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출석했습니다.
이날 대검 국정감사에는 여당 의원들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의 치열한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특히 법무부 장관의 수사권 지휘 행사와 검찰 총장 가족 관련 사건에 대한 중립적 수사 부분에서는 윤 총장이 반발하는 모습도 모였습니다. 대검 국감에서 나온 윤석열 총장의 황당한 발언들을 모아봤습니다.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추미애 장관의 지휘권 행사와 관련한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윤 총장의 발언에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검찰총장과 검사장이 상·하급자가 되는 건 검찰총장이 검찰청 직원을 지휘 감독할 수 있어서 상급자, 하급자가 되는 것이다”라며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지휘 감독할 수 있으니, 장관은 총장의 상급자”라고 반박했습니다.
윤 총장은 “그렇지 않다”고 재반박했고, 송 의원은 “그건 총장 생각이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급기야 윤 총장은 “왜 그렇게 자꾸 화를 내냐, 제가 검사 26년 한 사람인데”라며 책상을 내려쳤습니다. 송 의원이 “왜 책상을 치냐”고 말하자, 윤 총장은 “제가 언제 책상을 쳤냐”고 반박했습니다.
국감장에서 책상을 칠 수도 있고, 고성과 큰소리가 오가는 것은 큰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검찰총장의 법무부 장관의 지휘를 받는 사람이 아니라는 식의 발언은 문제의 소지가 있습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국정감사 발언에 대해 “검찰총장은 법상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공무원”이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남겼습니다.
추 장관의 글은 윤 총장의 주장이 명백히 법률상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윤 총장의 발언은 공무원의 말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수 싸움을 벌이는 노련한 정치인 같은 모습입니다.
조선일보 사주랑 만난 게 무슨 잘못이 있습니까?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총장이 서울중앙지검 재직 시절(2017년 5월~2019년 7월)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만난 사실에 대해 질의했습니다.
박 의원이 조선일보 사장과 만났느냐는 질의에 윤 총장은 “제가 누구 만난 거는 그분 상대의 동의 없으면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을 회피했습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조선일보 일가 관련 사건 목록을 PPT 화면으로 보여줬습니다.
윤 총장의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절에 ▲ TV조선 간부와 박근혜 정권 청와대 안종범 정책수석의 ‘박근혜 국정농단’ 취재 방해 ▲ 방정오 대표 일가의 운전기사 갑질 및 업무상 배임‧횡령 의혹 ▲ 조선일보와 로비스트 박수환 간 기사 거래 의혹 ▲ TV조선 출범 당시 방상훈 사장 사돈인 이인수 총장 소속 수원대 법인과의 부당한 주식거래 및 업무상 배임‧횡령 의혹 ▲ 조선일보그룹과 방 씨 일가의 의정부 가족묘 불법 확대 및 불법 산림훼손 사건 등의 고소, 고발장이 접수됐습니다.
박 의원은 “많은 검사들이 사건의 이해관계자들과 만났다는 이유로 규정에 따라 징계를 받았다. 사건의 공정성에 오해를 받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총장은 ‘그 사람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공개 안 한다’ 그렇게 넘어갈 문제일까”라며 윤 총장의 태도를 지적했습니다.
이어서 박 의원은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이 이메일 게이트로 수사받았을 때, 그 당시 미국의 검사장이 힐러리의 남편인 빌 클린턴과 30분간 만났다. 그때 어떻게 됐는지 아느냐”라며 “여야 할 것 없이 미국의 의회에서 요구해서 특별감찰이 시작됐고, 그 과정에서 ‘이 만남은 부적절했다’고 했다. 당시의 검찰총장은 하원 청문회에 나와 증언도 했다.”면서 미국의 사례를 설명했습니다.
조선일보 사주 일가와 관련해 여러 건의 고소·고발 사건이 접수된 상황에서 수사기관의 수장이 언론사 사주를 만났다는 사실은 굉장히 부적절해 보입니다. 특히 검찰과 언론에 불신을 가지고 있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검언유착’이라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근거 없이 의혹 제기하면 누가 공직하나
대검 국감에서는 윤석열 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의 재산과 운영하는 ‘코바나콘텐츠’의 후원 부분에 대한 질의도 나왔습니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검찰총장 취임 전에 이게 다 약속이 돼서 (코바나콘텐츠에) 상당히 많은 후원이 늘어났다. 부정청탁금지법에 대해서 관련되는 부분인데 왜 신고를 하지 않았나”라며 “기껏 5,000만 원짜리 자본금의 1인 회사가 어떻게 거물이 되고 재산을 모았느냐”라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윤 총장은 “공직이라고 하는 것은 엄정하게 검증도 받아야 하지만 또한 정당하게 일하는데 근거 없이 의혹을 막 제기해서 이렇게 하면 누가 공직을 하겠나? 저는 그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반발했습니다.
소셜미디어 등에는 윤 총장의 발언에 대해 조국 전 장관과 그의 가족에게 쏟아진 수십 건의 의혹과 언론 기사, 검찰의 전방위 수사와 압수수색 등과 비교해 그를 비판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윤 총장에게 “지금 언론에 대선 주자로 여론조사까지 되고 있다”면서 “임기 마치고 정치를 하려는 마음이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윤 총장은 “우리 사회와 국민들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그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보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이 “그런 방법에 정치도 들어가느냐”고 다시 묻자 윤 총장은 “그것은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즉답을 회피했습니다.
원문: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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