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9일은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날이다. 5월 10일은 윤석열 정부의 첫날이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많은 감회를 담아 퇴임사를 발표했다. 퇴임사에는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가 생각하는, 문재인 정부 5년의 성과’가 집약적으로 담겨 있다. 이는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자료다. 문재인 대통령 퇴임사 전문을 통해 문재인 정부 5년의 성과를 정리해본다.
첫째, ‘국정농단 사건’ 이후 민주주의를 회복했다. 한국 국민들의 위대함이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얼마나 촛불 광장의 열망에 부응했는지에 대해서는 ‘숙연한 마음’이 든다고 자평했다.
둘째,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만들었다. 문재인 정부 초기, 한반도는 전쟁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그러나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대화와 외교 국면으로 전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렇게 자평했다.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것은 우리의 의지와 노력 부족 탓만은 아니고, 우리의 의지만으로 넘기 힘든 장벽이 있었다.
매우 타당한 말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남북 관계는 단지 남한과 북한 두 나라에 의해 결정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의 연장에서 접근해야 한다. 원래 남북 관계는 ‘민족주의적’ 접근이 아니라 ‘지정학적’ 접근이 중요하다.
셋째, 일본의 부당한 수출 규제로 인한 위기를 극복했다. 이를 소부장 자립의 기회를 삼아 소부장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측면으로 이어졌다.
일본이 부당한 수출 규제 의사를 밝힌 것은 명백하다. 그런데, 실제로 부당한 수출 규제를 얼마나 했는지는 불투명하다.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일정 비율을 담당하는 삼성전자에게 일본이 실제로 ‘수출 규제’를 한다는 것은 사실상 세계 경제를 마비시키는 것과 같다. 일본의 수출 규제는 부분적으로는 수출 규제였고, 부분적으로는 ‘엄포’에 그쳤다.
물론 한국 입장에서는 일본의 수출 규제와 엄포로 인해 소부장의 중요성을 환기하는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소부장의 경쟁력이 얼마나 더 강화됐는지는 ‘데이터’에 근거해서 보다 실증적으로 연구할 필요성이 느껴진다.
넷째, ‘코로나19 방역 모범국가’가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상징하는 지표로 코로나19 대처상황보고서 969보를 인용했다. 한국은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도 빠르게 경제를 회복했고, 1인당 GDP 3만 5천 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사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 제조업이 가진 세계적인 경쟁력 덕분”이기도 했다.
다섯째, 한류 문화의 세계적인 위상이 높아졌다. 한류 문화는 한국이 문화 선도 국가로 성장하고 있음을 상징한다. 한류 문화의 성장에 덧붙여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 그린뉴딜, 탄소 중립 선언 역시 한국을 ‘선도 국가’로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또한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한국이 민주주의, 경제, 수출, 디지털, 혁신, 방역, 보건의료, 문화, 군사력, 방산, 기후 위기 대응, 외교와 국제협력 등 많은 분야에서 선도 국가가 됐다고 말하고 있다.
여섯째, 총괄적으로 대한민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한 유일한 나라’가 되었다. 지난 70년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물론 지난 70년간 한국이 가장 성공한 나라가 된 것은 문재인 정부만의 업적은 아니다. 지난 70년간 집권했던 정부 모두의 합작품이다. 동시에 한국 대기업 기업가의 공 역시 매우 컸다. 국민들의 우수한 역량과 헌신 역시 크게 작용했다.
한국이 가난한 개발 도상국에서 선진국이 된 것은 미국의 지원을 포함한 지정학적 요인, 우수한 관료들의 존재, 역대 정부의 노력, 기업가들의 과감한 투자와 혁신적 도전, 국민들의 피와 땀이 어우러진 결과물이다.
마무리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사를 통해 보는 문재인 정부 5년의 성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 국정농단 사태 이후 민주주의 회복
- 평창 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만들면서, 한반도 전쟁 위기 국면을 대화와 외교의 국면으로 전환
-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에 맞서 소부장 경쟁력 강화
- 코로나 방역 모범 국가
- 한류 문화의 세계적 영향력 상승, 다양한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국가적 위상 제고
- 총괄적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나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한 유일한 나라.
원문: 최병천의 페이스북
이 필자의 다른 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