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람의 뇌는 의식과 무의식으로 나뉘는데, 무의식의 힘이 단연 더 지배적이다. 혹자는 사람이 하루에 35,000여 건의 의사결정을 내린다고도 한다. 오른쪽으로 갈까, 커피 사 갈까, 횡단보도 건널까, 전화받을까, 볼을 긁을까, 왼쪽을 쳐다볼까 등등을 합한 결과다. 이 많은 것들 중 의식이 지배하는 결과는 얼마나 될까? 대부분 무의식이라는 일종의 거대한 기계 장치에게 일임하고, 나는 나의 가장 큰 고민에 집중하기 마련일 것이다.
그래서 인생의 인품과 능력이란 나의 무의식을 어떻게 훈련시키고, 조율하고, 축적시키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무의식은 나의 기세와 자세에 큰 영향을 받는다. 허리를 똑바로 펴기만 해도 내가 내리는 의사 결정이 달라진다. 마음이 달라지니 행동이 달라지고, 행동이 달라지니 결과 또한 달라지는 것이다.
그렇게 달라진 결과는 매일 축적된다. 단 하루도 ‘허투루’라는 것이 존재하면 안 되는 이유다.
2.
유치하게 느껴지더라도, 기분이 중요하다. 어떤 행동 후 좋은 기분을 느끼면 우리는 그 행동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어떤 행동 후 나쁜 기분을 느끼게 되면 다시는 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후회의 본질은 내 무의식을 새로이 조율하는 데에 있다.
그래서 사람이 스스로를 훈련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기 자신을 포상하는 것이다. 어렵고 힘든 일을 한 후 자신의 기분을 좋게 만든다면, 나의 무의식이 그 행동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어떤 선배는 어려운 일을 마치면 혼자 프랑스 레스토랑에 가서 와인 한 잔을 마시며 스스로를 포상한다고 했다. 그렇게 하면 몸이 기억하게 된다. 똑같은 고생을 다시 해내야겠다, 라는 깊은 무의식이 형성되는 것이다.
3.
그러니 어렵고 힘들고 의미 있는 행동을 한 직후에는 자신을 칭찬하자. 친구에게 칭찬을 요청해도 좋고, 맛있는 것을 쏘거나 얻어먹어도 좋다. 남에게 자랑해도 좋다. 기부를 하거나, 스스로에게 선물을 줘도 좋다. 무엇이든 내 무의식에게 깊은 이상을 남겨 보는 것이다.
대신 선별적으로, 의도적으로 칭찬해야 한다. 자신에게 너무 인색해도 문제지만, 너무 사치스러워도 문제다. 그러니 연초에는 적절히 스스로를 칭찬하는 습관을 들여 보자.
원문: 두물머리 천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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