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행’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야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대행이라는 것은 결국 서비스업이며 남의 일을 대신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대신해주는 일이 거래로 이어지려면 고객이 가진 결핍이 명확히 해소가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고객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야 한다.
가령, 원가율이 50-60%에 육박하는 광고룸 자체가 희박한 이커머스몰에 ‘남들이 다 퍼포먼스 광고를 하니까 해야 된다’고 제안한다면 일을 대신하는 것은 충족하지만 고객의 결핍은 충족해내지 못한다. 결국 거래는 성사되지 않는다.
2. 대행이란 단어를 극복해야 살아남는다
예전 미팅한 대표님이 슬쩍 건네주신 문장 중 이런 게 있었다.
결국 대행이라는 단어가 붙는 사업은 케파 확장 자체에 한계가 있다.
참 많은 공감이 되는 문장이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맞는 말이기도 틀린 말이기도 하다. 대행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해석하고 구조를 설계하느냐에 따라 이는 달라질 수 있다. 에코마케팅의 지분수압구조와 실제로 대행의 역할을 하지만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곳들을 보면, 절대 루틴하고 경쟁력 없는 상품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대행이라는 단어를 극복할 수 있는 구조화된 설계가 필요하다.
3. 광고주와 대행사의 결이 맞아야 관계는 지속된다
브랜드사의 입장에서는 시장 매력도가 없는 제품이지만, 이미 생산해버렸다면 온갖 방법을 고안해서라도 팔아내야 한다. 하지만 대행사 시장은 이와는 다르게 형성되어 있다. 잠재 가능성이 큰 곳을 얼마나 많이 메이드시키냐에 따라 대행사 매출의 성장곡선이 달라진다. 야속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모든 업체를 다 성공시킬 수 있다고 계약을 따내는 곳들은, 반대로 생각해보면 경험치가 부족하여 핵심역량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거나 커머스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경우가 많다.
4. 잘해도 본전이다
대행사를 메이드시키는 이유는 결국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행사를 판단하는 기준 또한 ‘성과가 나느냐, 나지 않느냐’이다. 문제는 제품 자체에 매력도가 없거나 광고를 풀어낼 기초 환경이 구축되어 있지 않은 곳들도 이를 매우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광고 전의 기초 환경을 닦아주는 중요한 일들을 대행사가 수행하더라도 추후 성과가 없다면 계약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설사 성과가 잘 나오더라도 매우 당연한 일로 치부되기가 쉽다. 이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임을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생색이 되어버린다.
5. 책임 범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인사이트가 있어야 살아남는다
SNS 광고를 맡았다고 해서 SNS 광고라는 프레임 안에서만 일해버리면 성과 압박에서 헤어날 수 없다. 사실 SNS 광고만을 잘한다고 해서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가 난다는 것도 모순이고, 사실상 낮은 이해도를 가진 상태다. 결국 모객과 접객이 동시에 매력적으로 플레이되어야 충성도 있는 고객을 얻는다. 고객을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늘어나는 폭발적인 모객은 지속성이 없다.
책임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인식한 상태에서 그 책임 범위를 뛰어넘는 인사이트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현재 상황의 문제 진단을 올바르게 할 수 있다.
6. 일의 ‘가치’를 인지해야 대우받을 수 있다
주변에 뛰어난 대행사 대표님들이 많다. 그분들의 공통점은 ‘고객사의 내부 컨디션을 해결해주는 일에 집중한다’라는 사실이다. 통상적으로 정의 내려진 대행사의 영역을 넘어 재고, 인사까지 건드리는 곳들도 있다. 아마 내가 광고주였다면 이런 곳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감사하며 장기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 매력적인 선제안을 했을 것 같다.
그런데 이 가치에 대한 온도감을 느끼지 못하는 곳들이 사실 상당히 많다. 위에서 잠깐 다뤘듯 매우 당연한 일로 받아들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그 가치를 인지해야 하고 설득해야 ‘일’의 가치를 증명해낼 수 있다.
7. 오히려 성과의 한계를 인정해야 관계의 지속성이 생긴다
드라마틱한 성공을 보장해주는 곳이 있다면 그냥 그곳과 거래를 트자. 하지만 경험치가 높은 곳들은 알고 있다. 드라마틱한 성공을 하려면, 결국 내부에 핵심 역량과 차별점이 분명해야 한다. 만약 대행사에서 ‘우리는 이렇게 매출을 드라마틱하게 올립니다’라는 입장을 내비치기 시작하면 모든 문제의 원인이 대행사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성과 앞에서만큼은 솔직해야 한다. 솔직할 수 있으려면 이커머스 원리를 아는 대행사여야 한다. 솔직해지면 그때부터 그다음 변수들을 어떻게 개선해나갈지에 대해 토론하는 장이 열린다. 그리고 관계에도 지속성이 생긴다.
8. 인력 구조에 대한 고민이 곧 성공의 지름길이다
브랜드사에서 가장 큰 지출이 제품 생산 비용이라면, 대행사에서는 인건비가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빠르게 성공하고 싶다면 2가지 고민을 해야 한다.
첫 번째는 인력 구조 및 프로세스라는 말 자체가 성립될 수 있는 메인 상품이다. 보통 고객사가 가지고 있는 결핍이 다르기 때문에 여기에 끌려가게 된다면 인력 구조를 잡기 어렵다. 구조가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쏟아지는 업무는 결국 악순환으로 빠져버린다.
두 번째는 인력들이 구조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자동화’ 환경 구축이다. 심플하게 생각하면 대행사는 인력을 줄이면 줄일수록 많이 남는다. 그런데 인력을 줄일 수 없는 이유는 100% 사람에 기대어 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무를 뜯어보면 굳이 인간이 하지 않아도 될 일들이 무수히도 많다. 그런 영역들을 발라내어 효율적으로 리소스를 분배시킨다면 좀 더 인건비를 확실하게 장악할 수 있다.
9.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업무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조금 과장된 퍼센트이지만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정말 매우 중요하다. 10개의 업체를 맡아서 10개 업체를 모두 성공시키는 곳이 있을까? 이 시장에서 3~4할 타자가 실력 있는 곳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그만큼 어려운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과가 나지 않는 곳들도 분명히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대목에서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깨어있는 광고주분들도 성과 여부만 보지는 않는다. 과정을 본다. 성과가 아예 안 나오는 상황에서 개선하기 위한 선 커뮤니케이션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신뢰도가 결정되는 경우가 꽤나 많다.
10. 대행사만 믿으면 결국 관계는 종료된다.
미팅할 때 ‘알아서 다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곳들이 있다. 이런 곳은 관계를 맺는 것이 조심스러워진다. 이 말뜻이 “그쪽 영역만큼은 믿고 맡기겠습니다”라면 다행인데, “(매출을) 알아서 다 해주세요”인 곳들이 많기 때문이다.
‘마케팅은 상품부터’라는 말이 있는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광고를 맡겼는데 광고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것이 말이 될까? 일을 받는 대행사 입장에서도 이는 장기적인 관계로 발전할 수가 없다. 직원을 뽑는데 직원이 하는 일을 잘 모르고 뽑는 것과 다를 게 없다. 그렇다면 무슨 일이 생길까? 대부분 서로를 탓하며 일이 마무리된다.
현명한 의사 결정자라면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모르는데 전적으로 믿는다는 건 가족 간에도 문제가 되는 일이다.
원문: 진민우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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