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몇 차례 제안서를 주고받으며 미팅도 했던 고객사의 리더십 프로젝트가 최종 진행이 안 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담당자는 너무 미안하다는 말로 위로했지만, 이런 상황을 경험한 것이 어디 하루 이틀인가. 그래도 이유가 뭐냐고 물어보았다.
올해 새로 오신 본부장님께서 회사가 너무 어려워지고 있다며 섣불리 돈 쓰자고 하기가 곤란하다고 걱정하세요.
경기가 다시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면 우리 같은 교육 업체는 당연히 위축된다. 리더십 교육에 대한 비교육 담당자들의 시각이 대부분 이렇기 때문이다.
안 한다고 꼭 안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위기 시 가장 먼저 경비 감축의 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
코로나19 때 한동안 안 했어도 전혀 문제가 없더라.
이런 말들은 우리 같은 교육 종사자들의 마음을 후벼 판다. 최근에는 심지어 이런 말도 들었다.
리더십 교육은 그냥 뜬구름 잡는 이야기 아닌가요?
다른 건 어쩔 수 없더라도, 이 말에 대해서는 확실히 정리하고 싶다. 리더십 교육이 정말로 기술, 직무 교육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가? 연구 결과를 살펴보자.
리더십 교육은 생각보다 훨씬 더 뚜렷한 성과를 끌어낸다
마이클 프레제, 프란시스코 캄포 등은 2017년 서아프리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개인의 자기 주도적 행동, 기획, 목표설정, 피드백을 가르치는 것이 전통적인 재무, 마케팅, 회계 교육보다 훨씬 수익을 높이고 사업 생존에도 유리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Teaching personal initiative beats traditional training in boosting small business in West Africa)
이 실험은 1,500명의 창업자를 모집해서 전통적 교육 그룹, 자기 주도적 행동 교육 그룹, 통제 그룹 이렇게 세 그룹으로 나누어서 진행되었다. 전통적 교육 그룹에게는 금융·회계·인사·마케팅 등을 교육했고, 자기 주도적 행동 교육 그룹에게는 주도성·혁신·기회 탐색·목표 설계·피드백 주기 등의 교육을 4주 동안 주 3회씩 반나절 세션으로 36시간 동안 교육했다. 이후에도 트레이너가 기업을 방문하여 3시간 동안 추가 교육을 진행했다.
교육 이후 약 2년 5개월 간의 비즈니스 성과를 추적했는데 그 결과는 놀라웠다. 전통적 교육 그룹의 월별 수익률이 통제 그룹에 비해 17% 증가한 것에 비하여, 자기 주도적 행동 교육을 받은 그룹은 30% 이상의 수익률 증가를 보였다.
또한 자기 주도적 교육을 받은 기업일수록 창의적 아이디어가 많이 나와 신제품 출시율이 높았고, 제품이 다양화되어 경쟁력을 높였다. 왜 이러한 결과 차이를 보였을까?
연구진의 설명에 따르면, 전통 교육은 특정 비즈니스에 대한 점진적 변화와 관리 기술에만 초점을 맞추었다. 반면 자기 주도적 행동 교육은 심리적 통찰력을 활용해 기업가 정신을 육성하고 도전 환경에 대한 사전 대응 능력을 키워주었다. 이는 지속적인 개선을 원하는 마인드과 세밀한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 경영 전반의 역량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렇게 성과가 뚜렷한 리더십 교육을 ‘돈만 쓰는’ 소리라고 폄훼하는 사람들이 있다니 안타깝다. 교육 담당자들이 최소한 자신들이 맡은 교육의 가치를 당당히 외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경기 침체로 속상할 이 땅의 교육 담당자들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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