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앞다투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통해 본업이 커머스도 흥하게 만드는 좋은 사례가 늘어났습니다. 이른바 콘텐츠를 품은 커머스, 대표적인 사례 5가지를 뽑아 봤는데요. 단순히 재미있고 흥미로운 내용을 넘어 간접적으로라도 구매전환에 확실히 기여한 부분이 있는 경우만 따로 추려 보았습니다.
1. 선데이 집밥일기 by 29CM
첫 번째로 소개해 드릴 콘텐츠는 29CM의 집밥일기입니다. 29CM는 정말 다양한 콘텐츠를 테스트하고 활용하는데요. 내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위클리 이너 피스(WEEKLY INNER PEACE)처럼 정말 신박한 콘텐츠도 참 많습니다. 그중 콘텐츠의 퀄리티도 훌륭하면서 커머스 본연의 역할을 잘하는 사례는 역시 선데이 집밥일기가 아닐까 합니다.
레시피 콘텐츠야말로 정말 전통적으로 많이 커머스에서 활용해온 것인데요. 선데이 집밥일기 또한 이 연장 선상에 있습니다. 특히 29CM 답게, 감각적인 이미지와 카피로 풀어냈다는 게 매력적입니다. 그리고 보통 레시피 콘텐츠가 식품이랑 연결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선데이 집밥일기는 키친웨어 상품을 엮어서 판매한다는 게 재미있습니다.
물론 29CM가 신선식품에 약하다는 측면이 반영된 것일 테지만요. 우리가 안 하던 요리를 할 땐 역시 사진이나 영상으로 찍어 꼭 남기고 자랑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늘 새로운 접시 구매에 대한 충동이 들기 마련인데요. 29CM는 이러한 포인트를 잘 공략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2. 위클리 뉴스레터 주간 배짱이 by 배달의민족
레시피 콘텐츠를 만든 29CM 이야기를 해드리다 보니 배가 점차 고파지는데요. 이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플랫폼, 역시 배달의민족 아니겠습니까? 배민도 이미 익히 알려진 콘텐츠 맛집이죠. 온라인 만화책방 만화경을 론칭하거나 배민 라이브 채널을 만들어 공연을 주최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는 걸로 유명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오늘은 주간 베짱이를 소개해드리고 싶은데요. 콘텐츠이면서도 커머스를 촉진하는 성격을 모두 지닌 아주 훌륭한 사례입니다.
주간 베짱이는 이름 그대로 1주에 1번씩 보내주는 배달의민족의 뉴스레터입니다. 뉴스레터는 그야말로 요즘 대세 아닙니까? 이에 발맞춰 배민도 일찌감치 뉴스레터를 도입했고요. 일반적인 광고 메일이 아니라, 그 하나만 떼어놓고 봐도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를 지닌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특히 시선을 끄는 것은 역시나 매월 다른 작가들이 전해주는 음식 이야기를 담은 ‘요즘 사는 맛’ 코너입니다. 맛깔나게 쓴 글 자체를 읽는 재미가 있는 것은 물론이고, 집중해서 읽다 보면 어느새 배가 고파지면서 해당 메뉴를 찾게 되는 마성의 매력을 지녔습니다. 이외에도 배민이 진행하는 여러 프로모션을 자연스레 소개하며 훌륭한 광고판 역할도 하고요. 확실히 잘 만든 뉴스레터는 열 광고 부럽지 않은 것 같습니다.
3. 손흥민이 뛰는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경기 생중계 by 쿠팡 플레이
앞서 소개해드린 콘텐츠가 간접적인 방식으로 커머스를 지원한다면, 이번 것은 아예 이 자체로 상품 가치가 있는 콘텐츠입니다. 그것은 바로 쿠팡 플레이의 토트넘 경기 생중계 콘텐츠입니다. OTT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시작이 미약했던 쿠팡 플레이. 하지만 이들이 준비했던 회심의 한 수가 바로 손흥민 선수가 뛰는 토트넘 경기 생중계였는데요. 이거 한 방으로 수많은 축구 팬들에게 OTT 쿠팡 플레이를 각인시킬 수 있었습니다.
