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는 원래 오누이였다. 엄마는 다소 평범했다. 작고 갸름한 얼굴이 단아해 보였으나 기억에 남을 정도로 예쁘지는 않았다. 반면에 아빠는 눈에 띄게 아름다웠다. 날렵하고 윤기나는 검은 몸, 라임색 눈동자. 크지 않은 체구였지만 자기 가족과 구역을 지킬 줄 아는 숫컷이었다. 인간인 내가 보기에는 영 찝찝한 연인이었으나 고양이인 그들은, 후미진 화단에 앉아 털을 핥아주거나 서로의 눈을 응시하는 순간들에 너무도 다정했고, 또 아빠의 자식 사랑이 얼마나 지극한지 알고 있었기에 나는 … [Read more...] about 캣맘으로 보냈던 어느 계절 이야기
‘이래서 시집이나 가겠냐’고?
기자님들과 인터뷰하다가 책 『다 큰 여자』에 관해 짧게 이야기했다. 그 책에는 '타투한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이야기'도 있다고 하니 어떤 기자님은 "타투한 여성으로 살아가는 데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나요?" 진심으로 궁금해하셨는데, 뒤늦게 그녀의 질문에 대답하고 싶어 예전에 썼던 긴 글을 올린다. 문신 좋아하는 여자 나는 주류 문화를 즐기는 상식적인 사람들이 쉽게 수긍하지 못하는 취향을 가졌다. 문신을 좋아한다. 이 취향이 대단한 역경은 아니다. 이미 다른 사회와 … [Read more...] about ‘이래서 시집이나 가겠냐’고?
내 마음 속의 ‘똥’들과 마주하는 법
내 책의 내용 중에는 미워했던 사람에게 쓴 편지가 들어 있다. 전 남편 밴드의, 나의 아버지의 삶에 대해 함부로 지껄여대던, 일베였던, 전라도 출신의 기타리스트 이야기다. 내게 일어난 모든 일들이 블랙코미디 같다. 한 달 전에는 전 남편이 내 인스타 계정을 팔로우 했다. 이건 정말 정말 웃기는 일이어서 육성으로 웃었다. 그 날 밤에는 '전 남편 클럽이 망하게 해주십쇼' 기도를 하고 인스타에서 그를 차단했다. 난 그다지 좋은 사람이 아니다. 내가 빼앗긴 것은 무엇이고 얻은 … [Read more...] about 내 마음 속의 ‘똥’들과 마주하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