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란 정의를 내리기에 따라 다르지만, 위키백과의 설명에 따르자면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비상장 기업’을 의미한다. 최근에 스타트업이 사회적, 경제적으로도 큰 영향력을 가지는 경우들이 많아서 관심도가 많이 높아지는 등 긍정적인 분위기가 늘어가는 추세인 것 같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은 어떻게 일을 할까? 이번 글은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며 느꼈던 생각들을 기재한 글이다.
스타트업의 환경
대부분의 경우 스타트업은 자유로운 업무 분위기, 실력에 따른 적절한 보상 제도, 자율 출퇴근, 다양한 복지, 함께 성장하는 기쁨과 같은 문구들로 표현된다. 물론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단점도 명확하다.
나도 아직 잘 모르는 상태임에도 스스로 업무를 정의하고 조직의 목적에 부합한 일을 만들어야 한다는 어려움, 이를 통해 구현된 결과가 곧 성과이자 실력으로 평가되는 것에서 오는 부담감 아니면 회사가 언제 끝나버릴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같이 직업의 안정성에서 보이는 단점도 크다.
물론 스타트업마다 차이는 당연히 존재한다. 스타트업에도 단계가 구분되어 있으며, 단계별로 업무 환경에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유니콘이나 데카콘이라는 표현에 부합하는 스타트업 조직은 대기업 못지않은 업무 체계, 조직 문화를 갖추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업무 체계가 잘 구축되어 있거나, 조직 문화가 체계적으로 잘 자리 잡혀 있지 않다.
또한 스타트업은 업무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은 더더욱 아니다. 스타트업에는 당장 업무의 최전선에 뛰어들어서 성과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스타트업이 자유로운 업무 분위기를 비롯한 다양한 복지문화를 제공하는 배경은 명백하다. 당장 성과를 만들어 올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지원은 아끼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어떤 사람이 스타트업에 어울리나
그렇다면 스타트업에는 경력자만 필요한 것일까? 스타트업의 분위기가 좋고, 회사의 시작부터 함께해서 미래의 구글, 애플, 삼성을 만들어보고 싶은데 그렇게 될 순 없는 걸까? 주니어 단계로는 스타트업에 입사할 수 없는 걸까?
딱 잘라 그렇다고는 말할 수 없다. 사회생활의 시작을 창업으로 시작해 이후 계속 스타트업에 몸담은 채 많은 채용 과정에 참여했다. 주니어나 경력이 없다고 해서 채용에 적합하지 않다, 탈락시켜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경력이 빈칸이더라도 지원자가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인지, 우리 회사의 미션이나 비전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인지, 부족한 점을 스스로 배워가며 메꾸어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인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보았다.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좋은 학교를 나왔고, 좋은 기업에서 인턴 경력을 쌓았고, 능력이 출중하고, 완벽해서 누가 보아도 괜찮은 사람이면 대기업에 취직한다. 물론 예외적인 케이스도 있겠지만. 당연하게도 아무리 스타트업의 복지문화가 훌륭하게 보인다고 하더라도 대기업의 복지문화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기 때문에 좋은 인재를 모시는 일은 스타트업에게 정말 어렵다.
이 때문에 많은 스타트업에서는 인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지원자들에게 끊임없이 회사를 소개하고, 어필하려 노력한다. 과거에 취업 준비에 한창일 때, 자기소개서 첨삭을 해주거나 면접 특강을 가는 강사분들께서 늘, 취업 과정은 회사와 진행하는 소개팅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사실 대기업에 면접을 볼 때는 그런 생각을 가지지 못했는데, 스타트업의 채용 과정을 겪어보니 소개팅이라는 표현이 정말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스타트업에 적합한 사람들은 누구일까?’라는 답으로 돌아오자면 나는 미래지향적이고 도전적이며, 끊임없이 배워나가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라고 하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스타트업의 특성상 함께 일하는 것의 가치를 알고 이에 대한 즐거움을 가지는 사람이 좋다. 스타트업은 조직의 인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한 사람, 한 사람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함께 일하는 것의 가치를 잘 모르거나, 즐겁지 않은 사람과 함께 일한다는 것은 글쎄. 생각만으로도 회사가 성공으로 나아가긴 어려울 것 같다.
결론
사실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는 것은 내게 굉장히 큰 축복이자 영광이었다.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던 시기에 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함께 그릴 수 있는 조직이었기 때문이다. 대기업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후회는 전혀 되지 않는다.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거나 스타트업으로 진로를 선택하였다면. 일단 환영하고,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여 함께 세상을 바꾸어 나갈 수 있는 사람 되었으면 좋겠다.
원문: June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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