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여성들로 구성된 예비 사회적기업
고등어.·임연수 등 손질해 간편 가정식으로 제조
주4일, 유연근무제 등 직원 사정에 맞춰 기업 운영
맞벌이 부부, 1인 가구가 늘면서 빠르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가정 간편식의 인기가 높아졌다. 새롭게 열리는 간편식 시장에서 사회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적기업이 인천에 있다.
인천시사회적경제 청년공감기획단 1기 기자들이 영양 많고 위생적인 간편식을 제조하는 매일생선(대표 이완순)을 방문했다. 매일생선은 갈치, 고등어, 임연수와 같은 생선을 손질해 간단한 조리로 바로 먹을 수 있는 가정식을 판매한다. 경력단절 여성들로 구성된 매일생선은 지난 2019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나이 들어서 일을 다시 하려고 하니, 일자리를 찾기 힘들었어요”
임신, 출산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은 다시 일자리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완순 대표도 경력 단절여성이었다. 이 대표 역시 다시 일자리를 찾을 때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여성창업육성센터를 찾았다.
이 대표는 교육을 받으며 사회적기업에 대해 처음으로 자세히 알게 됐고, 자신과 같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사회적기업을 만들어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었다면 사회적기업을 하지 않았을 거에요. 하지만 저희는 사회적기업을 목표로 시작했고, 그 속에서 삶의 질 또한 상승한 것 같아요.
매일생선 직원들은 경력단절 여성이거나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아이를 돌봐야 하는 직원들을 위해 유연근무제와 주 4일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직원들이 자신의 사정에 맞춰 근무 환경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대표는 “무리해서 일을 하기 보다는 시간을 적절하게 조절해서 꾸준히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간편식 소비자도 건강한 음식 먹을 권리 있어
매일생선은 생선을 완제품 형태로 판매한다. 전자레인지에 2분 정도 데우면 맛있게 조리된 생선을 바로 먹을 수 있다. 이 대표는 “처음에는 자취하는 분들이 간편식을 먹더라도 건강하고 다양한 음식을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생선구이는 냄새도 많이 나고, 손질하기도 나빠서 1인 가구가 쉽게 해 먹기 힘든 반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부터 생선 간편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화학약품과 인공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구이에 들어가는 재료 하나하나를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특히 오래된 기름이 산화돼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에 기름에 튀겨진 제품은 숯불에 한 번 더 굽는 과정을 꼭 거친다.
건강한 먹거리를 준다는 생각으로 일을 진행하다 보니, 사건사고 없이 지금까지 운영을 잘해올 수 있었어요. 30~40대 워킹맘과 혼자 살아서 다양한 먹거리를 접하기 힘든 1인 가구에게 특히 도움이 되고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회적기업으로 지역 사회에도 적극적 기여
매일생선이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에 공헌을 하는 기업으로 발전했으면 좋겠어요.
시대 흐름에 맞추어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해 인스턴트 음식으로 인한 비만, 고혈증 같은 성인병을 예방하고, 건강하고 올바른 식문화를 만드는 것이 매일생선의 목표다.
이 대표는 또 생선에 조금 탄 부분이 있는 등 먹을 수 있으나, 판매가 어려운 제품은 인천 남동구청 푸드뱅크에 제공한다.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 대표 역시 처음부터 일이 쉽게 진행됐던 것은 아니다. 지난 3년 동안 늘 공부를 했고, 창업을 같이한 경력단절 여성들과 하루에 4시간씩, 6개월 간 논의를 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매일생선은 지난 2018년 인천광역시가 주최하는 사업가 육성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사업계획서 작성법 등 많은 도움을 받았고, 현재도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관공서는 단순히 일반인들이 들어가기 힘든 곳이라 생각했는데, 일을 하면서 그런 편견을 깰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냥 쉬운 것은 아니었다. 처음 도전한 사업이었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첫 수익을 창출해내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이 대표는 수십 년간 여러 노점을 돌아다니면서 생선 장사를 한 경력이 있다. 그 당시에는 고객들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먹거리를 팔 수 있어 자신이 있었지만, 온라인 비대면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온라인상으로 판매가 진행되다 보니 고객들에게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주는 것이 가장 어려웠어요. 그렇지만 확고한 신념을 갖고 저희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노출시키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매출이 증가하기 시작했어요.
이 대표는 “지금도 인터넷에 가끔 올라오는 저희 제품에 관한 글들을 보면 뿌듯하고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사회적기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왜 이 일이하고 싶은지 자신에게 되물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많은 어려움이 닥치더라고 진정으로 참고 도전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라는 조언이다.
원문: 이로운넷 / 작성: 지현주·이승열·김주연·김선용(인천시사회적경제청년공감기획단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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