, 전체 투자금의 5% 이하로 유지하지. 나도 완벽한 인간은 아니라서, ‘뭔가 해야 한다’라는 충동을 억누르느라고 애써.
6. 퇴직연금 수수료 확인해봐. 연 0.15% 이상 수수료를 떼먹는다면 당장 바꿔. 복리로 계산하면 엄청난 손실이야.
7. 행복/목적/의미. 이건 목표지점이 아니야. 어떤 성과를 이루더라도 네가 너 자신과 네 인생에 대해 느끼는 기본적인 기분은 바뀌지 않아. 넌 공허감과 의미 상실, 그리고 디지털 호스를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온갖 나쁜 뉴스로부터 받는 피곤함에 대해 너 스스로 헤치고 나아가 너 자신만의 의미와 행복을 창조해야 해.
이 세상이 개똥 같고 불공평하다고 느끼는 건 너만이 아니야. 이 세상에는 지금도 아무 이유도 없이 온갖 나쁜 일이 계속 일어난다고. 이 우주는 너의 야망과 꿈에 대해서는 쥐뿔도 신경 안 써(doesn’t give two leptons about). 너만 신경 쓴다고. 이 우주가 너에게 말이 되든 안 되든 상관하지 말고, 너만의 의미와 목적을 만들어야 해. 좋은 출발점은 네가 정말 사랑하는 것에 집중하는 거야.
8. 네가 해야 할 유일한 ‘경쟁’은 너 자신과의 경쟁이야. 네가 도착하는 장소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것은 너에게 주어진 자원과 기회로 네가 얼마나 멀리 가느냐야. 난 주변 사람들이 “쟤 성공했네”라며 나를 부러워할 때 반대로 패배감에 쩔어 지낸 적도 있어. 난 내가 세상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어. 사람들은 각자 잠재력의 종류가 다르다고 난 생각해. 네 잠재력이 뭔지는 네가 제일 잘 알겠지. 최소한 인생 몇몇 순간에는 나타날 거야.
네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로부터 기쁨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이 어느 방향으로 여정을 떠나건 잊어버리라고. 심지어 너와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이 너보다 앞섰는지 뒤처졌는지도 중요한 게 아니야. 네가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행동은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사는 거야. 그렇게 다른 사람들이 정해준 인생을 살면 넌 기쁨도 느끼지 못할 것이고, 네가 네 인생을 살면 어떤 인생이 되었을지도 알 수가 없을 테니까 말이야.
9. 난 14살 이후로 계속 금전적으로 안정된 삶을 추구했어. 근데 그걸 이루고 나서 느낀 감정에 정말 깜짝 놀랐어. 처음엔 황홀감도 느꼈고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것도 느꼈는데, 그러고 나서는 정기적으로 뭔가 안 좋은 느낌이 계속 들더라고. 난 내가 꿈꾸던 비싼 차도 있고 멋진 와이프와 대출 안 낀 아름다운 주택, 경제적 독립, 거기에 안정된 직업 등 모든 걸 다 가졌거든.
근데 느끼는 건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 같은 거야. 사정이 좋지 않은 식구나 뭐 그런 사람들 보면 마음이 아파. 가끔은 내가 이런 행운을 누릴 자격이 되나 싶기도 하고. 물론 그런 감정은 일시적인 것이고 난 재빨리 내가 즐기는 것으로 관심을 돌리곤 해. 하지만 그래도 그런 상황이 저 너머에 실존한다는 걸 항상 느껴.
모든 걸 가진다는 것이 행복은 아니더라고. 행복은 발전에서 오는 거더라. 행복해지려면 항상 뭔가를 향해서 발전해나가야 하더라고. 자신이 의미를 두는 무언가에 대해서 자신을 계속 발전시켜야 해. 금전적인 것이든, 사람과의 관계에서든, 지적인 면에서든, 육체적인 것이든 말이야. 우울함에 유일하게 효과가 있는 알약은 발전이야. 난 그걸 너어어무 늦게 깨달은 것 같아.
10. 글이 너무 기네, 미안해. 주말 아침에 글을 쓰다 보니 재미있더라고. 누군가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해. 내 현황은 이래. 외벌이에, 결혼했고, 아직 아이는 없지만 1년 안에 하나 낳을 계획이야.
원문: Nasica의 뜻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