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성과를 높여줄 수 있는 사람이나 기회가 제 발로 찾아왔으면 좋겠어.
세일즈 직군으로 이직을 하면서 가졌던 가장 큰 바람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평범한 직장인을 만나주지 않았다. 만나고 싶은 사람이 호기심을 갖고 다가오게 할 순 없을까? 그래서 SNS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마침 나는 『타이탄의 도구』라는 책을 읽고 있었다. 거기에는 ‘오롯이 콘텐츠만으로 1천 명의 팬을 만들라’는 조언이 있었다. 그래서 인스타, 블로그, 페이스북, 브런치에 광고나 협찬 없이 1천 명의 팬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나라는 콘텐츠를 가꿔, 사람이든 기회든 새로운 것이 제 발로 찾아오게 하겠다는 바람이었다.
그 목표는 1년 만에 이뤘다. sns로 기회나 사람이 무궁무진하게 찾아왔다. 이제는 알고 싶었던 스타트업 대표들이나 유명한 인플루언서들이 같이 운동하자고 DM을 보내거나 커뮤니티에서 먼저 인사한다.
평범한 직장인이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해 SNS를 활용하면서 터득한 현실적인 팁 5가지를 소개한다.
1. 콘텐츠의 주제는 내가 좋아하는 것
나를 가장 잘 소개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일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운동이라는 큰 주제를 정해서 블로그, 인스타그램, 브런치를 운영하기로 했다.
직장인이라면 SNS를 위해 따로 콘텐츠 기획할 시간이 없다. 나는 주말마다 산을 다녔고, 매일 새벽 운동을 했다. 특별한 기획 없이 매일 기록할 수 있는 주제였던 것이다. 퇴근길에 졸리고 지쳐도, 지난 주말에 즐겁게 다녀온 등산 사진을 포스팅할 때는 신이 났고 운동으로 알게 된 배움을 글로 쓰니 술술 써졌다.
처음에는 ‘건강’이라는 포괄적인 주제 아래 채식, 운동, 책 읽기에 대한 게시물을 올렸다. 그런데 반응이 더 좋은 게시물과 내가 꾸준히 쉽게 포스팅할 수 있는 소재의 교집합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등산을 구체적인 주제로 선정하기 시작했다.
SNS 운영이 일이 아닌 즐거운 기록이 되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것을 주제로 선정해야 꾸준히 글을 올릴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면서 반응이 좋은 것으로 소재를 구체적으로 좁혀가야 한다.
2. SNS 두 개 이상을 운영하며, 콘텐츠를 홍보·유통시키기
내 콘텐츠를 홍보하고 유통하는 유일한 담당자는 나다. 유통채널을 여러 개 만들어 직접 콘텐츠를 홍보했다. 또 나라는 브랜드를 입체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두 개 이상의 플랫폼을 운영하는 걸 추천한다.
나는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 브런치, 페이스북 등 네 개의 플랫폼을 운영했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 나머지 SNS에 브런치 주소를 공유하고 홍보했다. 여러 사람이 내 글을 볼 수 있게 노출량을 늘리기 위함이다.
다양한 SNS를 운영하면 다각도로 나를 브랜딩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등산’이라는 주제로 각 포스팅할 경우, 블로그는 검색·리뷰 위주이기 때문에 등산복과 장비의 특장점을 비교하며 소비 관련 정보를 게시했다. 인스타그램에는 등산을 가고 싶게 만드는 감성 사진을 올렸다. 브런치에는 등산모임을 운영하면서 느꼈던 등산 초보자나 여성 등산러들이 유의해야 하는 점, 등산하면서 익힌 배움과 앎을 올렸다.
이 방법의 장점은 다각적으로 나를 표현하는 만큼, 사람들도 나를 입체적으로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단순 정보를 얻기 위해서 글을 읽던 사람들도 ‘이 사람은 뭐 하는 사람이지?’라는 궁금증을 가지면 나를 팔로우하게 된다.
3. 나만의 알고리즘을 만들어야 한다.
인스타도 블로그도 주체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그래야 느리더라도 키워가고 운영하는 재미가 있다. 남이 알려준 규칙대로 하면 끌려간다는 생각도 들고, ‘하라는 대로 했는데 왜 안 되는 거야’라며 조급해하게 된다.
SNS 계정을 운영하면 흔한 팁이 있다. ‘매일 올려라’, ‘맞팔을 하고 소통을 해라’, ‘팔로워 쉽게 늘리기 위한 광고를 해라’, ‘자질구레한 협찬이라도 일단 받아라’ 따위다.
