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ip to content
  • Skip to secondary menu
  • Skip to primary sidebar
  • Skip to footer

ㅍㅍㅅㅅ

필자와 독자의 경계가 없는 이슈 큐레이팅 매거진

  • Home
  • 스타트업
    • 마케팅
    • 투자
  • 시사
    • 경제
    • 국제
    • 군사
    • 사회
    • 언론
    • 역사
    • 정치
    • 종교
  • 문화
    • 게임
    • 교육
    • 덕후
    • 만화
    • 스포츠
    • 애니
    • 연예
    • 영화
    • 인문
    • 음악
    • 책
    • 학문
  • 테크
    • IT
    • SNS
    • 개발
    • 공학
    • 과학
    • 디자인
    • 의학
    • 환경
  • 생활
    • 건강
    • 부모
    • 성인
    • 여행
    • 영어
    • 음식
    • 패션
  • 특집
    • 개드립
    • 인터뷰
  • 전체글

“결혼할 사람을 보면, 정말 느낌이 딱 오나요?”

2022년 10월 27일 by 정지우

결혼할 사람을 보면, 정말 딱 느낌이 오나요?

결혼을 하지 않은 청년들이 늘 묻는 질문이다. 나는 매번 조금씩 다르게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한데, 이번에는 이런 대답을 했다.

내가 만나볼 수 있는 사람이 우리나라에만 해도 수백만 명은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모든 사람들을 다 만나보고 그중 누가 제일 나랑 맞는지, 결혼할 만한지 고르는 건 불가능하다. 결혼은 오히려 그 모든 가능성들을 과감하게 버리는 일 같다.

상대방이 얼마나 특별한지도 중요하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나의 마음도 중요했던 것 같다. 이제 누군가와 만나고 헤어지는 일 같은 건 그만하고 싶다, 안착하고 싶다, 안정적인 관계를 아주 오랫동안 만들어가고 싶다 등등의 마음이 차올라 있을 때 아내를 만났다. 아내는 여러모로 매력적이었고, 우리는 유머 코드나 대화가 잘 맞았다. 하지만 못지않게 중요했던 건 이제 저 세상에 떠돌아다니는 가능성들을 그만 버리는 것이었다. 그만하자, 그리고 이제 머물자.

“이 사람과 결혼해도 될까?”라는 질문은 대부분 “이 사람보다 더 좋은 사람이 있으면 어떡하지?”와 이어진다. 그런데 모르면 몰라도, 이 사람보다 더 좋은 사람은 이 지구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에만 해도 만나볼 수 있는 나이대의 이성들만 수백만 명 있을 것이다. 그중에 이 사람보다 나랑 어울리는 사람이 있을지 어떻게 알겠는가?

그런데 그 가능성 때문에 그 사람들을 다 만나볼 것인가? 그럴 수는 없다. 세상의 그 무엇도 그런 식으로 선택할 수는 없다. 이번 주말 볼 영화를 고르기 위해 넷플릭스나 IPTV 전체를 다 뒤져볼 수는 없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나와 정말 어울리는 나의 꿈, 나의 직업, 나의 일을 알기 위해 모든 걸 다해볼 수는 없다. 피아노도 쳐보고, 수영도 해보고, 글도 써보고, 그림도 그려보는 것까지는 해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농구, 스케이트, 기타, 바이올린, 물리학 공부, 한문학 공부, 무엇이 되었든 세상의 그 모든 걸 다 해보고 선택할 수는 없다. 그저 어느 순간, 눈 딱 감고 선택하는 것이 삶이 된다.

결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는 이 세상 수백만 또는 수천만 선택지 중에 최고의 선택지를 고른다는 그런 발상으로 짝을 고르는 것이 아니다. 그건 불가능하다. 오히려 내 삶의 어느 길목에서 하필 만난 사람이 그 사람이고, 나도 그럴 마음이 되어 있고, 상대도 그럴 마음이 되어 있는 어느 순간에 결정된다. 다른 선택지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 그 어느 순간에 삶을 결정한다.

그리고 살아보는 것이다. 그 마음을 믿고 조율하며 나아가는 이 길을 최대한 사랑해보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서로가 서로에게 어울리는 삶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세상 모든 것들이 헤아릴 수 없이 늘어서 있는 가운데, 나에게 가장 알맞은 하나를 고르도록 끊임없이 요구하는 시대다. 사랑도, 인생도 모두 그런 선택의 법칙을 따르도록 점점 더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고유한 삶을 만들어가려면 선택지라는 환상과 싸워야 한다. 삶이란 선택한 뒤 펼쳐지는 것이다.최고의 선택을 하는 게 아니라, 선택 이후 최선의 삶을 살고자 애쓰는 것이다.

원문: 정지우의 페이스북


이 필자의 다른 글 읽기

  • 새로운 시대의 작가는 ‘자신의 지면’을 창조해 나간다
  • 삶의 순간마다 ‘진심’이 필요한 이유
  • 왜 누군가는 인간을 인간으로 대하지 않는 걸까?

Filed Under: 생활

필자 정지우 twitter facebook

문화평론가 겸 변호사. 『분노사회』,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이제는 알아야 할 저작권법』 등 여러 권의 책을 썼다. JTBC, MBC 등의 문화평론 프로그램에서 패널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고,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EBS 비지니스 리뷰〉에 출연하기도 했다. 뉴스레터 '세상의 모든 문화'를 운영하고 있으며, 저작권·개인정보·형사 사건 등의 분야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Primary Sidebar

SPONSORED

RECOMMENDED

Footer

ㅍㅍㅅㅅ

등록번호: 서울, 아03293
등록일자: 2014년 8월 18일
제호: ㅍㅍㅅㅅ
발행인: 이승환
편집인: 이승환
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강남대로 369 12층
발행일자: 2014년 8월 18일
전화번호: 010-2494-1884
청소년보호책임자: 이승환
Privacy Policy

Copyright © 2025 · Magazine Pro on Genesis Framework · WordPress · Log 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