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종목들이 4년 전 가격까지 떨어지고 있군요. 저는 40년간 투자할 참이므로 쇼핑 철이 한 번씩 오는 것은 각오하고 있을 뿐 아니라 어느 정도 반기고 있습니다.
장기 투자에서 가장 간단하고 편리한 잣대가 이렇게 몇 년의 세월이 앞뒤로 움직였는가를 바라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시장이 10년 앞을 반영하고 있다면 10년간 먹거리가 적을 수도 있고, 반대로 시장이 지난 10년을 부정한다면 그것이 옳은가 하고 고민해볼 수도 있습니다.
대체로 시장이 너무 앞서가다가 현실로 돌아오거나 혹은 과거로까지 회귀하는 경우들이 있어 측정이 정확한 잣대는 아닐 겁니다. 하지만 지금 가격이 4년 전 2018년 중순으로 돌아갔다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운 좋게 주어진 건가 하는 문제로 생각해볼 수도 있어요. 4년 전에 투자를 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인가, 아니면 여전히 그때 투자를 했어야 했어야 하는 것인가 하고요.
4년의 가격이 삭제 되었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죠. 투자를 하고 있던 사람에겐 지난 4년이 부질 없이 느껴질 수도 있고 또 해당 기업들의 임직원들은 그 허무함이 더 클 수도 있습니다. 사업의 외형 내형의 성장과 진보를 가격이 반영하고 있지 않은 것이니까요.
실제로 어떤 회사들은 4년간 경쟁에 치여서 모든 전략이 무너지고 매출이 급감하고 조직은 붕괴되었을 것입니다. 4년 전에 바라봤던 핑크빛 미래가 현실화되지 않은 것이죠. 최악의 성적표가 나와버린 것입니다.
허나 어떤 기업들은 그간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4년 전에 바라왔던 많은 것들이 현실화 되었고, 오히려 더 좋은 포지션을 잡은 경우들이 있습니다. 조직은 탄탄해졌고, 엄청난 인력들이 모였으며 고객의 충성도는 높아졌고, 데이터는 쌓였으며 특허들은 더 강한 해자를 약속하고 있겠죠.
그러나 일시적인 거시경제 지표 등으로 인해 시장 전체의 수급에 의한 특가 할인의 기회를 제공하는 경우겠죠. 사실 특가 할인은 거시적인 이슈에 의한 수급 악재 외에는 없습니다.
그리고 거시적인 이슈들은 모든 기업을 동일하게 괴롭히지 않습니다. 약한 기업, 전략이 잘못되었거나 과도하게 공격적이거나 방어력을 갖추지 못했던 기업에겐 대체로 최악이고, 우수한 기업들에겐 경쟁적 우위를 확보할 달가운 역풍이 되기도 합니다.
과거 4년의 세월, 누가 승자였고 누가 패자였는지를 생각해보고, 그 기세가 앞으로 4년간 이어질 기업들은 누구인지를 생각해보면 이번 시장에서 좋은 포지션을 많이 구축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장이 빠지면, 주식을 팔아서 생활비를 써야 하는 사람들이 가장 손해입니다. 이런 분들은 장이 폭등할 때 가진 주식을 마지막으로 다 팔고 영원히 손 떼실 분들입니다. 마지막 찬스가 하락장 때문에 훼손되면 큰 문제가 있죠.
반대로 소득을 쪼개거나 기타 현금을 마련해서 주식을 사야하는 사람들은 하락장에서도 하기에 따라 이익이 있습니다. 항상 그렇진 않지만 젊을 수록 후자에 가까울 수 있겠죠.
앞으로도 인생에서 수십번의 할인철을 맞이할 젊은 분들은 시장 사이클의 밝은 면을 보고 침착하게 적극적 행동을 해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원문: 천영록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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