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3년 한화, 도대체 얼마나 못 하는가?
올 시즌 프로야구는 재미있게 흘러가는 중이다. ‘5강 2중 1약 1병’이랄까.
독보적 1병을 달리는 한화 이글스
3연패를 노리는,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작년과 재작년에 비해서 다소 페이스가 떨어진 상태다. 물론 여전히 1위지만, 이맘때의 삼성은 1주일에 1번 지는 팀이어야 했던, 소위 말하는 ‘여름 삼성’이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넥센도 페넌트레이스 1위, 최소한 4강 정도는 갈 수 있을 법한 승률을 5월까지 확보하고 있었지만 김민우, 신현철의 음주 물의와 김병현 징계 등이 겹치며 얼마 전까지 내리 8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그 동안 5월의 부진을 딛고 LG와 기아, 롯데가 전력을 재정비해 이들과 대등한 승률을 기록 중이다. 그에 비해 ‘왕조’ SK는 예년에 비하면 믿기 어려운 부진의 늪에 빠져 있고, 두산은 심각한 투타 밸런스와 의문스러운 감독의 용병술이 더해져 시즌 전 전망과는 달리 6위에 머물러 있다.
NC의 상승세는 놀랍다. 4월의 NC는 1군으로서의 자격이 없는 팀이었지만, 5월부터 NC는 리그 최고의 선발진을 구축한다. 또 야수의 가능성을 알아보는 능력이 탁월한 김경문 감독에 의해 리그 최고의 리드오프 김종호, 퓨쳐스리그 최고타자 나성범, SK의 유망주였던 모창민, FA 이적생 이호준, 삼성의 만년 유망주 조영훈 등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5월부터는 5할 전후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사실 NC가 승률 4할을 첫해에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는 평가가 많았고, 필자 역시 그에 동의하였다.
보약이 된 한화 이글스
문제는 한화다. 올 시즌의 한화가 작년 꼴찌 전력에서 역대 한국인 최고투수의 반열로 거듭난 류현진, 언제나 후배들의 귀감이 되는 살아있는 레전드 박찬호, 이닝이터 양훈 등이 이탈하면서 힘들 거라는 것은 이미 예상되었다.
그러나 그것들을 전부 감안하더라도 한화의 성적은 너무 나쁘다. 한화의 승률인 .283과 비교할 만한 승률은 00년 이후 최악의 약팀으로 꼽히는 2002년 롯데(.265)뿐이다. 물론 좀 더 시간을 거스른다면 프로야구 원년 삼미 슈퍼스타즈(.188), 99년 쌍방울(.224) 정도도 있겠지만 이 팀들은 경우가 좀 특수하고, 정상적인 기업과 정상적인 시스템을 가진 팀에서 나올 수 있는 승률 치고는 한화는 거의 극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더 큰 문제는 이것이 전혀 일시적인 부진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한화는 2008년 5위를 시작으로 2009년 8위, 2010년도 8위, 2011년 6위(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하겠다), 2012년 8위, 13년 6월 25일 현재 9위로, 8-8-6-8-9를 찍고 있는 상태다.
한화 팬들이 환상적인 시즌이라 기억하는 2011년 후반기 역시 실제 득실차를 통해 본, ‘피타고리언 기대승률’에서는 8위로 소위 말하는 ‘작두 탄 작전’이나 ‘플루크(뽀록, 운)’에 의해 견인된 승률이라는 것이 우세하다. 필자 역시 2011년 후반기 이양기를 필두로 한 신들린 대타, 작두 타는 히트 앤 런/런 앤 히트 등을 봤다. 다만 그 시점에도 냉정하게 말하면 한화의 세부 지표는 그다지 팀에게 희망이 있음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지표로 바라보는 한화의 끔찍함
그러나 김인식과 한대화로 상징되는 한화 이글스의 암흑기 시작과, 김응룡으로 상징되는 2013년의 한화는 그 경기력의 수준에서 차원이 다르다. 세부지표들로 잠시 살펴보면, 2013년 한화 이글스는… 우선 공격지표들을 보자.
팀 타율 .257(꼴찌)
팀 출루율 .337(꼴찌)
팀 장타율 .338(꼴찌)
팀 OPS .675(꼴찌)
팀 득점권 타율 .246(꼴찌)
팀 도루 성공률 54.8%(꼴찌)
팀 경기당 홈런 0.33(꼴찌)
팀 경기당 병살타 1.02개(어머… 1위!!!)
그러하다. 전 부문 꼴찌. 변명의 여지조차 없는 최악의 공격력이다. 팀 OPS 1위 두산(.785)와는 무려 1할 1푼 차이의 OPS, 리그 1위 도루 성공률의 넥센(74.8%)와 20% 차이, 리그 1위 홈런 넥센과 무려 경기당 0.5개 차이. 리그 유일의 50%대 도루 성공률(50%대 성공률은 도루를 차라리 안하는 것이 훨씬 나은, 민폐다), 리그 유일의 경기당 1개 이상의 병살타. 그러면 이제 수비지표.