특히 워낙 이전에 토트넘 경기를 중계하던 SPOTV의 이미지가 좋지 않았던 터라, 쿠팡 플레이를 향한 찬사의 목소리는 오히려 더 커져 갔고요. 로켓와우 혜택에 경기까지 볼 수 있냐며, 신규 가입하거나 휴면 전환하겠다고 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이는 곧 쿠팡이 원하던 신규 가입자 유도와 기존 가입자 강화를, 프리미어리그 생중계 콘텐츠 하나로 해결한 셈인데요. 향후 오리지널 시리즈도 순차적으로 확보하며, 쿠팡 플레이 투자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4. ‘근본’ 있는 덩크 OG 컬러, 미디엄 그레이! by 무신사
다음 타자는 무신사 매거진입니다. 아니 무신사 매거진은 너무 유명한 거 아니냐고요.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굳이 이 콘텐츠를 뽑은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제가 이 글을 접하게 된 건 무신사가 아닙니다. 무신사가 만든 솔드아웃이라는 플랫폼에서 접했던 거고요. 심지어 앱 푸시 메시지로 콘텐츠가 왔습니다. 판매 행사나 이벤트도 아니고 콘텐츠를 커머스 앱에서 푸시 메시지로 보내다니 신기하지 않으신가요?
푸시를 보낸 쇼핑 앱 솔드아웃은 무신사가 만든 한정판 마켓입니다. 한정판이니 당연히 비싸지 않겠습니까? 그러다 보니 판매 상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이해 없이는 구매 전환이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이키 덩크처럼 평소에 잘 알지 못했던 내용을 알게 되니까 자연스레 구매 욕구로 연결되더라고요. 정말 필요한 형태의 콘텐츠를 적절하게 만들고, 이를 알리는 방식까지 무신사는 역시 커뮤니티 기반 커머스답게 콘텐츠도 잘 만들고 잘 활용하는 것 같습니다.
5. 5분 클래스 by SSG
마지막으로 선택한 콘텐츠는 SSG가 리뉴얼한 유튜브의 대표 시리즈, 5분 클래스입니다. 사실 아직 선공개된 영상이 전부인 상황이긴 하지만, SSG가 추구하는 방향 자체가 기대되는 부분이 많아 이렇게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SSG 유튜브 채널은 TV 광고 영상을 한 번 더 올리거나, 레시피 영상이 올라오던 게 다였는데요. 아예 이번에 콘셉트나 스토리를 가진 시리즈들을 다수 론칭하면서 아예 콘텐츠화한 겁니다.
특히 가장 먼저 등장할 것으로 예고된 5분 클래스의 경우, 조향사가 나와서 향수 만들기에 대해 알려주는 내용이고요. 필요한 재료들은 SSG에서 전부 다 구매할 수 있도록 해,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도록 설계한 점도 치밀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아무래도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오프라인 기반 이커머스 플랫폼인 SSG가 빠르게 흐름에 대처해간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콘텐츠를 품은 커머스 대표 사례 5가지를 소개해드려 봤는데 어떠셨나요? 쇼핑 플랫폼의 경쟁자는 동종 업계 내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시간을 뺏는다는 측면에서는 넷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도 충분히 이커머스 플랫폼의 경쟁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제 경쟁의 핵심은 누가 더 고객의 시간을 많이 확보하느냐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누가 더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는 콘텐츠, 단순히 고객을 붙잡는 걸 넘어서 구매 전환까지 유도할 수 있는 콘텐츠. 이러한 것들을 누가 더 잘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요? 앞으로 더 재미있는 콘텐츠 사례가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원문: 기묘한의 브런치
커머스와 IT에 관한 트렌드를 기록하고 나눕니다.
- 가볍게 트렌드를 나누는 뉴스레터 → 매주 트렌드 받아보기
함께 보면 좋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