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지만 여전히 코로나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의료계 종사자, 중소기업, 소상공인, 취업을 앞둔 청년, 수험생, 직장인 등 모두에게 힘겨운 2021년이다.
차갑게 굳은 마음을 따뜻한 국밥 한 그릇으로 녹여내며 새해의 새 희망을 힘차게 그려보자. 뜨끈한 국물 속 건더기가 푸짐하게 들어간 국밥 한 그릇은 공허한 마음을 채워 줄 식사는 물론 술 한잔과 함께 근심을 훌훌 털어버릴 안주로도 제격이다. 올 한 해 서로 수고했다는 의미를 담아, 꽁꽁 얼어붙은 우리의 마음을 위로해 줄 국밥 신흥 강자 맛집 BEST 5를 소개한다.
1. 소고기 육수에 된장으로 더한 깊은 맛, 동대문 ‘대화정’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인근에서 40년의 역사를 써 내려 가고 있는 ‘대화정’. 인공적인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약 13가지 천연 재료로 만든 양념장으로 깔끔한 음식 맛을 낸다.
대표 메뉴 ‘진짜 해장국’은 한우 사골에 영동 산간지역에서 말린 우거지를 넣고 푹 고아 만든 육수에 된장을 풀어 깊은 맛을 더했다. 해장국은 부드럽게 잘 삶아진 우거지와 탱글한 선지가 들어있는 ‘보통’과 토실토실한 살점이 붙어있는 뼈가 추가된 ‘특’ 두 개의 사이즈로 준비되어 있다. 구수한 국물을 충분히 음미한 뒤 파, 청양고추, 양념장, 후추 등을 넣어 다양한 변주를 즐겨도 좋다.
식신TIP
- 위치: 서울 종로구 종로 191
- 영업시간: 매일 11:00 – 22:00, 일요일 휴무
- 가격: 진짜 해장국 8,000원, 삼겹살 14,000원
- 후기(식신 BooBooBoo): 해장국 이름처럼 진짜 맛있어요. 처음에 간 날은 보통으로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두 번째 방문에 특 사이즈로 먹었어요. 뼈다귀에 살도 엄청 많이 붙어 있고 우거지에 말아서 먹다 보면 어느새 완뚝! 양념장은 마지막에 풀었는데 국물 맛을 크게 헤치지 않고 잘 어울려 좋았어요.
2. 서울에서 즐기는 나주 곰탕의 정석, 영등포 ‘남평식당’
‘남평식당’은 나주에서 약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곰탕 전문점의 셋째 딸이 운영하는 곳이다. 어머니의 손맛을 물려받은 사장님이 서울에서 정통 나주 스타일 곰탕을 고스란히 재현한다.
대표 메뉴는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간이 되어 있는 국물에 뽈살, 우설, 아롱사태, 머리 고기 등 다양한 부위가 어우러진 ‘수육 곰탕’. 국물에 촉촉하게 적셔진 고기와 토렴 과정을 거쳐 밥알 사이사이 감칠맛이 진하게 스며든 밥의 조화가 일품이다. 전라도에서 공수한 배추김치와 깍두기도 별미다. 진한 육향을 머금은 국물에 새콤한 김치가 균형을 잡아주며 깔끔한 뒷맛을 선사한다.
식신TIP
- 위치: 서울 영등포구 버드나루로7길 7
- 영업시간: 평일 08:00 – 15:00, 주말 휴무, 재료 소진 시 마감
- 가격: 수육 곰탕 12,000원, 갈비 곰탕 12,000원
- 후기(식신 태희태희태희태희): 곰탕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남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넘버원 식당. 김치와 곰탕 이렇게 상차림이 차려지는데 정말 다른 밑반찬은 필요 없이 이 정도면 충분하다. 비슷한 컨셉의 다른 식당들에 비해 고기가 아주 많이 들어가 가성비도 좋고 한 그릇 먹으면 완전 든든하다.
3. 짙은 육향이 담긴 한 그릇, 군자 중곡동 ‘유일설렁탕’
1987년부터 지금까지 용마산 인근에서 한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유일설렁탕’. 오랜 단골들의 방명록으로 빼곡하게 채워진 매장 내부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대표 메뉴 ‘설렁탕’은 기름진 뽀얀 국물에 삶은 소면과 고기를 넉넉하게 담아 공깃밥과 함께 제공한다. 양지와 아롱사태를 2시간 이상 끓인 육수에 사골과 잡뼈를 넣어 18시간 동안 우려낸 국물은 진한 고기의 풍미가 그대로 담겨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국물이 뜨끈하게 목을 타고 내려가며 빈속을 든든하게 채워준다. 개운하게 딱 떨어지는 국물과 부드러운 고깃결의 조합이 매력적이다.
