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의 양보다, 어디에 그 노력을 쏟느냐는 질문
경제적으로 자유와 행복을 부양할 정도의 안정권에 들어가려면… 당연히 노력이 필요합니다. 500만원으로 시작해서 몇십억을 벌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것도 노력 없이 운으로 이뤄진 건 아니잖아요. 운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턱 하고 이사 갔더니 거기서 금광이 발견돼서 떼돈을 벌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이런 기대 자체가 노력을 개시할 시기를 계속 늦추게 만들 수 있어요.
그러나 무조건 노력을 많이 하는 게 좋은 것이 아니고요, ‘돈이 되는 노력’을 하는 게 중요하겠죠. 노력을 많이 쏟는다고 다 돈이 되는 노력이 아닌 게 문제입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게임을 하더라도 캐릭터를 많이 성장시키고 많은 점수를 얻는 특정한 방법들이 존재하고요, 그 룰을 이해하려는 접근이 필요한 거니까요. 자본주의라는 게임에선 어떤 특정한 노력들을 요구하고 있어요. 몸과 정신을 갈아 넣기만 한다고 결과가 그에 비례하지 않습니다. 많은 노력을 쏟았는데 그게 보상이 적은 종류의 노력이라면 허망하잖아요.
예전에도 여러 번 썼지만, 100년 전에는 한 사람이 가진 근력이라는 한계가 있었기에 무슨 일을 해도 결과치가 비슷했었습니다. 하루 품을 팔면, 일 잘하는 사람은 1.1X 품, 못 하는 사람은 0.9X 품 정도의 차이가 났을 겁니다. 천재들은 물론 2X, 3X도 가능했겠지만, ‘기하급수적’ 결과는 쉽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농업시대의 문화가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1인분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관점이죠. 10인분, 100인분을 할 방법을 찾는 것보다, 남과 같은 방식의 1인분을 사람의 중요한 미덕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요. 노력의 양보다 더 중요한 게 어디에 그 노력을 쏟느냐 하는 질문을 답하는 것입니다. 10인분, 100인분의 결과가 나오는 노력의 영역이 따로 있습니다. 특별히 어떤 ‘산업’에 있다는 것이 아니라, 무슨 일을 하던지 ‘결과 중심적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경제적인 보상이 있는 결과를 목표해야 하고, 그 결과에 가장 적은 힘으로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지렛대의 지점을 찾아야 합니다. 그 곳을 찾은 다음에, 가장 효율적인 랜치로 붙잡고, 젖 먹던 힘까지 써서 비틀어야 하잖아요.
5가지를 말씀드릴게요. 간단한 이야기들입니다. 제 자녀에게 가르치고 싶은 모든 것이기도 합니다.
1. 저축을 해라
우선 젖먹던 힘으로 힘을 써야 하는 부분은, 저축입니다. 고생을 해서 돈을 모아야 해요. 가장 단순하면서도 상당히 어려운, 그러나 굉장히 의미 있는 노력입니다.
모인 돈이 있으면 그 돈이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시작해 줄 거예요. 어떻게 굴렀으면 좋겠다. 어떤 공부를 더 하셨으면 좋겠다. 내 친구들은 어디에 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책도 쉽게 읽히고 새로운 관점도 자꾸 생길 겁니다.
주위에 보세요. 경제적으로 똑똑한 사람들의 대다수는 자기가 모은 돈 때문에 똑똑해졌습니다. 어떤 환경에선 돈을 모으기 더 쉽겠죠. 어떤 환경에선 정말 어려울 수도 있어요. 그러나저러나 자기가 타고 난 패를 가지고 그걸 플레이해야 합니다. 그 공을 다 쌓아야만 문제가 해결됩니다.
아무것도 안 하고 모으기만 해서 언제 10억 만드냐고 할 수 있지만, 1억 정도 될 때부터 완전히 다른 생각이 들 겁니다. 그때부터는 10억까지 가는 다른 길들이 보일 겁니다. 자기 자신에게 첫 1억을 만들어줘야 됩니다.
