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다음 세 글에서 이어집니다.
「남자들의 견종을 소개한다 (3): 절대적 상남자 핏불테리어 ②」편은 핏불이 갖추어야 할 두 번째 자질을 알아보는 것으로 시작하자.
핏불의 자질
핏불의 자질에 있어 ‘불굴의 투지’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인내력’, ‘스테미너’, ‘호흡력’ 등이다. A와 B라는 투견 혈통의 핏불이 똑같이 태어나 똑같이 성장했다고 한다면, 둘 중 더 인내력이 강한 쪽, 긴 시간을 버텨나갈 지속성을 지닌 쪽, 호흡이 긴 쪽이 승리하게 된다.
역대 명 핏불 중에는 경기에서 2시간 동안 싸운 핏불도 있으며, 위처럼 다리가 부러져도 싸우는 핏불들도 있다. 핏불 외에 세상의 어느 견종이 다리가 부러지고도 싸울 수 있을까? 이러한 경지는 핏불 vs.핏불의 경기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핏불 vs. 비투견종의 경기라면 승산은 단연 핏불에게 있다.
셋째로는 ‘투견 테크닉’이다. 투견만이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투견의 기술들이 있는데 이는 실로 다양하다. 처음부터 강한 힘의 입으로 초반에 경기를 끝내는 타입이 있는 반면, 가만히 상대방을 공격을 맞아주다 상대방이 힘이 빠지면 그 때 공격에 들어가는 놈들도 있고, 자신이 밑에 깔려 있을 때 밑에서 목을 공격에 경기를 승리로 이끄는 놈들도 있다.
비 투견종들은 싸움 시에 실제 자신들이 물 수 있는 힘보다 더 강하게 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겁이 나서인 경우도 있고 자기 자신의 힘을 적당히 조절하지 못해서인 경우도 있다.
개에게 있어 입은 공격수단이며, 사람에 비유하자면 주먹과도 같다. 복싱을 하는데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다짜고짜 강펀치를 휘두르면 자기 스스로 기운이 빠져 패배하게 되듯, 투견종들은 무는 힘을 적절하게 조절해 일찍 강하게 물다 나가 떨어지지 않는다. 핏불은 다른 견종들에 머리가 큰 견종에 속하며 머리가 크기 때문에 그만큼 압(무는 힘)이 강하다고 할 수 있으며 태어나면서부터 좋은 조건을 지니고 태어난다고 할 수 있다.
진도견, 아키다견, 시베리안 허스키와 같은 스피츠 타입의 견종 중에 홀딩 바이트(물면 놓지 않는 것)을 할 수 있는 견종은 과거 일본에서 투견으로 사용되었던 아키다견 말고는 없다.
핏불이 멍청하다고?
간혹 핏불이 멍청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멍청한 견종들은 투견으로 쓸 수 없다. 물론 보더콜리나 푸들 같은 지능 순위 1, 2위를 하는 견종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지능이 떨어진다고는 할 수 있지만, 핏불이 무식하고 머리에 든 것이 없는 그런 부류의 견종은 단연코 아니다.
전설의 반열에 오른 브레드 독, 볼리오는 강한 악력으로 덤비는 다른 핏불들에게 강한 공격은 요령껏 피하고 적절히 공격하며 시간을 끌었다. 사람에 비유하자면 강펀치를 소유한 상대 핏불들을 헛스윙만 하게 하고 체력을 고갈시킨 것이다. 결국 세 시간 만에 승리를 맛보곤 했다.
정리를 하자면 이처럼 핏불은 비 투견종들에 비해
- 죽음도 불사하는 불굴의 투지가 있다.
- 고통에 대한 인내가 다른 견종들보다 탁월이 강하다.
- 길면 2, 3시간씩 싸울 수 있는 스테미너가 있다.
- 경기 도중 호흡을 조절할 수 있는 호흡력이 있다.
- 다른 견종들은 가지지 못한 투견의 기술이 있다.
- 게임을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게임지능이 있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투견은 시합시에 개체량을 측정해 비슷한 체중끼리 경기에 임하는데, 핏불의 동중량에서는 상대가 될 만한 견종들이 없으니 적게는 20kg에서 많게는 40kg 정도 더 나가는 견종을 가져와 핏불과 경기를 시키곤 한다. 중형견 사이에선 너무나 압도적으로 강한 개이다 보니 수모를 당하는 견종이기도 하다.