팀 평균자책점 5.84(꼴찌)
팀 투수 수비무관 평균자책점(FIP) 4.54(꼴찌)
팀 수비효율(DER) .642(꼴찌)
팀 피안타율 .296(꼴찌)
팀 피 OPS .795(꼴찌)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66(꼴찌)
이닝당 투수 평균 투구수 17.95(꼴찌)
팀 투수 볼넷/삼진 비율 1.54(8위… 꼴찌가 아니다!!!)
수비력은 더 심하다. 한 부문 제외 전부 꼴찌다. 한화는 ‘평균적으로’ 상대 팀에게 6점을 내줬다는 것이고, 한화를 상대하면 타자들은 평균적으로 .296의 매우 좋은 타율, .795라는 OPS를 보여줬다. 그나마 투수들은 수비를 제외해도 8위와 0.2정도 차이나는 4.54의 FIP를 보여주고 있지만, 너무나 암담한 수비력(DER 9위)으로 인해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이 실점을 하고 있다.
투수력 및 수비력에서 선두를 다투는 삼성과 LG의 지표를 보면, 평균자책점은 LG가 3.59로 1위(한화와 무려 2점이 넘게 차이가 난다), FIP는 삼성이 3.50으로 1위(한화와 1 차이), LG가 수비효율성은 .676으로 1위, 팀 피 OPS는 삼성이 .654로 1위다.(삼성을 상대로 일반적으로 타자들은 1군 백업 정도의 공격력을, 한화를 상대로는 일반적으로 타자들은 박용택 정도의 공격력을 보여준 셈이다) WHIP에서 LG는 1.33으로 1위이며, 한화와 무려 0.33이 차이난다(즉 LG와 한화 투수력은 에이스와 4선발 정도의 차이다).
이처럼 세부지표는 승률만큼이나 절망적인 팀이 올 시즌의 한화다. 심지어 이런 세부지표를 통해 나타나는 득실차로 통해 예측된 피타고리언 승률은 고작 .258로, 오히려 한화는 어떤 면에서는 전력보다 높은 승률을 보여주는 셈이다(!!!!!) 기..김응용 명장설! 어찌 됐든, 한화의 올 시즌 경기력은 거의 10년만에 등장한 최악의 수준이라고 봐도 별 무리는 없을 듯 하다.
2. 1994년, 비로소 시작된 현대적 야구
조금 얘기를 돌려서, 1994년 LG 트윈스가 81승 45패라는 경이적인 승률과 함께 2번째 우승을 이룩하게 되는 시점, 이 시점, LG 트윈스에 의해서 비로소 ‘프로야구’가 시작되었다는 것이 꽤 많은 전문가들의 시각이기도 하다.
이광환, 프로다운 프로야구의 막을 열다.
메이저리그를 경험하고 온 이광환 전 감독은 야구가 초월적인 정신력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전력과 분석을 통해 하는 것임을 깨달았고, 1994년 LG는 그 명제를 철저할 정도로 공수 양면에서 실현시켰다. 지금조차도 완전하게 한 시즌이 굴러가는 경우가 많지 않은, 철저한 5선발 로테이션과 전문 1이닝 마무리, 그 둘을 잇는 전문 계투조를 한국 프로야구에 처음으로 도입하게 된다. 그리고 김응용은 2013년에 이 셋 중 아무것도 지키는 것이 없다는 것도 나름 웃음거리다.
최전성기를 구가하기 시작하는 좌완 이상훈(198이닝 18승 2.47), 전성기에 들어간 안경 낀 투수 정삼흠(186.1이닝 15승 2.95), 리바운드에 성공한 김태원(190.2이닝 16승 2.41), 전반기에만 10승을 거둔 인현배(124.1이닝 10승 4.19), 좌완 김기범(63이닝 3승 4.86)이 지키는 물샐 틈 없는 4+1 5선발진, 현 LG 투수코치 차명석(61이닝 4.28), 차동철(59이닝 2.59) 전일수(45이닝 3.40) 박철홍(39이닝 3.69) 강봉수(38이닝 2.61)로 구성된 완벽한 전문 계투조.
