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버리는 수많은 플라스틱 쓰레기 중 상당수는 바다로 흘러 들어가 작게 분해된 후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미세 플라스틱이 되어 해양 생태계로 들어갑니다. 미세 플라스틱은 크기나 형태가 해양 먹이 사슬의 기초를 담당하는 플랑크톤과 비슷해 많은 해양 생물이 이를 섭취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먹는 해산물에 얼마나 많은 미세 플라스틱이 있는지는 우리도 잘 모르는 부분이 많습니다. 영국 엑서터대학(University of Exeter)과 호주 퀸즐랜드대학(University of Queensland)의 연구팀은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굴(oyster), 새우(prawn), 오징어(squid), 게(crab), 정어리(sardine)를 수거해 이를 확인했습니다.
정확한 미세 플라스틱의 양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식용으로 먹는 조직을 화학물질로 녹인 후 미세 플라스틱 조각을 회수하고, 남은 용액을 다시 열분해-가스 크로마토그래피-질량 분석법(pyrolysis-gas chromatography-mass spectrometry)을 통해 앞서 확인하지 못한 미세 플라스틱의 양을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오징어 조직 1g에서 0.04mg의 미세 플라스틱이 나온 반면 새우에서는 0.07mg, 굴에서는 0.1mg, 게에서는 0.3mg, 정어리에서는 2.9mg이 나왔습니다. 일반적인 섭취량을 감안하면 오징어는 한 번 섭취 시 0.7mg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게 되지만, 정어리는 30mg을 섭취하는 셈인데, 30mg이면 쌀알 하나만큼의 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생각보다 많은 섭취량에 놀랐지만, 이것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습니다. 우리가 섭취한 미세 플라스틱은 다행히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것 같지만, 이 작은 플라스틱 조각은 여러 가지 물질을 끌고 들어오기 때문에 유독물질에 노출될 기회가 더 많아질 수도 있습니다.
현재까지 미세 플라스틱의 섭취량 제한 기준은 없습니다. 수은처럼 위험 섭취량 기준을 만들기 위해서는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합니다. 당장에 해산물을 기피해야 할 근거는 없지만,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연구하고 실제로 얼마나 섭취하는지 파악해 안전하게 해산물을 먹을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원문: 고든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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