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스타라는 직업을 떠올리면 어떤 것이 가장 먼저 생각나시나요? 99%의 사람들이 ‘커피’라고 이야기할 것 같습니다. 그럼 바리스타는 커피만 잘하면 될까요? 작은 제목처럼 ‘커피를 잘하는 사람은 무조건 좋은 바리스타이다’라는 명제는 참일까요?
저는 거짓이라고 이야기할 것 같습니다. 커피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바리스타라는 직업을 봤을 때 꼭 필요한 스킬은 커피 외에도 다양합니다. 오늘은 제가 생각하는 ‘바리스타에게 커피 말고도 필요한 스킬들’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바리스타에게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능력과, 필수는 아니지만 있으면 매우 도움 되는 능력에 대해서 다뤄보겠습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재미로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없어서는 안 될 바리스타의 필수 능력
1. 체력
바리스타는 여러분들의 생각만큼 멋있거나 고상한 직업이 아닙니다. 기본 8시간은 서서 일하면서 음료 제조와 정리, 설거지, 홀 청소, 화장실 청소 등을 해야만 하는 서비스 직업입니다.
특히 사람을 쓰기 어려운 매장들은 그 모든 것들을 혼자 해야 합니다. 쉬는 날은 보통 1주일에 하루 또는 이틀 정도입니다. 때문에 1년 365일 아프지 않으면서 모든 일들을 쳐낼 수 있는 강인한 체력이 필요합니다.
카페나 음식점 같은 서비스직은 주말과 공휴일, 기념일 등에 제일 바쁘고 힘듭니다. 그럴 때에도 씩씩하게 일할 수 있어야겠지요.
2. 멘탈&대처 능력
카페에서 일할 때 가장 힘든 점을 논하면 빠지지 않는 반가운 존재들이 있지요. 바로 진상입니다. 진상들을 마주했을 때 버틸 수 있는 강인한 멘탈과 빠르고 능청스러운 대처 능력은 필수적입니다.
이상하고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되지도 않는 불편을 쏟아내는 몇몇 진상들 때문에 하루 종일 일에 영향이 갈 정도로 멘탈이 약하다면 일하기가 굉장히 힘듭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에게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에 대한 대처 능력 또한 필수적이겠지요.
괜히 이상한 진상 한두 명 때문에 바리스타에 대한 직업 자체에 대해 회의를 느끼는 사람들이 간혹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은 정말 100명에 한두 명 정도이기 때문에 얼른 훌훌 털어버리고 좋은 일과 사람들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3. 맛과 향에 대한 예민함
바리스타는 서비스직이면서도 음식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직업입니다. 때문에 기본적으로 향과 맛에 대한 예민한 감각은 있어야 합니다. 커피 추출은 물론이고 각종 재료들의 신선함과 변화에 늘 예민해야 합니다. 손님들에게 상한 재료로 만든 음료나 디저트가 나가서는 안 되겠지요?
4. 깔끔한 위생 관념
바리스타는 사람들의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위생은 필수입니다. 음료와 음식 제조에 필요한 모든 재료와 기물을 깨끗하게 손질하고 관리해야만 합니다. 뿐만 아니라 손님이 머무는 매장 전체도 깔끔하고 깨끗하게 유지해야겠지요. 이 부분은 상식만으로도 이해가 되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옛날에 위생 관념이 정말 부족했던 직원이 들어온 적 있었습니다. 그분은 기본적으로 손을 잘 씻지 않았습니다. 음료 제조를 하고 손에 끈적끈적한 것들이 묻어 있어도 개의치 않고 모든 것들을 만져댔습니다. 그분이 들어온 지 하루 만에 모든 손잡이와 잔들이 끈적끈적해졌습니다. 다 제쳐두고 교육부터 다음, 모든 것들을 다시 씻고 닦는데만 많은 시간을 소비했습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 그분의 위생 관념은 잘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저녁, 진지하게 맞는 일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것을 권유하였습니다.
5. Hospitality(손님 응대)
바리스타는 서비스직이라고 했습니다. Hospitality는 내가 제조하는 제품에 기꺼이 재화를 지불하는 손님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 그 감사함을 표현하는 응대 능력에 대한 것입니다. 진상이라 할지라도 나의 공간에 들어온 그들이 지불한 만큼에 대한 서비스와 hospitality를 제공하는 것은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기준을 넘어서 무리한 요구를 할 때는 정중하게 거절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있으면 더 좋은 바리스타의 선택적 능력
1. 영어
사실 영어는 선택이 아닌 필수에 넣고 싶었습니다. 그만큼 바리스타에게 영어는 중요합니다. 커피 만들고 음료 제조를 하는 데 영어가 필수적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진지한 자세로 커피에 대해서 공부하고 탐구하며 많은 사례를 찾아보는 이들에게 영어는 꼭 필요합니다. 방대한 연구 자료와 논문, 그리고 영상은 대부분 외국에서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도 훌륭한 분들과 대단한 자료들이 많긴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들의 번역과 해석에만 기댈 수는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영어 하나만 잘해도 그 바리스타에게 열릴 수 있는 기회는 훨씬 더 많아집니다.
여러분들이 사장이라면 커피 산지, 또는 해외 출장에 데려갈 사람을 선택할 때 영어를 할 수 있는 바리스타와 하지 못하는 바리스타 중에 누구를 선택하시겠습니까?
2. 창의력, 미적 감각
특히 혼자서 카페를 운영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있으면 더 좋은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손님들은 커피나 디저트 맛뿐만 아니라 인테리어와 테이블, 의자, 벽에 걸려있는 그림이나 선반, 심지어 메뉴판까지 예쁘고 좋은 것을 선호합니다. 오히려 카페를 운영하는 바리스타보다 여러 카페를 다녀본 손님들의 감각이 더 좋은 경향이 있습니다. 그들의 평가는 매우 냉정합니다.
마치며
이 외에도 다양한 요소들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말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어느 정도 생각이 난 것들만 정리해 봤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필수 능력과 선택 능력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한 번 이야기를 나누어 봐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원문: 만얼의 브런치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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