그리고 김용수(63이닝 30SV 2.56)의 1이닝 마무리 전업으로 완성된 94년 LG의 세부내용은 지금의 팀들과 비교해도 오히려 그 배분에서 이상적이다. 선발투수들은 철저한 로테이션 속에서 휴식을 보장받으면서 출장해 2점대에 180이닝이 넘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불펜 역시 불과 작년에 박희수가 82이닝(…) 유원상이 74이닝(…)을 전문 계투로 소화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엄청난 관리였고, 실제로 94년 이후에도 중간계투로 규정이닝을 찍은 정현욱(…), 100이닝을 넘긴 안지만(…) 아파서 울면서 던진 전설의 애니콜 임창용(…) 등이 있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당시 LG의 불펜에서 가장 많이 던진 선수가 63이닝이라는 것은 그 시기를 생각하면 도저히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런 지금도 철저한 관리와 로테이션을 통한 투수운영, 그리고 최초로 도입된 전문 전력분석 시스템, 일명 신인 3인방(김재현, 서용빈, 유지현)과 한대화, 김동수 등의 활약으로 1994년 LG는 81승 45패 승패마진 +36이라는, 2000년 현대와 함께 한국프로야구 창설 이후 최강의 팀을 언급할 때 반드시 언급되는 시즌을 보냈다.
LG가 열어간 새로운 야구의 상식
이런 LG의 운영은 그 당시에는 아무도 이해할 수가 없었던 일이었다. “투수는 원래 매일 던지는 거 아닌가요?”, “왜 선발투수는 선발만 하죠?” “왜 마무리를 1이닝만 쓰나요?” 같은 질문은 지금으로 치면 윤은혜의 “그리스는 왜 축구를 새벽에 하나요?”같은 질문이지만, 당시는 그것이 당연했다. LG 트윈스는 거의 10년을 앞서갔던 셈이다. 뭐, 김응용 감독의 올해와 비교하면 20년을 앞서가는 지도 모르겠다.
94년 LG가 보여준 야구의 명제는 필자가 보기에는 다음과 같다.
“잘하는 선수가 있는 팀이 잘하는 것”
“잘하는 선수를 뽑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야구는 정신력이 중요하지만 다는 아니라는 것”
물론, 1994년 LG를 지금은 재현하기 힘들다. 왜냐면, 프로야구의 수준이 높아지고 아마추어 야구가 고사하면서 신인은 즉시전력이 아니라 점차 장기적으로 육성해야 할 자산이 되었고, 투수 품귀현상이 심해지면서 모든 팀이 용병 투수가 없이는 시즌을 치르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
그러나 뭐가 어쨌든, 재능이 있는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훈련한 LG는 ‘투혼’ ‘정신력’ ‘눈빛’ ‘지옥훈련’ 같은 단어를 우습게 만들었고, 야구는 그저 잘하는 사람이 잘한다는 모 국민 우익수의 명언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이 해의 LG는 뜻밖에 김응용의 해태 시절과도 크게 차이는 없었고, 오히려 결정적인 차이는 ‘야신’ 김성근이 이끄는 쌍방울과 더 컸다.
3. 김응용과 ‘구식 야구’, 그리고 오해들
사실 김응용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들이 많다. 이른바 김응용은 약팀을 강팀으로 만들기에는 부적합한 감독이다, 혹은 김응용은 그저 좋은 선수빨로 우승했을 뿐 능력은 별 것이 없다, 뭐 이런 종류의 이야기들 말이다. 자세한 내역을 살펴보면 그건 다소 오해가 있는 것들이다.
김응용의 야구관이 가진 문제점은 그게 ‘현대 야구’에서 그것도 ‘약팀을 맡아서’ ‘시즌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는 데에 있고, 김응용의 야구관이 그냥 투수나 죽어라 굴리면서 원래 잘하던 선수빨로 이기고, 뭐 그런 야구라서 문제인 건 아니다. 아니, 원래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므로 야구가 선수빨이라는 말은 별 의미가 없는 자위행위다.
김응용의 진실: 원조 자율야구의 사령탑
김응용은 소위 말하는 ‘지옥훈련’을 선호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김응용의 명언 중 하나가 “나는 두 시간 훈련시키고 나면 뭘 더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 라는 발언일 정도로, 김응용은 이광환과 비슷한 자율야구를 선호하는 타입이었고, 간염으로 인해 휴식이 반드시 필요했던, ‘해결사’ 한대화 역시 김응용이 직접 오전 훈련을 빼주고 늦잠을 자고 오후에 출근하도록 배려한 선수기도 하다.
원년 해태는 고작 15명의 선수단으로 시즌을 운영해야 했고, 때문에 지금 한화의 수석코치 김성한은 한 시즌에 투수로서 10승을 하고 타자로서 3할을 치는(….) 현대야구에서는 볼 수 없는 투타겸업을 하기에 이른 상황이었던 열악한 해태 선수층에서 김응용의 이런 철저한 자율야구가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을지는 뻔하다. 비록 김성한의 저 시즌이 82년이고 김응용은 83년에 해태에 부임했으며 추가로 재일교포 김무종, 주동식이 보강되었지만.