2. 자산이 없을 때 공부하라
두 번째는, 자산이 없는 적수공권일 때 공부를 해야한다는 겁니다. 자산이 없어서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자산이 없을 때야말로 문제의 핵심에 창의적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세상 모든 물건과 더 나아가 모든 현상마저도 일종의 경제적 가치가 있습니다. 그 경제적 가치를 어떻게 추정할 수 있을지 생각을 하고 열정을 가져야 합니다. 알면 알수록, 머리에 차는 게 많을 수록, 더 돈을 모으고 불릴 동기부여가 될 겁니다. 일확천금이나 질러볼까, 하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더 확실한 기회들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죠.
일확천금이나 질러볼까 하는 사람 중 99%는 큰 돈을 못 법니다. 돈 공부를 시작 못하기 때문이잖아요. 99%가 실패하는 길을 가지 마세요.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언제 행동할 수 있을까요? 그러니까, 언제 과감해질까요? 저는 남들보다 많이 알 때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스스로 남보다 많이 안다는 것을 인지할 때 과감해질 수 있습니다. 그 전에 하는 과감성은 팔랑귀여서 생기는 심적 동요에요. 심적 동요와 행동력은 다릅니다. 그냥 한 번만 해보라니까~ 하는 이야기 믿지 마세요. 인생을 돌아가는 길입니다.
조금씩은 경험 삼아 해보더라도, 잘 모르고 하는 투자가 인생을 바꿔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걸 인정하는 게 낫습니다. 부동산도 주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야 할 때도 모르고, 팔아야 할 때도 모르고, 그저 깜깜한 상태에서 고통에 빠지다가, 개인적으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 감정에 의거해 의사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원래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으니까요. 필연적인 겁니다.
그걸 극복하자면 책을 봐야 합니다. 친구와의 대화? 카페 게시글?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자료를 통해서는 자신이 많은 지식을 습득했다는 확신을 절대 얻을 수 없습니다. 친구와의 대화보다 100배 농축된 것이 ‘책’이잖아요. 10권 정도는 3번 이상 읽었을 때, 흔한 패턴 같은 것들이 머리에 각인됩니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한 권 읽어서는 패턴을 인식할 수 없어요. ‘신기하네~’ 생각하다가 끝일 겁니다. 시간을 두고 두 번 세 번 읽으세요. 결과적으로 많은 시간이 들지 않습니다.
3. 다양한 사례를 보라
사례를 많이 보면 책에서 배운 패턴들이 조금씩 살아 숨 쉬게 됩니다. 적당한 자산이 들어가 있으면 더 집중이 되겠지만, 그러지 않아도 좋습니다.
사례를 철저하게 수집하고, 곱씹고, 시간이 흘러서 다시 보세요. 다양한 사례를 반복적으로 보면, 무엇이 중하고 무엇이 중하지 않은지 감이 잡힙니다.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그 중요성의 비중이 학습됩니다. 학습된 비중이 없으면, 무엇을 봐도 까막눈이나 다름없어요.
4. 기본 개념을 이해하라
네 번째는 경제적 가치에 대한 기본 개념들을 이해하는 겁니다. 투자에 관해서 이야기한 것인데요. 투자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쓰이는 용어가 어렵고, 숫자들이 현란하게 쓰여서 그렇지 핵심 개념은 간단합니다. 미래의 경제적 가치, 즉 돈을 얼마나 벌어줄 것이냐예요. 가격이 오르는 것 말고 실제 수익 말이죠.
실제 수익이 높을 것 같으면 가격도 오를 수 있습니다. 안 오른다 해도, 수익이 발생하니 이익이 될 겁니다. 가격까지 오르면 더 좋구요. 사업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리고 안 그래 보여도 부동산도 마찬가지입니다. 찰리 멍거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상에는 밀값같이 움직이는 원리가 있고, 렘브란트 그림값이 오르는 원리가 있다.
밀 값은 소비자의 소비 수요와 공급 간의 차이 때문에 움직입니다. 경제적 이유가 있죠. 렘브란트 그림은 ‘과거에 가격이 올랐기에 앞으로도 오르지 않을까’ 하는 심리들이 보태어져서 자기 스스로 오릅니다. 떨어질 때까지는 계속 오르는 게 이런 자산들입니다.
어느 날 어떤 이유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렘브란트 그림처럼 투자하는 건 좋은데요, 저는 일반인이 이런 방법을 이해하는 게 매우 어렵고 결과적으로도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미술품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는데요, 가격이 오른다고 아무것도 모른 채 따라가는 방식에 매혹되면 공부할 여지 자체가 없습니다.