하지만 내가 SNS를 하는 이유는, 나만의 콘텐츠를 쌓아 셀프 브랜딩을 하기 위해서다. 콘텐츠가 경쟁력 있고 재미있다면, 더디더라도 팔로워는 결국 늘어나기 마련이다. 때문에 좋은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낼 수 있는 나만의 룰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나는 이런 룰을 만들었다.
- 인스타, 블로그는 출퇴근 시간에만 주 3일 확인하고, 일주일에 3번만 글을 올린다.
- 블로그 콘텐츠는 주말에 미리 써두고 콘텐츠 예약을 걸어서 발행한다.
- 내가 재밌고, 즐거웠던 것만 쓴다. 부정적인 내용이나 불만은 쓰지 않는다.
- 회사 생활만으로 벅차니, 협찬은 정말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가 아니고서야 받지 않는다.
- 만난 적도 없고, 정보나 재미가 없는 계정의 맞팔에 응하지 않는다.(불필요한 둘러보기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SNS는 쉽게 중독된다. 자칫하면 시간도 허비하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나만의 알고리즘을 만들어 두니, 즐겁게 활용할 수 있었다.
4. 글은 잘 써야 하고 사진은 잘 찍어야 한다
SNS는 사진이 중요하고, 글은 잘 안 읽는다는 통념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글고 다 읽는다. 대충 보는 것 같아도 다 안다. 그래서 글과 사진 모두 평균치 이상으로 잘 뽑아야 한다.
사진이 중요한 SNS인 인스타그램에서 운동 에세이, 등산 에세이로 손가락 길이만큼 긴 글을 쓴 게 가장 많은 댓글 수와 저장 수를 기록했다. 사진도 중요하다. 도달 수, 노출 수, 공유, 저장이 많은 콘텐츠는 DSLR 카메라로 작가분들이 찍어준 사진이었다. 대중은 역시 보는 눈이 있는 것이다.
콘텐츠는 한 번 올리면 누군가 계속 본다. 해시태그나 인기 게시물로 검색이 되고, 공유가 많은 글은 지속적으로 유입을 만든다. 그래서 정보만 얻고 이탈하기보다는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지?’라는 생각으로 나의 일상이나 생각의 회로에 관심을 갖게 만들기 위해서 글과 사진을 활용해야 한다.
5. 오프라인에서 SNS를 적극 알리고 공유한다.
SNS는 명함이다. SNS를 하는 목적은 콘텐츠들이 화면을 뚫고 나와서 사람들이 나를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회사 밖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를 알려주고 서로 팔로우하면서 지속적인 관계를 맺거나 대화의 소재로 활용했다.
소개를 받은 마케터, 알게 된 스타트업 CEO, 함께 러닝을 하는 크루, 등산 동호회에 참여한 단원을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면 말미에 인스타 아이디를 물어보고 서로 추가해 인연이 이어질 수 있게 했다.
명함을 주고받는 시대가 지났다. 사이드 프로젝트, 프리랜서, 콘텐츠 크리에이터 등 업의 정의가 달라지면서 SNS는 실시간 자기소개서이자 포트폴리오가 되었다.
마치며
SNS를 통한 가장 큰 이득은 무엇일까? 이제 사람들은 나를 ‘건강하다’ ‘운동을 좋아해서 활기차다’는 이미지로 인식한다. 실제로도 “같이 운동하고 싶다”거나 “식습관이나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해요?”라고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이제는 입사 초반 그토록 만나고 싶어했던 스타트업 대표들이나 작가들이 먼저 팔로우를 한다. DM으로 응원의 메시지를 받기도 하고, 실제로 같이 운동도 하게 되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나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는 것이다. 나보다 운동 잘하는 사람 많잖아, 나보다 예쁘고 건강한 사람 많잖아, 나대는 거 싫어, 라는 생각에 주저하면 안 된다. 지금 이 순간 최선의 나를 기록한다. 그 과정에서 얻은 배움과 의미를 기록하며 공유한다. 이 마음은 결국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나를 성장시킨다.
우리는 모두 독특하고 재미있는 사람들이다. 이 시대는 SNS를 활용해서 자신을 알리고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시대다. 나처럼 아주 평범한 직장인이 작은 기회를 만들어낸 것처럼.
원문: 배추도사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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