식신TIP
- 위치: 서울 광진구 용마산로 154
- 영업시간: 매일 09:00 – 21:30
- 가격: 설렁탕 8,000원, 도가니탕 15,000원
- 후기(식신 햄스멜): 용마산 등산로 쪽에 있어서 등산 전후로 식사할 때 종종 갑니다. 설렁탕에서 빠질 수 없는 소면도 딱 알맞게 익은 상태로 들어있고 고기도 많이 들어있어 특 사이즈로 먹으면 배터저요. ㅎㅎ 국물은 고기 맛있는 맛만 담겨 있고 특유의 냄새가 나질 않아서 호불호 없이 먹을 수 있는 맛이에요.
4. 하루 170그릇 한정 판매! 봉천동 ‘논밭골’
‘논밭골’은 나이 지긋한 노부부가 갈비탕 단일 메뉴 하나로 승부해오고 있는 곳이다. 하루 170그릇 한정 수량으로 판매하는 갈비탕은 매장 식사와 포장으로 나눠 판매한다. 마구리 없이 큼직한 갈빗대 4대를 뚝배기 가득 담아 제공하는 ‘왕 갈비탕’이 대표 메뉴다.
20여 분간 삶은 갈빗대의 기름기를 일일이 제거한 뒤 간장 양념에 졸여 고기 속까지 간이 고루 배 있는 점이 특징이다. 담백한 맛을 강조한 국물은 고기 본연의 맛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은은한 감칠맛을 더한다. 뼈에서 살점이 쉽게 분리될 만큼 연한 육질을 자랑하는 갈비는 살점이 두툼해 입안 가득 풍성한 식감을 선사한다.
식신TIP
- 위치: 서울 관악구 청룡길 30
- 영업시간: 매일 10:40 – 00:00, 일, 월요일 휴무, 재료 소진 시 마감
- 가격: 왕 갈비탕 10,000원
- 후기(식신 맥주와땅콩09): 갈비탕이 처음 나오면 국물보다 고기가 더 많은 것 같아요. 끓으면서 나오는 국물에 숟가락을 꽂아 살짝 진정시킨 뒤 먹으면 됩니다. 고기 2대는 손으로 뜯어 먹고 나머지는 먹기 좋게 잘라 국물에 넣어 밥이랑 말아서 한입에 후루룩 먹으면 꿀맛!
5. 2대째 이어오는 푸근한 인심, 망원동 ‘일등식당’
이른 새벽부터 재료를 손질하고 끓이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하는 ‘일등식당’. 1986년 첫 문을 열고 푸근한 인심과 합리적인 가격을 2대째 이어오고 있다. 뚝배기에 뭉근하게 삶은 우거지와 큼지막한 돼지 목뼈를 수북하게 쌓아 제공하는 ‘해장국’이 대표 메뉴이자 단일 메뉴다.
불린 우거지로 돼지 등뼈를 덮은 뒤 육수와 양념장을 넣어 2시간가량 끓여 뼈에서 우러나는 짙은 국물 맛을 완성했다.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럽게 술술 넘어가는 국물 덕에 남녀노소 모두 즐기기 좋다. 촉촉한 육즙을 머금은 돼지고기를 크게 떼어 우거지에 돌돌 말아 한입에 먹는 조합도 인기를 끌고 있다. 월요일은 포장 판매만 가능하니 참고할 것.
식신TIP
- 위치: 서울 마포구 방울내로 82
- 영업시간: 매일 07:00 – 21:00, 월요일 휴무(포장 판매만 가능)
- 가격: 해장국 7,000원
- 후기(식신 rainhunting): 국물 간이 센 편이 아니라 우리 아기들 데리고 가도 잘 먹어요. 툭 건드리기만 해도 살이 톡 떨어질 만큼 고기는 질기거나 냄새나는 것 없이 아주 완벽합니다. 기본기에 정말 충실한 맛이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식사로도 좋고 술 한잔하기 좋은 안주로도 제격이다.
원문: 식신
이 필자의 다른 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