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음식을 배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음식 배달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75% 상승했다. 문제는 배달음식 용기가 대부분 일회용이다 보니, 폐플라스틱 증가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지난해 폐플라스틱 사용은 14.6% 증가했다.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생태계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27일 열린 SOVAC 새해 첫 주제는 ‘유퀴즈 온 더 플라스틱,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생태계를 위하여‘다. 자원순환 전문가, 플라스틱 줄이기를 실천하는 일반인, 플라스틱 재활용 기업 관계자 등 다양한 시민이 출연해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각자의 생각과 실천 방법을 소개했다.
이번 행사는 인기 예능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 형식을 빌렸다. 신아영 아나운서와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이 사회를 맡았고, 출연자들에게 환경과 관련된 퀴즈를 던지며 환경에 대한 관심을 유도했다.
돌고 돌아 나에게 오는 플라스틱 “실생활에서 덜 쓰자”
첫 번째로 환경교육단체 에코맘코리아의 하지원 대표가 출연해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얘기했다. 하 대표는 “14년 전 UN 기후변화회의 참석을 계기로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환경 교육의 필요성을 느껴 에코맘코리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미세플라스틱은 5mm 이하, 머리카락 굵기의 1/100 크기로 우리가 사용하는 플라스틱이 잘게 부서지면서 만들어진다. 하 대표는 “합성섬유로 만든 옷을 세탁할 때도 약 1,900개의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 나온다”며 “우리가 사용한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에서 나온 미세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 생물이 먹고,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이 작은 실천을 통해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플라스틱 안 쓰기는 ‘거절’부터 시작한다. ‘일회용품 주지 마세요’라는 요청을 꾸준히 지키는 등의 작은 실천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고 행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에코맘코리아의 환경 교육을 받고 플라스틱 최소화를 위해 활동 중인 ‘에코 패밀리’가 소개됐다. 에코 패밀리는 비닐랩 대신 종이 포일과 밀랍을 이용해 음식을 보관한다. 랩을 반영구적으로 재사용 할 수 있어 환경을 해치지 않고, 항균작용으로 음식을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에코 패밀리는 이외에도 실제 식물을 말려서 만든 천연 수세미를 이용하는 등 실생활에서 플라스틱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공유했다.
친환경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등 기업의 역할 중요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스타트업 테코플러스는 돌, 코코넛 껍질 등 식물의 부산물로 친환경 플라스틱을 만든다. 우리가 사용하는 플라스틱은 대부분 석유로 만들기 때문에 소각될 때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 위기를 앞당기지만, 테코플러스는 식물성 소재를 사용해 ‘식물 플라스틱’이라고 불리는 신소재 플라스틱으로 플라스틱 소각과 이로 인한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플리츠마마는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가방과 의류를 만들어 판매한다. 작은 생수 페트병 16개가 버려지지 않고 니트 가방으로 재탄생한다. 서강희 플리츠마마 이사는 “근본적으로 페트병을 안 쓰는 게 가장 좋겠지만, 사용했다면 가능한 오랫동안 사용해 버려지는 걸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플리츠마마는 소비자가 한번 구매한 가방을 최대한 오래 쓸 수 있도록 무상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화학기업 역시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SK종합화학은 폐플라스틱에서 원료를 추출해 열화학 공정을 통해 다른 화학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자원순환 사업을 준비 중이다. 폐플라스틱에 열을 가해 쪄내서 나온 열분해유를 이용해 새로운 플라스틱을 만드는 방법이다. 밀폐된 공정으로 미세 플라스틱이 배출되지 않고, 폐플라스틱을 소각하지 않고 재활용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SK종합화학은 지난해 말 그린비즈(Green Biz) 추진그룹을 만들고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기술개발에도 집중한다. 이종혁 그린비즈 추진그룹 담당자는 “화학기업으로서 플라스틱 문제에 책임감을 느끼고 우리가 생산하는 만큼 책임지고 재활용하겠다는 마음으로 작년 말 그린비즈 추진그룹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행사는 방송인 황광희 씨가 올바른 플라스틱 분리배출 방법을 시연하며 마무리됐다. ‘비헹분섞(비우고 헹구고 분리하고 섞지 말자)’ 원칙으로 쉽고 정확하게 분리수거 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한편 2021년 SOVAC 테마는 ‘넥스트노멀 시대 위기 극복을 위한 도전: 연결에서 임팩트로’다. 27일 진행된 플라스틱 편을 시작으로 등 ESG 영역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동참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로운넷=서은수 인턴 기자
원문: 이로운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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