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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이익을 챙기는 데에만 똑똑한 사람들

2021년 4월 29일 by 정지우

세상에는 참 똑똑하고 머리 좋은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들 중 많은 이들이 그 좋은 머리를 최대한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데에만 쓴다고 느낄 때가 많다. 겉으로는 좋은 말을 나누고 배려하며 마음을 쓰지만, 결국 자신의 이익 앞에서는 한없이 차가워지며, 극도로 계산적이 되고, 치밀할 정도로 철저하게 자신의 이익을 수호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사실 이익을 추구하고, 자신의 삶을 한껏 누리기 위하여 두뇌를 풀가동하며 살아가는 방식이 도덕적으로 나쁘다거나 꼭 잘못된 삶의 방식이라 단정지을 수는 없을 것이다. 사람이란 누구나 지금보다 잘 살고 싶어 하기 마련이고, 남들보다는 내가 더 행복하길 원한다. 그래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눈치 싸움하고 중상모략을 통해 더 나은 삶으로 진입하길 원한다. 실제로 이루어지면 더 행복해졌다고 느끼고, 성취감을 느끼기도 한다. 사람이란 분명 어느 정도 그렇게 만들어져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오로지 자기 이익의 극대화에만 마음과 머리를 쓰는 세계의 삶이 과연 그렇게 행복하기만 할까, 궁금하기도 하다. 인간에게 주어진 행복의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행복에도 여러 층위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오직 나의 모든 마음과 머리를 ‘나의 이익’을 위해 쓰면서 사는 삶의 행복은 어떤 층위에 있는지 궁금하다. 그런 삶이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선의 행복으로 가는 길일까? 혹은 중간 정도의 행복에 불과할까? 아니면, 스스로는 행복하다고 착각하지만 결국에는 불행 쪽으로 더 기우는 삶에 해당할까?

나 또한 삶에서 나의 이익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행복이나 나의 성공의 중요성이 결코 덜하다고 믿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그렇게 나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일에는 도덕적인 불편함을 갖고 있다. 그래서 때로는 나의 이익보다 더 공정한 룰이나, 더 평등한 방식, 더 공평한 관계 쪽으로 기울 때도 있다. 나아가 나의 이익만 추구하는 것은 어딘지 불경스럽거나 죄스럽게 느껴져서, 내 삶에 나의 이익 이상의 무엇이 있어야 한다고 믿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내가 하는 어떤 일들이 타인의 삶이나 행복, 이익에 어떤 기여를 한다고 느끼면,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밝아질 때가 있다.

결국 삶을 어디에 두면 좋을지 인생 내내 고민한다는 생각이 든다. 살고 싶지 않은 삶은 오로지 나의 이익에만 고도로 몰두하여, 공평함 따위는 짓밟아버리고 타인을 지워버린 채 끝없는 자기만족 속에만 매몰되는 삶이다. 실제로 그런 삶 속에 있으면 행복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행복감’과는 별개로 그런 삶 자체, 그런 삶의 형식을 택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꾸준히 존재한다.

그 삶이 남의 삶이라면 그런대로 인정하고 놓아두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어쩐지 내 삶은 아니었으면 한다. 뭐랄까, 나의 미의식에 반한달까. 선악의 문제라기보다는 미추의 문제로 느껴지는 데가 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살아갈수록 너무 똑똑한 사람보다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에게 꾸준히 마음이 기울어가는 걸 느낀다. 나 자신도 너무 똑똑하게 살기 보다는, 약간 바보 같더라도, 내 마음이 오직 나만을 위해 수렴되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가장 어려운 삶이란 그런 방향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말이다.

원문: 정지우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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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평론가 겸 변호사. 『분노사회』,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이제는 알아야 할 저작권법』 등 여러 권의 책을 썼다. JTBC, MBC 등의 문화평론 프로그램에서 패널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고,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EBS 비지니스 리뷰〉에 출연하기도 했다. 뉴스레터 '세상의 모든 문화'를 운영하고 있으며, 저작권·개인정보·형사 사건 등의 분야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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