비트코인, 아파트, 금, 이런 것들이 대개 렘브란트에 가깝습니다. 경제적 가치가 당연히 있겠지만, 가격 자체가 가격을 만들어낼 때가 더 많아요. 그래서 밀값을 분석하는 방식의 접근은 의미가 없습니다. 한 번만 어떻게 우연히 걸리면 큰돈을 벌 수는 있겠지만, 공부를 통해서 접근하긴 매우 어렵다고 생각해요.
부동산은 분명히 조금 다릅니다만, 가격이 많이 붙었을 때는 렘브란트가 되어 버립니다. 이런 투자는 대단한 정보를 갖춘 내부자여도, 자신이 투자하는 본질이 무엇인지 항상 헷갈리기 마련입니다. 왜냐면 ‘남의 심리적 동요’에 투자하는 것이니까요.
주식을 하시는 경우라면 회계적 용어들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 그게 어떤 의미인지 감이 없을 겁니다. 그건 회계가 경제적 가치를 표시하는 체계가 아니라서 그래요. 회계는 돈이 정확히 계산됐는지를 여럿이 확인하기 위한 언어에 가깝습니다. 회계를 대충 배우고 나면 그 안에서 간접적으로 드러난 경제적 가치를 보기 위한 공부를 해야 되는데요. 그 공부가 회계 공부보다 쉽습니다. 회계라는 놈이 투자의 진입장벽을 지나치게 높여둔 것이죠. 그러나 회계사들이 투자를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공부입니다.
결국 자산의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같습니다. 굉장히 위험한 채권이 있다고 해볼게요. 폐급입니다. 그런데 20%의 수익을 준다고 해볼게요. 주위에 같은 폐급들은 모두 20%의 수익을 줍니다. 위험하니까 싼 것이고, 싸니까 받는 이자가 상대적으로 높았겠죠. 그거보다 덜 위험한 채권들은 모두 대략 10%의 이자율이라고 해볼게요. 가격은 언제 오를까요? 20%의 수익이 갑자기 더 높아지거나, 폐급의 위험성이 덜 위험해졌거나 할 때 가격이 움직입니다.
투자에서 알아야 하는 본질적인 분석은 결국 두 개입니다. 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수익 (미래의 이자율 비슷한 것 – 기업이라면 유보수익과 배당의 누적 합)이 더 날 것을 알거나,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죠. 그저 이자율이 높다는 정보만으로는 경제적 가치를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둘 간의 비율이 잘못되었거나, 남들이 위험을 과장해서 생각한다는 확신이 있으면 됩니다. 즉 20%짜리 수익률 주세요, 하면 폐급의 채권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장기적으로는 20%를 못 벌 겁니다. 내재적 위험 때문에 평균 수익은 10% 수준으로 떨어지겠죠.
위험과 수익의 보상을 알면, 20%가 아니라 그 몇 배에 달하는 가격 움직임을 덤으로 얻을 수 있게 됩니다. 그게 투자자들이 알고자 하는 유일한 ‘가치’입니다.
5. 개인의 삶에서 가장 자산 가치가 높은 것은 ‘집중’이다
에너지를 한 곳에 쏟으세요. 할거 다 하고 놀 거 다 놀고 온갖 생각을 다 하면서 정진을 얻을 순 없습니다. 집중을 할 때만이, 하루 만에도 100일 어치의 성장이 이뤄집니다. 어설프게 보낸 100일 보다 주말 하루라도 앉아서 뚝심 있게 집중하는 게 낫습니다.
인생은 원래 바쁜 법입니다. 하지만 매일매일이 집중할 수 있는 또 하루의 기회라 생각합니다. 집중과 몰입을 해서 미친 듯이 흡수해야 합니다. 그 시간을 인위적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사람은 주어진 운명대로 살게 됩니다. 오로지 자신의 생각의 한계와 습관이 그 운명을 규정합니다. 남이 만든 운명이 아니지요. 집중은 그 운명의 궤도를 바꾸는 힘입니다.
마치며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이미 이렇게 살고 계신 분들이라, 이런 글을 공유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꼭 필요한 순간에 글을 통해 영감을 얻으시는 분들이 왕왕 있어서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원문: 두물머리 천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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