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조사에 의하면, 커플의 장기적인 행복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각자의 삶에 대한 만족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어떤 식으로든 각자의 삶에 만족하는 두 사람이 만났을 때, 오랫동안 행복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이다. 어찌보면 당연한 말이다. 그러나 깊이 생각하면, 매우 중요한 말일 수 있다.
대개 우리는 상대가 내 삶의 결핍을 채워주기를 바란다. 누군가가 나를 구원해주기를 바라고, 그를 만나 불만족스러웠던 삶이 만족스러워기를 원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자기 삶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만나면, 서로의 결핍이 채워지기 보다는 서로를 더 불행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자기 삶의 불만족을 자기가 아닌 사람이 완전히 해결해준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오늘을 사랑하는 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에서 배울 수도 있겠지만, 스스로도 오늘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 삶의 비전을 심어주고 인생을 끌어줄 수도 있지만, 그때도 자기가 먼저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맺어짐으로써, 그가 가진 모든 것들이 곧 내 것이 될 거라는 환상에 잠시 빠질 수는 있다. 그러나 실제로 그와 나는 다른 사람이라는 걸 언젠가는 느끼게 된다. 대개 우리가 상대에게 행복을 주기 위하여는 스스로 행복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렇게 두 사람이 만나 서로에게 행복을 줄 때, 조사 결과에서 말한 것처럼 ‘장기적인 행복’이 이어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랑과 별개로, 자신이 자기 삶에 만족할 수 있는 길을 꾸준히 찾을 필요가 있다. 일상적으로는 명상이나 기도, 글쓰기나 운동이 필요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성장을 위한 목표나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들이 필요할 수도 있다. 혹은 종교 생활이나 직업 생활에서 나름의 자아 정체성을 찾고, 단단한 자존감을 얻어야 할 수도 있다.
사랑이란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것을 빼앗아 자기 것으로 삼으며 융합하는 일은 아닐 수 있다. 그보다는 자기 삶을 사랑하는 저마다의 방법을 아는 두 사람이 만나, 서로에게 그 비결을 내어주듯 함께 살아가는 일에 가까울지 모른다. 꼭 완벽한 상태에서 서로를 만날 필요까지는 없더라도, 자기 삶에 만족하기 위한 노력을 부지런히 해나갈 필요가 있다.
결국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서로에게 보탬이 되기 위해서이다. 서로를 위해서라도 자기 삶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나가야 한다. 어찌보면, 그것은 함께 살아감의 의무일 수도 있는 것이다.
원문: 정지우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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