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임
우선 위임부터 보겠습니다. 위임은 남에게 업무의 일부를 주는 거죠. 물론 위임할 사람이 있는, 즉 어느 정도 권한이 있는 시니어의 영역으로 보입니다.
내가 일을 붙잡기보다는 팀원이나 외부의 서비스에 위임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에 따라 내가 책임지는 부서의 생산성이 실로 천차만별로 변하기 때문에, 위임은 곧 능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내가 일하는 시간의 질보다 타인이 일을 잘하는 능력 (위임)이 성공에 더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죠.
일반 직장인들은 위임을 할 일이 없을까요? 저는 자신의 업무를 더 잘 해낼 지인들과 일부 품앗이를 하거나, 회사 프로젝트인데도 불구하고 개인 사비로 전문가를 고용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결과는 어떨까요? 회사는 그 사람에게 감탄하게 되고, 업무는 더욱 빠르게 해결이 되고, 당사자는 더 큰 권한과 자원을 얻게 되더라고요. 일을 덜 했는데도 말입니다.
혹시 반칙 아니냐, 생각하는 분도 계실까요? 회사는 직원을 평가할 때 주어진 시간에 소처럼 우직하게 일하는 것으로 평가하지 않습니다. 대신 결과물을 낼 수 있는 능력을 봅니다. 돈이 걸려 있기 때문에 학창 시절과는 평가의 기준이 많이 다르죠.
연봉 1억을 받아서 8천만 원으로 외주나 위임을 줘서 한 시간도 일하지 않고 회사에 엄청난 공을 세웠다고 해볼게요. 그런 다음에 연봉 2억이 되었어요. 그 사람은 일을 잘한 것이고, 개인적인 성공도 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과를 낼 줄 아는 희소한 능력 때문입니다.
제거
중요하지 않은 업무를 삭제하는 능력입니다.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죠. 사람들은 모두 일을 붙잡고 싶어 하거든요. 아깝다고 느껴지는 게 사람의 본능이기도 하고, 어쩐지 책임감까지 생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업무를 제거하는 것은 정말 어렵고도 중요합니다. 오죽하면 대표이사들도 업무를 줄이지 못해서 소위 구조조정 전문가 같은 사람들을 고용하기도 하죠. 구조조정 전문가는 회사를 인수해서 업무를 제거한 다음 더 비싼 가격에 매각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효율화도 해내고 성과도 만들고 악역도 맡았을 겁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 본질은 불필요한 ‘업무의 제거’에 있습니다.
일반인들도 제거해야 할 업무가 참 많습니다. 상사와 흥정해서 제거해야 하는 것도 있고, 본인 스스로 내려놔야 할 것도 많습니다. 안될 일을 붙잡고 있으면, 생산적인 것을 할 시간과 에너지가 없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희소한 건 시간과 에너지입니다. 의미 없는 것은 단호하게 잘라낼 수 있는 결단력은 정말 큰 능력입니다.
자동화
자동화는 위의 일들 중 가장 쉽습니다. 보상감도 즉시 느낄 수 있습니다. 몇 달 전에 엄청나게 자동화가 많이 된 숯불갈비집이 유튜브에서 뜬 적이 있었는데요, 사람 손이 들어가는 일을 최대한 줄여서 마진을 굉장히 키웠더군요. 사람이 10분 이상 집게로 고기를 뒤집을 일을 통돌이로 모두 대체했습니다. 파 써는 일 야채 다지는 일도 대부분 기계를 도입했습니다. 어찌나 신나 보이시던지 모릅니다.
이게 자동화의 기본입니다. 당장 ROI(투자 수익)가 가장 높은 일이기도 하죠. 돈 넣고 돈 버는 느낌이 직접적으로 와닿기도 하고, 건강에도 굉장히 좋습니다.
제가 아는 분이 쓰는 자동화 툴 중에는 사전에 적어둔 문장들을 단축키로 호출해서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메일을 쓸 때 감사말, 회사 소개말, 빠르게 답신 주겠다는 표현 등 컴퓨터에서 자주 타이핑하는 대부분의 것들을 자동화해 두었더군요. 시간을 아껴줄 뿐만 아니라 머리도 맑아진다고 합니다.
미팅 로그를 잘 쓰는 사람은 정말 큰 도움이 되잖아요? 그래서 미팅이 끝나자마자 내용을 정확한 포맷으로 요약해서 보고하는 분도 계십니다. GPT의 힘을 빌려서 미팅 목적과 결정된 사항, 각자 맡은 업무, 미정인 사항을 정리하는 거죠. 여기에 실제 사용하는 시간은 불과 1분 정도입니다. 아주 파워풀한 기능이죠.
게다가 자동화라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누군가 엔비디아의 젠슨 황에게 이렇게 질문했던 적이 있습니다. ‘AI가 잘 하지만, AI칩을 설계하는 것은 못 하지 않느냐? 그런 것은 사람이 해야 하는 업무 아니냐?’라고요. 젠슨 황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아뇨, AI를 통해 칩을 다 설계합니다. 칩을 설계하는 데에는 그동안 쌓아온 내부 노하우가 모두 들어갑니다. 그 복잡한 걸 사람이 어떻게 하겠습니까. 불가능합니다.
이 말에 자동화의 핵심이 들어 있습니다. 어떤 분은 인터넷에서 복붙해서 자료를 만드는 매일 아침의 30분 작업 과정을 자동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점차 자신의 대부분의 업무를 자동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은 위에서 말한 엔비디아처럼 자신의 노하우가 담긴 자동화이기 때문에 남에게 대체될 일도 없다고 합니다.
어쩌면 전문직들은 지금의 업무를 자동화하고, 자신은 더 큰 마진이 있는 시장을 찾는데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트위터나 페북에 글 올리는 것도 모두 자동화로 스케줄링하기도 합니다. SNS에서 명언을 제조하는 채널들은 다 이런 자동화로 하고 있습니다. 명언을 긁어오고, 그림을 생성하는 과정까지도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곳은 거의 없을 겁니다.
저는 얼마 전에 대본은 물론 영상까지 다 뽑아주는 툴을 결제해서 실험 삼아 써봤습니다. 주제를 하나 쓰면 몇 분짜리 영상이 완벽하게 뽑아져 나오더군요. 자막까지 붙여서요. 그래서 유튜브 채널을 하나 파서 영어로 운영해 보고 있습니다. 몇 시간만에 프로페셔널한 영상 3개를 제작해서 올려보니 감개가 무량했습니다.
엑셀을 잘 쓰시는 분들은 이미 자동화를 많이 진행하신 분들일 겁니다. 그러나 그 엑셀에도 GPT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수백 명 이상의 고객 대응을 자동화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반드시 활용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자동화를 하지 못하면 자신의 시간과 집중력으로 일을 해야 합니다. 시간과 집중력을 도로 사 오는 길이 바로 자동화입니다. 각자의 삶에서 무엇을 자동화할 수 있을까요? 아마 조금씩 다를 겁니다. 무엇을 자동화할 수 있는지, 제거할 수 있는지, 위임할 수 있는지를 찾아내는 게 생산성 상승은 물론이고 시간적 여유도 확보하는 길이라고 확신합니다.
분명히 10개 이상씩 찾을 수 있습니다. 한번 찾아보세요! 다른 건 몰라도 자동화에 대해선 필요하시다면 제가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2024 GPT로 돈 버는 법 강연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원문: 두물머리 천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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