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서비스나 제품의 초기 단계, 콘텐츠를 활용해 잠재 고객을 고객으로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은?
- A) 고객사들의 제품 도입기를 쓰는 것
B2B SaaS 콘텐츠 담당자로서 지난 8개월간 총 14건의 인터뷰 콘텐츠를 제작했다. 서비스를 도입한 지 5개월 미만의 초기 고객사가 제품을 쓰기 전 1) 어떤 고민이 있었고, 2) 왜 우리 제품을 선택했으며 3) 몇 달 써보니 어떠하며 4) 앞으로 제품을 통해 어떤 성과를 이뤄내고 싶은지 인터뷰해 콘텐츠로 제작했다.
지난 8개월간 이 기획의 콘텐츠만으로도 세일즈 미팅이 10건 이상 성사됐고, 가입이 수백 건이 됐다. 영업단에서도 이 콘텐츠로 고객사를 설명하니 구매 전환율이 빨라졌다.
이 콘텐츠의 핵심은 인터뷰를 ‘잘’ 하는 것이다. 첫 콘텐츠를 쓸 때는 처음엔 누굴 인터뷰해야 할지 몰랐고, 인터뷰이 앞에서 말을 더듬고 인터뷰가 끝나도 막막했다. 지금은 뚝딱 인터뷰를 마친다.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터득한 인터뷰 팁 5가지를 소개한다.
1. ‘듣고 싶은 말’을 해줄 인터뷰이를 찾는다.
가장 중요한 일이다. 콘텐츠의 내용보다 중요한 게 누가 말하느냐이다. ‘유명한 그 회사가 쓴’다는 것만으로도 제품의 매력도는 높아진다. 근데 이 회사의 핵심 실무자가 제품의 강점을 말해줘야 팔리는 글을 쓸 수 있다. 그래서 ‘인지도가 좀 있는데’, ‘우리 제품의 핵심 기능을 잘 쓰고 있는’ 고객사를 찾는데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
우선 인지도가 있는 브랜드를 찾아내서 도입 초반이지만 제품(상품)의 기능을 하나라도 제대로 쓰는지 확인했다. 단 한 기능이라도 잘 쓰면 바로 인터뷰 제안을 했다. 콘텐츠엔 인지도 있는 브랜드/사람이 하나의 핵심만 말해주면 좋은 콘텐츠가 나온다.
- 예시) 스윗밸런스 인터뷰. 성과는 차치하고 브랜드 네임 듣고 바로 인터뷰 약속을 잡았다.
2. 사전조사가 인터뷰의 전부다
인터뷰는 사전 조사한 내용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듣는 시간이다. 사전 조사를 하면서 주제와 개요를 잡고, 인터뷰에서는 이를 완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사례와 가설을 확인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저희 제품을 쓰고 CS팀의 직접 상담 응대 비율이 줄어든 거 같은데 맞으신가요? (※가설 확인) → 상담 직접 비율이 어느 정도 줄어들었나요? (※구체적인 사례 묻기) → 상담이 줄어들어서 직원들이 어떤 후기를 말해줬는지, 여유가 생기면서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궁금해요 (※구체적인 사례 묻기)
사전조사를 위해서 주변 관계자에게 적극적으로 정보를 얻어야 한다. 우선 기사와 블로그, 인스타그램에 브랜드를 검색하는 것은 기본이고, 실무자가 어떻게 제품을 어떻게 쓰는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많은 인터뷰이가 짬을 내서 인터뷰를 하기 때문에 인터뷰에서 할 말을 정리 하지 않은 채로 들어온다. 그래서 ‘이미 내가 너의 모든 것을 파악했어, 맞지? 한번 자세히 이야기 좀 해줘’라는 식으로 인터뷰를 해야 된다. 또 좋은 성과를 미리 찾아서 화두를 던디면 인터뷰 내내 신이 나서 이야기한다.
- 예시) 부케가르니 세일즈 담당자에게 전환율 51%를 기록했다는 것을 파악하고, 이 내용을 주로 인터뷰에서 물었다.
3. 사람(인터뷰이)에 대한 호기심
아무리 제품 후기 인터뷰이지만, 결국 인터뷰는 사람이 하는 것이고 콘텐츠에도 사람의 이야기가 있어야 재밌다. 그래서 인터뷰이에 대한 호기심이 필수다.
인터뷰 콘텐츠 작성 초기에는 열심히 인터뷰를 했는데, 완성된 콘텐츠나 인터뷰는 생각보다 뭔가 알맹이가 빠져있는 거 같았다. 나중에 보니 ‘인터뷰이’에 대한 이야기가 빠져있었다.
생각보다 인터뷰를 하겠다고 들어온 사람들이 입을 잘 열지 않고, 형식적인 말을 할 때가 있다. 본인들도 회사 일이니깐 어쩔 수 없이, 홍보가 될 거니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들어온다. 그러나 상대가 관심을 가져주면 태도를 고치고, 좀 더 진지하게 대한다. 무엇보다 자신이 했던 일을 좀 더 진중하게 말해준다. 그러니 제품,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인터뷰를 하지만, 결국 사람이 성과를 만들어 냈음을 기억해야 한다.
- 예시) 테스트밸리 인터뷰는 ‘퍼포먼스 마케터’로서의 담당자의 철학이나 노하우를 물었다. 꿀팁이 가득했다!
4. 인터뷰이의 에너지 관리를 위해! 잘 듣고 잘 끊을 것
인터뷰어는 인터뷰이의 에너지를 관리해줘야 한다. 그래서 잘 듣고 잘 끊어야 한다. 인터뷰를 하다 보면 이 말을 내가 왜 듣고 있지 싶을 때도 있는데 막상 녹취록을 풀었을 때는 ‘아 여기서 이 질문을 해볼걸’, ‘앞에 이 말이 이거와 연결되는구나’라는 경우가 왕왕 있다. 집중해서 잘 듣고 그때그때 질문을 잘 던져야 한다.
한편 30~40분 정도 진행되는 인터뷰에서 인터뷰이가 말을 많이 하기 때문에 에너지가 확 떨어지기도 한다. 했던 말을 또 하고 길어지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불필요한 말을 계속하면 인터뷰이도 지친다. 그때는 적당한 추임새로 다음 질문을 빼, 새로운 질문을 던져 인터뷰의 속도감을 줘야 한다.
- 예시) 인터뷰 도중 팀의 사내 메신저 이야기가 나왔다. 사내 메신저 이야기를 더 들을 수 있을 듯하여 다시 인터뷰를 잡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다
5. 인터뷰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모르는 게 있으면 다시 연락해라
나도 기자를 했고, PR을 담당하면서 기자들을 상대하지만 인터뷰가 끝나고 나서도 다시 전화를 해서 되묻는 이들이 많다. 마찬가지다. 인터뷰를 한 번에 끝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 자리에서 모든 것을 끝내기 보다는, 궁금한 게 있으면 콘텐츠를 쓰면서 다시 물어보자. 모르는 것을 물어봤을 때 더 풍성한 주제의 내용이 나오기도 하고, 의심스러운 내용을 줄여 콘텐츠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 예시) 여성 쇼핑몰의 특정 용어들, 시스템이 잘 이해되지 않아서 인터뷰가 끝나고 세 번이나 연락드린 ‘라룸(la-room)의 도입기 콘텐츠
원문: 배추도사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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