이 시기에는 다른 구단에서는 ‘오대산 극기훈련’같은 전혀 쓸데없는 몸만 망가뜨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었다. 심지어 00년대에 들어서 오리걸음이나 쪼그려뛰기 같은, 의학적으로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단순한 가혹행위가 ‘선수의 정신을 개조하기 위해서’ 이루어지기도 했다. 오리걸음으로 살을 뺀답시고 백인천이 이대호의 무릎을 박살낸 적도 있다.
타선 역시 초지일관인데, 해태 왕조는 희생번트나 런앤히트가 거의 없었다. 선두타자가 출루하면 정말 어쩌다 히트 앤 런을 할 뿐이었고, 타순 역시 고정에 이순철, 이종범과 같은 호타준족들의 도루는 거의 항시 그린라이트였다. 로이스터식 타선운용이라고 해야 할까.. 여튼, 김응용은 뜻밖에 자율을 선호했고, 선 굵은 야구를 했다는 건 부정하기 어렵다.
김응용의 또다른 진실: 냉혹한 실력주의, 하지만 내 선수에게는 따뜻하겠지.
김응용의 야구가 가진 ‘나쁜 부분’들 역시 분명 있다. 임창용, 송유석 등으로 대표되는 경이적인 투수혹사, 장채근이나 삼성 시절 현재윤이 겪었던 덕아웃 원산폭격 등. 그러나 이게 정말 김응용 감독만의 문제였나? 그렇지도 않다.
그 야신은 자그마치 심판을 폭행(1999년 김성근-허운 폭행사건 – 다만 전치 2주였다는 사실을 감안하자)한 사건이라든가, 인사 안하고 갔다고 따로 불러 때렸다던가(이진영)… 오히려 이것이야말로 어떻게 말하면 한국프로야구 자체의 오래된 병폐고, 여기서 자유로울 수 있었던 감독은 거의 없다. 심지어 김성한 수석코치는 ‘21세기에’ 2군 포수를 구타해 머리를 꿰매는 일을 벌인 적이 있다.
해태 왕조가 그렇게 폭압적인 분위기로 굴러갔던 건 지금의 KIA 타이거즈와는 달리 해태 왕조가 매우 강한 지역색을 갖고 있었고, 소위 말하는 선후배 문화, 지연 문화가 매우 강했기 때문이며, 실제로 선수단 관리의 핵심은 김응용의 손에서 이루어졌다기보다도 이순철의 손에 의해 이루어졌고, 다른 팀이라고 해서 그게 그렇게 다르지도 않았다.
오히려 김응용 감독은 극도의 실력지상주의를 보여주는 부분이 많은 감독인데, 주당인 선동렬은 다음 날이 등판인데도 밤새 술을 먹고 숙취에 시달리며 던져도 별 구타도 문제도 없었다(이 날 완봉을 했다는 건 덤이다). 강영식(롯데의 그 억삼이형 맞다)이 해태 시절 숙소가 없어 방황할 때 자신의 집에 맞아들여 숙식을 해결해 줬고, 채태인(삼성에서 최근 채럼버스가 아닌 ‘완전채‘로 거듭난 타자) 역시 마찬가지였다(다만 본인의 회고에 따르면 생양파는 먹기 싫었다고 한다 ^^;).
이순철 역시 숙소에서 훈련장까지 매일 자기 차로 태워주었고, 어려운 선수들의 전세비를 대신 내주기도 하는 등, 김응용 감독의 성질머리가 더러운 건 사실이지만 김응용의 선수관리라는 측면에 있어서는 다른 감독들이 도저히 따라오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다. 지금까지도 김응용 감독은 야구발전을 위해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한다.
김응용의 진짜 문제 3가지
투수혹사? 투수혹사에서 자유로운 김응용과 비슷한 시기에 감독을 했던 사람이 있나? 아니, 애초에 투수 혹사에서 자유로운 감독이 현 삼성의 류중일 감독을 제외하면 얼마나 있나?
김성근 감독은 쌍방울에서 무려 ‘중간계투 20승’ 투수 김현욱 이라는 초유의 결과를 만들었고(중간계투로 70경기 157이닝 20승 1.88), LG에 부임해 기적을 일으킨 2002년 역시 이동현을 제물로 바쳤다(78경기 124이닝 2.67). 강병철? 김영덕? 아무도 자유로운 사람이 없다. 그 94년의 전설을 만든 이광환조차 감독 임기 내내 그런 관리야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이 ‘절대’ 아니다.
그렇다면 김응용의 야구는 도대체 왜 2013년 한화에서 최악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가? 결국 필자가 내린 결론은 세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1) 김응용의 야구를 해 줄 선수가 없다는 것
2) 프로야구와 프로야구를 둘러싼 상황이 변했다는 것
3) 한화 이글스라는 팀도 김응용도 진짜 팀의 문제에 약하거나 그 분야에 무관심하다는 것