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아이가 잠든 이 시간 나의 하루에도 평화가 깃든다. 온종일 올망졸망한 세 녀석들 뒤치다꺼리를 하다 보면, 몇 번씩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탈출하기 일쑤다. 여섯 살이 된 큰 녀석과의 '싸움'은 오늘도 내가 '패배'다. 엄마와 아이의 관계에 싸움이니 패배니 하는 살벌한 단어들이 등장한다고 놀라지 마시라. 마냥 귀엽기만 한 아가였던 녀석이 고집을 세우고 반항이라는 걸 하기 시작하면 하루에도 몇 번씩 '기싸움'을 벌인다. 달래다 혼내다를 반복하다 지칠 때쯤 결국 아이의 입에서 이 말을 듣게 … [Read more...] about 안드로메다 아이를 이해하는 방법
국민 모두가 조금씩 농부일 때 농촌과 나라가 산다
매서운 꽃샘추위가 물러가면 농촌은 본격적인 '농번기' 채비로 한창이다. 겨우내 꽁꽁 얼었던 땅을 갈고, 김을 매고, 퇴비를 뿌려 작물을 재배하기 좋은 땅으로 만든다. 도시의 봄은 개나리나 벚꽃과 함께 오지만, 농촌의 봄은 마을 구석구석까지 번지는 진한 퇴비 냄새와 더불어 온다. 귀농 7년 차인 나는 손바닥만한 텃밭 하나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해 농사를 망치기 일쑤인 '얼치기 귀농인'이다. 그저 우리 가족 먹을 제철 채소 정도를 길러 먹겠다는 수준이지만 그것도 '농사'라고 헥헥거리다 보면 농부에 대한 … [Read more...] about 국민 모두가 조금씩 농부일 때 농촌과 나라가 산다
‘인문학이 세계관의 바탕’이라는 믿음이 흔들린다
영화 <인터스텔라>는 대단히 경이로운 역작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뉴턴의 만유인력에서부터 빛과 시간, 빛과 공간에 대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고전물리학의 법칙을 뒤집는 양자물리학의 세계에 이르기까지 방대하고도 복잡한 내용을 영화로 완벽히 구현해내는 데 성공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를 100% 이해하지 못한다. 과학방면으로 완전한 '무식자'이니 영화의 내용을 이해할만한 배경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의 대단한 점은 작품 그 자체에도 … [Read more...] about ‘인문학이 세계관의 바탕’이라는 믿음이 흔들린다
회복력 제로 사회를 탈출하는 법
우리 사회 '회복력'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마이클 루이스와 팻 코너티가 쓴 『전환의 키워드, 회복력』을 거의 다 읽어갈 즈음,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소식이 들려왔다. 올해보다 450원 오른 6,030원이다. 최저임금 1만 원을 요구하던 노동계의 실망과 반발은 당연지사. 학자금 대출이나 월세에 쫓기고 아르바이트나 불안정한 비정규직 일자리를 전전하는 이들에게 6,030원은 그리 큰 금액이 아니다. 최저임금이 올라도 이들의 생활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다.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최저 … [Read more...] about 회복력 제로 사회를 탈출하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