핏불에 대한 오해
이러한 핏불은 입이 터지는 시기가 있는데 이 입이 터진다는 것은 싸움에 눈을 뜨는 시기를 뜻한다. 핏불은 입이 터지기 전에는 그저 그렇게 생긴 일반 견종이었다가 입이 터지는 시기가 오면 네발 달린 생명체는 무조건적으로 공격한다.
핏불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해를 하는 일이겠지만, 핏불을 처음 키우거나 이런 성향을 모르고 키우는 도중 입이 터진다면 많은 곤혹을 치를 것이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더없이 유순한 견종이며, (모든 핏불이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견종 자체가 사람에게는 유순하고 고통에 대한 인내가 강하기 때문에 더욱더 놀라게 되는 일이 있다.
무슨 말인고 하니, 만약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를 다친, 하지만 평소에는 순했던 개를 건드리면 이 개는 그 사람을 어떻게 할까? 십중팔구 건드린 사람의 손을 물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핏불은 고통에 대한 인내가 뛰어나기에 이러한 것들을 참아낼 수 있는 견종이다.
이처럼 사람을 잘 따르며 고통에 대한 인내 덕분에 순한 견종이 핏불임에도, 미국에서는 핏불에 의한 인명 사태가 많이 있어 왔다. 이러한 핏불들은 벤독인 경우가 많다. ‘벤독’이라고 불리는 강한 개들을 교잡하며 만든 호신·경비용 견종들에 핏불은 필수요소로 교잡되어 들어간다. 이러한 벤독들이 사람에게 상해를 입히면 핏불과 비슷하게 생긴 외모로 핏불이라는 오해를 받게 된다. 요컨대 핏불이 사고를 냈다는 기사를 따라 실상을 파헤쳐보면, 사실은 핏불의 잡종이나 핏불을 닮은 벤독들이 대부분인 것이다.
핏불이 사람을 공격할 때
하지만 꼭 이렇다고는 할 수 없으며, 사람을 공격하는 핏불들은 대개 다음과 같은 3가지 이유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자기 영역 내에서 가족이나 주인을 보호하기 위하여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 이런 핏불들은 대개 다른 핏불보다 영리한 편에 속한다. 보통 때는 일반 사람들과 친하게 잘 지내지만, 의심스러운 방문객이나 침입자, 자기 주인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 주인의 물건에 손을 대는 사람 등에게는 가차 없이 적의를 드러내고 위협적인 존재로 돌변하여 공격을 감행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자기 땅의 일정 범위 내에서 공격적이 되는 유형. 이런 개는 자기 주인과 그 가족은 수용하나, 다른 어느 누구도 자신의 영역 내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자기 영역 밖에서는 직접적으로 공격을 받지 않는 이상 공격적인 성질을 나타내지 않는다.
세 번째는 위의 경우와는 다른 다른 유형으로, 무차별적으로, 그냥 무는 것이 재미있어서 공격적이 되는 유형이다. 이런 개는 그야말로 그런 싹수가 보일 때 도태시키는 것이 좋다. 핏불 견종에서 이같이 그냥 사람을 물어대는 개가 나오는 확률은 매우 낮다. 그리고 성장하는 동안 적절히 훈련만 시키면 이 비율은 더욱 낮아진다.
결국 주인이 훈련을 제대로 못 시킨 탓이다
결국, 그런 개들이 강아지일 때 제대로 가르치지 않은 주인이 잘못이라 할 수 있다.
핏불은 투견이기 때문에 공격력 또한 다른 견종과는 탁월이 강하며 이런 핏불이 공격을 했을 때는 아주 끝장을 보려고 덤비는 경우가 많다. 핏불은 강한 전투력을 지닌 중형급 투견이기에 불상사를 방지하려면 키우는 주인이 산책 시에 입마개를 해야 하며 어릴 때부터 사회화를 시켜 사람과 친해지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분명 핏불이 전투본능이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본성만을 탓하기보단 그 주인이 책임을 지고 사고 방지에 최선을 다한다면 충성심 있는 반려견으로서 사회 속에 어울려 살아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